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외전: 일본판 황우석 사태
안녕하세요 생물 쉽게 설명해주는 대학원생입니다. 중요한 발표를 연달아 목금 달려버리고 금요일밤 회식갔다가 토요일 뻗어있고 여자친구랑 놀다가 포스팅이 늦었습니다.(당당) 근데 제 생물시리즈 글들이 보통 보상이 5달러부근이었는데 다녀와보니 20달러부근으로ㅠㅠ 낮은 팔로워수때문에 보상은 차차 커지겠지! 했었는데 게으름피우고와보니 생각보다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고 더 죄송하네요. 뭐하고 놀았는지도 포스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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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개념과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 :줄기세포(1)
역분화줄기세포란? :줄기세포(2)
직접교차분화세포와 역분화줄기세포의 전망 : 줄기세포(3)
오늘은 말씀드린대로 일본판 황우석사태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논문데이터를 보여드리면서 설명드리면 더 재밌는데요 저만 재밌어하고 아무도 안보실거 다압니다. 그래서 쉽게 설명을 해보려고합니다. 때는 바하흐로 2014년입니다. 얼마 안됐죠 제가 줄기세포연구실 나오기 전 휴학때리기 전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갑자기 교수님이 비상때리고 랩사람들 소집했을정도로 Nature에 센세이션한 논문이 나왔습니다. (생물학계 TOP3저널중 하나입니다 Nature, Science, Cell)
이게 뭐냐면 STAP cell을 처음 낸 논문인데요. 기존에 역분화줄기세포를 이미 변신이 완료된 세포에 4개의 유전인자를 발현시켜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 낼수있다 고 말씀드렸잖아요? 이 논문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간추리자면 이미 분화한 세포를 pH가 조금 낮은 약산성(5.7)에 30분정도 담가뒀다가 꺼내서 키우면 배아줄기세포처럼 변한다 이게 STAP cell 입니다. 아니 앞에서 야마나카 신야는 발암유전자까지 넣어주면서 어거지로 겨우 만들어냈는데 단순히 pH 좀 낮은데서 키웠더니 배아줄기세포처럼 돼?! 그럼 얘는 바로 사람몸에 넣어줄수도 있고 만들기도 쉽고 무결점의 만능세포네! 이랬었습니다.
그럼 이런 가설은 어떻게 나왔을까? 이 논문을 낸 사람은 오보카타 하루코씨입니다. 저렇게 카와이한 앞치마를 두르고 실험을 하는 것도 미모도 많이 이슈가 되었죠. 이 분은 베이스가 생물쪽이 아니라 응용화학부 였었는데 "도롱뇽이 자기팔다리를 다시 만들어내는 것처럼 포유동물도 특정외부자극을 주면 다시 재생할수있지 않을까?" 라는 가설을 생각하게 됩니다. 야마나카신야와 매우 비슷한 가설이죠. 물론 이런 가설을 생물교수님한테 제기한다면 가장 가까운 둔기로 제압당할 겁니다. 이런 마이너한 가설로 나온 논문은 저널에 제출할때 리뷰어들이게 후드러지게 까여서 내지도 못하겠죠 아무튼 야마나카 신야처럼 여기저기에게 무시당하면서 묵묵하게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갔나봅니다. 세포에게 온갖 고문을 했겠죠 온도를 바꿔본다던지 pH를 바꿔본다던지 여러 스트레스를 줘보고.. 그런데.. 약산성에 넣어뒀던 세포가 시간이 지나니 야마나카가 넣어줬던 4개 유전자중에 Oct4라는 유전자가 발현이 되는겁니다..!!
지금부터는 논문에 실린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다른 세가지 유전자들은 어떤가 봤더니 걔네도 발현을 하는겁니다!! 그래서 얘네들이 다른조직으로도 분화할수 있는지 봤더니 외배엽 내배엽 중배엽 분화가 전부 되는겁니다..!!!(이 데이터는 추후에 조작된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보통 이정도 데이터로 야마나카신야 이후에 나온 역분화줄기세포를 만들었다면 줄기세포 완성! 으로 논문이 나가는데 마이너한 가설이라 잘 안받아들여졌나봅니다. 리뷰어들이 깝니다. "얘네 콜로니(세포뭉쳐진거) 안만드는거 봐서 줄기세포 특징인 분화능은 있는데 self-renewal, 자기자신은 새로 못만드는거같아" --> 배아줄기세포 키우는 Media(세포밥)로 바꿔서 키웠더니 콜로니만들어!, "가설에 따르면 다른 조직 세포들도 전부 가능해야되는거 아니야?" --> 신경, 지방, 간세포 등등 다른세포로도 만들어져!" 그래도 못믿겠어 어떻게 pH 좀 담궜다고 줄기세포가 돼 그냥 실험데이터가 좀 애매하게 나온거아냐? --> "쥐배반포에 이 세포를 넣어서 쥐를 만들었어!" 논란종결.. 논문 뙇!! 이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가 있습니다 무려 7일간 동영상을 찍어버린 데이터도 있고요. 이렇게 압도적인 데이터양과 쥐를 만들어버렸는데 믿을수밖에 없겠죠. 신나서 논문 하나 더 내버립니다.
뭐냐면 배아줄기세포는 우리몸의 모든 세포로 변신할수있다고 했지만 태반은 못만들어요. 수정란이 점점 쪼개지면서 일부는 배아줄기세포가 돼고 일부는 태반이 되거든요 그런데 이 STAP 세포는 태반까지 만든다..!! 즉 배아줄기세포보다 변신능력이 더 뛰어나..!! 결국 이게 의미하는건 단순히 유전자조작없이 간단한 자극만으로 배아줄기세포보다 한단계 더 뛰어난 전능줄기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고 앞선 논문이 인간이 팔다리를 만들어내는 도롱뇽의 능력을 가질수 있다라고 한다면 이 논문은 물에 담가놓으면 자라는 대파의 능력까지 가질수있다 라는 엄청난 내용인겁니다..!! 드래곤볼 재현!!
이렇게 Nature에 두차례 논문게재하는데 성공하고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관심을 모두 받았지만 이후 한달동안 전세계 줄기세포연구실에서 이 STAP cell을 만들어내는데 실패하고맙니다. 그러면서 재현성에 의심을 받고 오보카타씨가 상세한 프로토콜을 공개하며 믿어달라 외쳤지만 그래도 못만들어내고 데이터를 다시 검증해내는 와중에 데이터 결과 조작이 드러나게 되면서 오보카타의 선임이고 일본 이화학연구소 부센터장이자 야마나카 신야의 라이벌이었던 사사이 요시키 박사가 자살을 하게 되는 비극적인 사건까지 생깁니다. 결국 논문은 철회돼고 이화학연구소는 2015년 오보카타의 박사학위를 취소하게 되면서 이 사건은 마무리됩니다.
너무 슬픈이야기로 끝나버렸나요 아무튼 3년전에 일본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황우석 사태와 많이 닮았죠. 야마나카 신야와 가설도 비슷하고 실현되었다면 꿈의 세상이 펼쳐졌을텐데요. 혹시라도 질문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로 물어봐주시고 제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보팅 및 팔로우 부탁드립니다.
오보카타의 데이터 조작은 가히 황우석 사태를 능가하는 일이었죠. 네이처 본지에 두 편이나 나갔는데 저렇게 순식간에 매장당할 일을 서슴없이 벌이다니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러게요 이후로도 STAP 세포는 존재한다면서 계속 의혹을 부정해왔는데 매우 안좋게 끝나버렸습니다
긴 글 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더 오래 거슬러 가면 독일의 생물학 관련 "헤르만-브라흐 사건" 도 있었죠 ㅎㅎ 화학 합성 관련해서도 유사한 일이 있었는데 누구였는지는 하도 오래되서 까먹었네요.
이 역시도 후속 연구팀이 해당 논문을 보고 화학 합성을 했는데 아무도 그 물질을 합성하지 못했죠.. 다들 자기네들 실험이 잘못되서 가정이 잘못되서 못만드는줄 알았고, 한 화학 학회에서 신입 연구자가 다른 동료들에게 질문을 하면서 사건이 시작됬죠. 화학 합성식의 과정을 [화학 반응식 을 볼 때] 해당 과정이 너무나 그럴듯했고 다들 맞을 거라 생각했던 거였죠.
문제는 누구도 그 물질을 합성하지 못했다는 것이었고, 꼬리가 길어져 결국 잡히고 맙니다. 알고보니 그 분은 머릿속에서 화학식 계산을 통해 그 물질이 당연히 얻어질 것이다고 발표한 거였다고... 이 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있다[사기꾼이다 아니다]고 하는데 너무 오래전 이야기라 누군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유기 합성 관련자가 스팀잇에 있으려나 모르겠군요 ㅎㅎ아시는 분은 댓글좀 달아주세요~~ ㅎㅎ;;
이런일이 얼굴이 이쁘긴 한데 .. 하하
미녀과학자라고 기사에 항상 붙어나오던 수식어였죠
다 저같은 꾸준한 독자가 있어서입니다!ㅎㅎ
오늘도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몰랐던 이야기였는데,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네요.
양질의 글에 댓글 역시 좋은 것 같습니다.
정말 단골독자님 덕분에 글쓰는 맛이 있습니다!
내용과 상관없는 이야기 하나, 보팅수가 많으면 보상액이 늘어나는 건 맞습니다만 비례하진 않습니다. 고래가 보팅하면 엄청 오르거든요. ^^
잘 보고 갑니다~
고래느님 덕이군요ㅎㅎ
일본에도 ...저런 사태가 있었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