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동네 편] 사라진 미미코는 어디로 갔을까
없어진 작은 동네카페 ‘미미코’의 이야기다.
이곳은 바리스타와 베이커가 함께 운영하던 동네카페다. 고등학교 앞에 자리했는데 학생들이 찾기엔 가격대가 좀 있었다. 그렇다고 지역 주민들이 찾자니 영업종료 시간이 8시라 직장인들이 가기에 뭔가 애매했다. 더군다나 겉으로 보기엔 허름해서 쉽게 발길이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의 용기를 내서 들어가면 소소한 재미가 있는 곳이었다. 적정한 커피 맛은 기본. 요일 별로 테마를 달리 해 만들어지는 빵들이 사람을 궁금하게 만드는 곳이었다. 가게의 흰 벽면에 있던, 디자이너 친구가 만들어줬다는 가게 일러스트 엽서도 기억난다. 두 젊은이가 동네에 자리잡은 게 신기해 이 곳의 인스타 계정을 팔로우하고 주말 검도수련 전에 간간히 찾아가곤 했다.
그런 그들은 마지막 포스팅을 올리며 사라졌다. 갑작스러운 소식이지만 카페를 접게 됐다면서. 다시 그 가게 앞을 지나가니 어수선한 물건 집기들이 건물 안에 놓여 있고 인기척이 없었다. meme.co란 이름이 적힌 표지판 대신 촌스러운 (새로 생긴 커피가게 이름으로 추정되는) 서체의 글씨가 적힌 흰색간판이 덩그러니 박혀 있었다.
조금씩 붙이던 정이 있어선가. 사라진 그 가게가 아쉬웠다. 이것저것 사회생활 해보다가 자기들 공간을 운영해보겠다고 덤볐을 바리스타와 베이커는, 공간이 실패한 후 어디로 갔을까. 자기 생긴대로 살고 싶어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지만 자꾸 사라지길 거듭하는 나와 우리 세대의 모습이 겹친다. 자립에 필요한 성장요소를 명확히 알 수도 없고, 버틸 때까지 기다려주는 이는 없고, 버티는 과정에서 누구에게든 호소하고 개선되길 기대할 수 없는 현실 사이에서. 사라지면 어디로 가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