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내 자아] 경제적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대하여

경제적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게 금기시되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돈을 밝히는 것이고 둘째는 이성을 밝히는 것이다.
후자는 다음 편에 다루도록 하고 우선은 전자에 대해 짧게 써보려 한다.

흔히 돈을 밝히면 속물이라고 한다.

자본주의에 굴복하여 돈 앞에서는 인격마저도 내동댕이 치는 타락한 사람이라고 치부한다.

개인적으로 돈을 버는 행위, 자본을 축적시키는 행위는 신성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돈을 좋아하는 것, 돈을 밝히는 것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과유불급’의 시각으로 보면 공정하지 않은 방식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서 돈을 벌 때 문제가 발생한다.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한다. 재벌급까지는 아니더라도 돈 걱정 없이 공부하고 일하고 놀고 싶어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사회의 시선 때문에 그 감정을 숨기고 산다. 부끄러워 한다. 혹은 지금 상황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본인의 떨어지는 생산성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일종의 책임회피에 갇혀 있는 사람들도 있다. 돈이라는 것에는 애초에 관심이 없다는듯..

부(wealth)에 가장 가까이 있는 부류는 기업인들이다. 우리나라는 기업인에 대한 존중과 존경이 부족하다. 하지만 반대로 정치인에 대한 환상은 이상하게도 지나치다.

그럴만도 하다. 뉴스에 나와서 보이는 모습은 뇌물에, 부정부패에, 휠체어 타고 나오는 모습이 대부분이니까. 하지만 우리는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 이상으로, 그 너머로 보이는 것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1차원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들은 말들 중에서 가장 어이 없었던 말은, “삼성은 우리 때문에 먹고 사는 거잖아. 우리 없었으면 그렇게 크지도 못했어. 고마운 줄 알아야지 쯧쯧..”

출처: 미래창조과학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렸다. 한국 성인 열 명중 아홉명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이 63%, 애플과 LG전자가 각각 18%, 16%로 나뉜다. 그만큼 국내에서 만큼은 삼성이 압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소비자들도 100만원이 우습게 넘어가는 삼성 휴대폰을 구매했을 때는 이유가 있었지 않았을까. 10만원, 30만원 하는 저가형 휴대폰을 두고 굳이 대기업의 휴대폰을 구매한 이유 말이다.

삼성이 가져다주는 효용감, 만족감, 편리성 등이 당신들의 지갑을 열게 하지 않았나. 삼성 갤럭시 모델만 보더라도 우리의 삶을 더 윤택하게 해주는 빅스비, 삼성페이, 컴팩트 카메라 수준의 화질, 다양한 보안 기능, 그리고 그 외의 수많은 기능들이 넘쳐난다. 아이폰도 마찬가지.

삼성 대 소비자. 소비자 대 삼성. 공정한 거래였다. 그 누구도 삼성 모델을 구매하라고 강요하지도 법적으로 구속하지도 않았다. 애플, 삼성, 모토롤라, 블랙베리 노키아, 소니, LG 등 다양한 선택지에서 당신들이 삼성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 것 아닌가.

지나가는 말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아니냐고 한다. 하지만 현실에는 이런 경제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모순적이고 경제적 열등감, 피해의식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 “난 이거 돈 때문에 하는 거 아니야”라고 심심찮게 말하는 사람들을 더 주의깊게 보게 되었다. 언행일치하다면 존경하겠지만 경험상 그들 대다수는 누구보다 돈을 더 밝히는 사람들이었다. 심지어 뒤에서 더 한 것들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대들은 속물인가. 혹은 경제적 열등감에 속한 부류인가. 스스로에게 당당하고 깨끗해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