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습이 어떨 때 가장 만족스러운가요?
Question Diary.
2018년 9월 20일. 먹구름이 잔뜩 끼어 어쩐지 비가 올 것 같더라니. 작은 방울들이 살랑살랑 떨어진다. 한 방울, 한 방울 바닥에 흔적을 남기는 빗방울이 어쩐지 구름이 땅에 보내는 편지 같아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살랑거리는 빗방울을 보니 어쩐지 상냥한 어조로 나긋나긋 속삭이는 연애편지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연애편지를 밟고 싶지 않은 마음에 종일 집에 있었다. 일어나자마자 나가려고 씻고 선크림까지 다 발랐는데. 뭐, 그런 감성적인 부분이 없진 않지만, 노트북이 습기에 영향을 받을까 봐 비 오는 날엔 외출을 자제하는 편이다. 한번 공대생은 영원히 공대생인 듯하다. 감성을 길러보려 이런저런 생각을 해봐도 무의식적으로 이성적이고 실용적인 생각들이 어느 순간 머리를 꽉 채우니까. 습기는 전자기기의 적이다.
나의 모습이 어떨 때 가장 만족스러운가요? 이 질문은 작가 커뮤니티에 있는 성장문답의 네 번째 질문이다. 어쩜 이렇게 타이밍이 잘 맞는지. 이 질문에 답할 대답을 마침 점심 때쯤 경험해서 생생하게 적어볼 수 있겠다 싶다.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하루를 보내면서 꼭 빼놓지 않고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카페를 확인하는 일이다. 여기서 카페는 커피 파는 곳이 아니라 인터넷 커뮤니티를 말하는데 딱 두 곳만 확인한다. 하나는 이 성장문답이 있고 내가 원고를 올리고 확인받는 작가 커뮤니티, 다른 하나는 사업가로서 겪는 고민과 유용한 팁을 공유하는 사업가 커뮤니티다.
작가 커뮤니티에는 많은 원고가 올라오지만 전부 비밀번호가 걸려 있기도 하고 서로의 책은 사서 보자는 내부방침이 있어, 들어가서 딱히 볼 건 없다. 부분부분 원고 작업이 끝날 때마다 들러 올리는 용도였는데, 질문일기를 시작하고 참고할만한 글이 어디 없나 열심히 찾아보고 있다.
사업가 커뮤니티는 좀 더 재밌다. 사업을 고민하는 사람,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 한창 사업을 키우고 있는 사람 등 단계별로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데 서로 도와주려는 분위기라 세세한 것까지 공유한다. 골치 아픈 고객을 만나 힘들었던 일이나, 첫 매출을 만들고 신났던 일, 사정상 사업을 지속할 수 없어 원하는 사람에게 넘기려는 일까지. 다양한 사연들이 있어 심심할 때나 조언이 필요할 때 훑어보면 좋다.
오늘 질문에 답할 경험은 사업가 커뮤니티에서 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사업가들이 각자 이름을 걸고 주마다 연재하는 게시판이 있는데 그중 하나에서. 내용이 특별한 건 아니었다. ‘이것저것 경험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경험을 통해서 무엇을 얻었는지가 중요하다’로 요약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 내용을 통해 잊었던 것을 다시 깨닫는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두 달 전, 게으름을 이기기 위해 오전 5시에 일어나 씻고 첫차 타고 나가서 오후 10시에 들어와 1시간 운동하고 자정에 잠드는 생활을 한 달간 유지했다. 지금 작업시간과 결과물을 생각하면 그 한 달 동안 책 한 권이 나왔어야 했다. 그럴 수 있는 시간 분배였다. 하지만 결과물은 자잘한 산문 몇 점과 짤막한 책의 도입부 정도. 그때 깨달았다. 일찍 일어나서 얼마나 오랜 시간을 작업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시간 동안 어떤 결과물이 나왔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또 깨달은 것이 있다면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몇 시간을 일하는지, 몇 글자를 쓰는지, 몇 권의 책을 읽었는지, 나이가 몇인지 하는 것들. 숫자는 가치를 판단할 어떠한 단서도 되지 못한다. 한 시간을 일해도 열 시간 일한 것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고, 한 문장이 열 장 글보다 더 큰 울림을 줄 수도 있다.
새로운 깨달음을 얻거나, 잊었던 것을 깨닫는 모습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의 모습이다. 그리고 깨달음을 행동으로 옮기면 그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그렇게 4,000자를 채우고 쉬고 있던 눈을, 손을 다시 움직이게 되었던 오늘이다.
좋은 질문이네요. ㅎㅎ 심도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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