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럼프는 여전하지만 그래도 증상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 음악이 들리고 작업이 되긴 된다. 사실 슬럼프가 아니라 내가 지금껏 너무 지루한 작업을 하고 있었다. 계속 재녹하고 한 곡을 깎는 과정이다보니 당연히 질릴 수 밖에. 테이크원은 그 모든 곡들을 어떻게 다시 재녹을 했던걸까.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신념과 꿈이 해체되는 과정을 담았다는데서 녹색이념과 inside greenn은 닮아있다. (이렇게 묻어가기 ㅇㅈ? ㅇㅇㅈ)
- 그리고 차붐의 앨범을 듣고 느낀건데, 차붐의 사업실패가 음악에 크게 담기진 않았지만 그 1년의 공백이 앨범의 흐름에 많이 영향을 끼쳤다는 말처럼, 나의 이 모든 방황도 오히려 내 앨범을 완성시켜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맘 편한 말일수 있지만, 실제로 앨범내용도 그렇고 맞는 말이다.
- idaho를 거의 다 구매했다. 확정된 곡은 inside greenn, idaho. 내 힘이 닿는데까지 열심히 해봐야지. 어제 아빠와 대화를 했는데, 앨범만 만들고 졸업하고 일본으로 워킹을 가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슬펐던건, 그동안 부정해왔던 아빠말이 모두 맞는거 같아서, 이제야 제대로 귀에 들어와서 슬프더라. 예전엔 그 희끄무리한 막연함이 객기로 승화가 됐는데, 지금은 그냥 막연한 건 막연하다는 걸 인정하게 되더라. 이 앨범이 잘 되면, 무슨 내자마자 롤렉스 차고 비머 끌고 이런게 아니라 그냥 어느정도 반응이라도 얻으면 좋겠다만 그럴 거 같지도 않다. 그냥 내 인생 두 번째 챕터의 끝을 마무리 짓는 느낌으로, 예전 나의 꿈을 이루는 느낌으로 작업하고 있다. 얼른 다 끝내고 이런 청승을 모두에게 다 보여지게 시원하게 떨고 엎드려 절받기 식으로라도 위로받고 싶다. 그것만으로도 앨범 낼 이유는 충분하다.
- 그래도 어제 퇴근하는 길에 한 생각인데, 그래도 가시적인 목표가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이 전까지 앨범 만들기전까지, 비트가 없어서 그거 구하느라 고생했는데 그래도 얼추 다 구했다는건 얼마나 감사한가.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인데, 실패로 배우는게 있다면 실험이 아닌가 합니당. 근황 이렇게 자세히 보게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