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남자친구

in #kr6 years ago

남자친구.png

나는 비포 삼부작 영화를 좋아한다고 예전 스티밋 글에 쓴 적이 있다.

여행지, 낯선 장소에서의 로맨틱한 만남.
아마 나 뿐만이 아닌 많은 사람들의 로망일 것이다.

그런 로망을 200% 채워주는 새 드라마가 나왔다.
TvN에서 방영하는 '남자친구'라는 드라마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박보검이 너무나도 착하고 순수하게 나와서 좋았고, 송혜교가 너무 기품있게 예뻐서 또 좋았다.
저런 선남선녀가 영화같은 장소에서 만났는데 호감이 싹트지 않을수가 있을까.

쓰다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호감에서 사랑으로 변하는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호감이 들 수 있는 이성은 생각보다 많다.
잘생긴 얼굴에 잠깐 호감이 들 수도 있고, 멋진 목소리에 반할 수도 있고, 열심히 일하는 전문성이나 무엇인가를 설명해줄 때의 반짝이는 눈빛에 '아, 저 사람 좀 괜찮네?'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호감들이 사랑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대화'.
아마 대화가 아닐까?

대화를 통해 느껴지는 가치관이나 생각들이 나와 통함을 느낄 때.
그때 호감에서 사랑으로 싹터갈 수 있지 않나 싶다.

내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참 좋았던 대사가 두개가 있다.
송혜교가 맥주를 사러가는 박보검을 보며
"몇살일까? 청포도 같다." 라는 말을 한다.

청포도 같은 나이라는 것.
듣자마자 딱 와 닿았다.
푸르른,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그런 포도.

사람의 나이를 숫자로만 정의하는 건 어쩌면 구시대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사람의 나이를 과일로 설명한다면 어쩌면 우리는 개개인에게 더 맞는 나이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안녕? 나는 과즙이 알맞게 여물어가는 달콤한 백도같은 나이야. 너는 몇 살이니?"

두번째 내가 마음에 들었던 대사는, 송혜교가 구두때문에 발이 아파하자 박보검이 서로 맨발로 걷자고 제안한다.
송혜교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며 "마법에 걸린걸로 해두죠." 라고 하는데.
이 대사가 참 마음에 들었다.

마법에 걸린 것 같은 날이 있다.
아니면 마법에 걸린걸로 생각하고 싶은 날이거나.
누구나 그런 날이 하루쯤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일매일이 마법같은 수는 없지만, 그래서 그런 날들이 더 달콤하고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참 드라마라는게 현실은 아님을 알지만 그래도 누군가의 판타지를 채워주는 엔터테인먼트임에는 분명하다.
고작 1회밖에 안했기에, 얼마나 많은 나의 판타지들을 채워줄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1회는 너무나도 만족스럽다.

드라마를 보면서 송혜교가 가진 배경도 부럽긴 했지만, 박보검의 그 자유로움이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순수한 그 웃음과 친절.
그리고 자유로운 그 영혼.

나는 과연 누군가가 나의 친절함의 보상이라며 꽤 큰 금액의 돈을 제안한다면, 안받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친절함은 보상을 대가로 한게 아니었을지라도, 내가 그 보상을 받는다면 왠지 바라고 한 것 같다고 내 스스로가 착각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돈을 받지 않을 수 있을지 단언할 자신이 없다.

어찌됐던, 나는 돈에 내 친절함을 파는 사람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호의는 돈으로 매길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으니까... :)

자유롭고 싶다.
지금도 자유롭지만 더욱더.
내 몸과 영혼 둘 다 자유로운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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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ssay, kr-pen, kr-writing 같은 태그도 어울릴 것 같은 글입니다. 비포 시리즈 저도 참 좋아합니다. 현실적이지만 비현실적인 상황, 평범하지만 잘난사람, 충동적이지만 가볍지 않은 마음들이 잘 버무려진 영화라 생각합니다.

우와!! 태그 추천 너무 감사드려요 ㅠㅠ 제가 스티밋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태그를 뭐로 해야하는지에 대하서 무지하거든요 ㅎㅎ :)

비포시리즈를 조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서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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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드디어 시작했군요!!! 둘다 좋아서 정말 기대됩니다.

네!! 저는 1화 어제 봤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ㅠㅠ 여행가고싶었어요!!

이거 보면 쿠바로 당장 떠나고 싶어저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