상품의 시대

in #kr7 years ago


누군가는 현대사회를 자본주의 사회라고 말합니다.
다른 누군가는 기업이 지배하는 사회라고 말하죠.
하지만 저는 이 시대가 상품의 시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 돈을 만들어내는 주체가 기업이 아니라,
그들이 만들어내는 상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상품을 생산합니다.
상품이 없으면 돈을 벌 수 없고,
돈을 벌 수 없는 기업은 존재 가치가 없어지죠.
사람 또한 자신의 욕망을 채워줄 상품이 없어지면,
돈을 쓰지 못하게 되고, 돈의 흐름을 만들지 못하는 자본주의 사회는 붕괴됩니다.
결국 자본주의 사회를 굴러가게 하는 것은 돈을 쓰게 만드는 상품인 것이죠.

사상가 이반일리치는 현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자율이 무너지고, 기쁨은 사그라지고, 경험은 같아지고,
욕구는 좌절되는 과정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참 공감이 가는 문장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어떤지 가장 먼저 떠오르더군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국가에서 의무교육이란 서비스를 받습니다.
지식을 배우고, 사회를 알게 되며 아이에서 성인으로 자랄 때까지 공부하게 됩니다.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며 학생들의 자율은 거의 없어집니다.
경험은 비슷해집니다.
목표를 위해 달려야 하는 상황 속에서 기쁨은 사라지고, 다른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욕구는 좌절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제공하는 의무교육이란 상품을 통해서 우리는 현대화 된 사람이 되는 것이죠.

필요가 구체화되면 우리에게는 새로운 차별이 하나씩 더 붙습니다.
수능 점수, 대외 활동, 토익, 학점, 학벌, 외모, 어학연수,
자격증, 인턴 경력, 공모전 입상, 봉사 활동, 자기소개서 등등.
기업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이러한 스펙은 경쟁이며, 차별입니다.
그리고 이 스펙을 쌓기 위한 수단들을 가격으로 매겨
상품으로 팔아버리죠.
이게 맞는 길이라고 주장하는 사회에게 우리는 끌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상품을 소비하는 소비자로서의 훈련된 순응.
전문가들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너무 익숙해져 버렸거든요.

상품에 크게 의존하는 사회.
우리는 이러한 사회에서 점점 스스로 행동하고 만드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특히 지식을 배우는 교육시장에서 두드러지죠.
지식과 정보를 가르쳐주는 강의를 들으면 들을수록 스스로 해보려는 생각보다,
오히려 무기력 해집니다.
방법을 알려줘도 따라 할 수 있는 행동을 발휘할 수 없게 됩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어지며,
결국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사람에게 끌려가며,
그들이 연구하고 실패하면서 만들어내는 상품을 소비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상품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며, 행동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요.
정보든, 콘텐츠든, 글이든, 예술이든 뭐든지 좋습니다.
사람에 대해서 알고, 그들의 욕망을 부추기는 것이 뭔지를 알고,
그 욕망을 채워주는 상품을 스스로 고민하여 만들고 팔아보십시오.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가 되어 삶의 주체가 되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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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 리스팀합니당

정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삶의 주체가 되고싶어 열심히 살아도, 현재의 여건 때문에 주체가 되지 못하고 있네요... 팔로우 하고 갑니다. 깊은 고민을 나누며 소통하고 싶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팔로우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