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 內 원화 디스카운트 현상(김치프리미엄)과 전망

in #kr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joceo00입니다. 최근 가장 핫한 주제인 김치 프리미엄에 대해서 짚고 넘어갈까 합니다. 김치프리미엄이란 무엇인가는 국내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 들께서는 대부분 알고 계실 것입니다. 바로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에서 암호화폐들이 가격차이가 나는 현상을 의미하는데요. 원화를 중심으로 바라보면 비트코인이 국내에서 더 비싸다라는 의미로 이런 현상을 김치프리미엄 또는 더 순화된 단어로 코리아 프리미엄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을 중심으로 봤을 때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원화의 가격이 싸다 라는 의미로 원화 디스카운트라고 이 현상을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 저는 보다 중립적이고 암호화폐 시장 중심적인 원화 디스카운트라고 이 현상을 지칭해 보고자 합니다. 


1. 원화 디스카운트 현상은 비정상적인 현상인가?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원화 디스카운트 현상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굉장히 효율적으로 알려진 국내 금융 파생상품시장에서도 이러한 디스카운트 현상은 존재합니다. 바로 ELW 시장인데요. ELW란 Equity Linked Warrant의 줄임말로 쉽게 말하면 증권사들이 직접 발행한 파생상품 옵션을 의미 합니다. ELW 시장에서는 옵션을 고객들이 구매하기 쉬운 형태로 증권사에서 직접 시장에 상장시켜서 거래를 시키며, 거래를 돕기위해 유동성 공급자인 LP가 고객들에게 호가를 제시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ELW VS 옵션

위 스크린샷에는 두개의 상품이 있는데요, 왼쪽 호가창의 상품이 ELW, 오른쪽 호가창의 상품이 주가지수 옵션입니다. 이 스크린샷은 2018년 1월 9일 오전에 갭쳐한 화면입니다. 두개의 상품은 거래 단위를 제외하고는 완전히 똑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왼쪽 상품이 160원이면 오른쪽 상품은 1.60포인트여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오른쪽 상품은 1.53정도에서 거래되는 것을 보실 수 있는데요. ELW시장에서도 원화의 가치가 할인되서 거래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한된 ELW 상품 공급과 ELW 상품의 편리성에 따른 과다 수요가 만나 프리미엄이 생기는 현상입니다. (*ELW 상품은 주가지수 옵션보다 더 적은 돈으로 파생상품 계좌 없이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 국가경제 내에서도 이런 현상은 자주 관찰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환전 수수료가 지역 마다 다른 현상을 들 수 있겠네요. 우리 나라만 하더라도 동네 은행과 관광지에서는 환전 수수료가 다릅니다. 이런 수수료의 차이는 거리와 외화공급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우리나라 내에서는 이런 현상이 심하지 않지만, 경제가 어려운 아르헨티나에서는 반대의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페소 암환전 이라고 구글링을 해보시면 은행과 암환전의 환율 차이는 시기에 따라 많게는 50%까지 발생했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은행에서는 국가의 통제에 따라 지정된 범위의 가격내에서 환전을 해주는데, 은행 밖에서는 달러가 귀해 더 비싼 가격에 환전을 해주는 것이죠. 

이렇게 같은 상품이라도 다른 가격에 거래되는 현상이 존재합니다. 이제 이런 현상의 원인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 암호화폐 시장 내 원화 디스카운트 현상은 왜 발생하는가?

디스카운트 현상은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 과정에서 발생하며,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매우 많겠지만 보통은 ELW나 외화환전의 경우처럼 각종 정부 규제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 암호화폐 시장에서 원화 디스카운트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외환거래법입니다. 치솟기만 하는 디스카운트를 보시면서 외국 계좌를 만들어서 재정거래를 하고 싶다고 많이들 생각하셨을 것이고, 해보기 위한 시도를 해보신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방법을 찾다보면 외환거래법 때문에 원화를 외화로 바꿔서 해외로 송금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재정거래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으셨을 겁니다. 즉, 이 규제 때문에 우리나라 암호화폐 시장은 Weakly Closed Economy 즉, 약하게 닫힌 경제가 되어서 내부에서 디스카운트 현상이 생기는 것 입니다.


3. 그렇다면 디스카운트는 왜 변화하며, 현재 50%대의 원화 디스카운트는 정상적인가?

외환거래법 때문에 원화 디스카운트가 생긴다는 사실은 사실 대부분의 시장참여자라면 아시고 계실텐데요, 그렇다면 왜 디스카운트가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변할까요? 2017년 10월 부터 원화 디스카운트는 두 번의 큰 추세 변화를 겪었습니다.

업비트 비트코인/원화 가격추이


A. [검정 화살표]2017년 12월 중순까지 비트코인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원화는 미국달러 대비 30%까지 디스카운트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에서 규제 카드를 꺼내들며 한국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며 원화 디스카운트는 주말 이틀동안 0%까지 줄어 들고 2~3시간 정도를 유지하다가 월요일 부터 다시 5%대를 회복하게 됩니다. (제 기억으로는 디스카운트 0%대가 그 당시 로컬 저점과 일치했었습니다. 즉, 시장에서는 이제 디스카운트 0%가 매우 좋은 가격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B. [빨강 화살표]그리고 2018년 1월초 현재 정부의 각종 규제 카드에도 불구하고 원화 디스카운트는 지속 상승하여 2018년 1월 9일 현재 50%대에 이르렀으며, 지금까지도 상승 추세에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대체 왜 생긴 것일까요? 두 번의 추세 변화 모두 정보의 규제 변화로 부터 나왔습니다. A번의 디스카운트 하락 현상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이 수긍하고 있는 경우일 것입니다. 정부에서는 거래소를 규제할 것이라고 발표하였고 이와 함께 암호화폐 수요가 한풀 꺾이게 됩니다. 즉, 이 경우에는 정부의 규제가 암호화폐 시장으로의 원화 수급 즉, 수요 측면에 영향을 미친 경우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도 벌어지고 있는 B번 현상은 왜 생긴 것일까요? 정부의 규제는 원화 디스카운트에 수요와 공급 모두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번 정부 규제는 크게 2개의 굵은 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A. 거래소와 은행 규제를 통한 투자자보호

B. 계좌 실명제를 통한 향후 과세원 확보   

A 규제는 수요 측면에서 작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금융위나 금감원에서 "가상화폐" (저는 개인적으로 매우 싫어하는 단어 입니다만)를 여러번 공식석상에서 언급하고 투자자보호에 대해서 언급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암호화폐에 대해서 알게되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 안전한 거래소에서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된 것이죠. 

하지만 저는 더 큰 변화가 공급쪽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B 규제인데요. 이 항목은 언뜻보면 수요쪽에 부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항목을 뜯어보면 공급 측면에서 매우 부정적인 효과를 발생시키는 항목이고 디스카운트 상승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항목입니다. 

계좌 실명제는 모든 한국인의 거래를 실명으로 바꾸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외국인의 한국 거래소 시장참여를 제한하는 역할을 합니다. 비트코인 채굴을 전세계로 확대해 봤을 때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비트코인 채굴은 그야말로 매우 미미한 양입니다. 물론 어제 중국 정부에서는 비트코인 채굴을 강력하게 금지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공급량으로 따지자면 중국이 비트코인 공급에서는 매우 큰손이고, 또 그 외의 전기료가 싼 나라들이 비트 코인 공급을 담당하고 있겠죠. 규제 전에는 이런 나라들에서 비트코인을 채굴하면 한국으로 공급해서 암호화폐가 아닌 자국의 돈으로 환전하려는 노력들이 있을 것이고 이런 암호화폐의 공급이 디스카운트를 제한하는 하나의 요소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이 규제를 발표했고, 해외의 암호화폐 공급자들은 이제 국내에 암호화폐를 공급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국내에서는 암호화폐의 원화대비 가치가 올라가게 되는 것이죠. 


4. 향후 전망 (여기서 부터는 개인적인 의견이고 투자는 본인의 책임입니다.) 

문제는 결국 국내에서 암호화폐를 채굴해서 공급을 담당하기 전까지 이런 공급부족현상은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는 수요 측면에서 20일 부터는 원화입금을 정상화 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원화 디스카운트의 상승추세는 더 지속될 것이라 전망됩니다. 

규제발표에 따른 원화 디스카운트의 상승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규제발표 전부터 원화 입금이 안되고 있었던 코인네스트 거래소의 비트코인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차트를 보면 1월 4일 부터 원화입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시장 보다는 한국 시장과 동기화 되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고 더 탄탄한 상승을 보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인네스트 비트코인/원화 가격추이

현재 원화 디스카운트는 이전의 경우와는 다르게 새로운 규제의 영향을 받았고, 시장이 비효율적인 것을 고려했을 때 아직 진행형이라고 생각됩니다. 투자 결정은 독자분들이 하시는 것이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만약 원화 디스카운트가 포지션 정리의 이유라면 한번 더 생각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리고 만약 원화 디스카운트 때문에 진입을 망설이시고 계시다면 현재 원화 디스카운트의 이유에 대해서 한번더 생각해 보시고 공격적인 진입을 고려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성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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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실명제로 코인 공급량이 줄어든다는 가정은 약간 빈틈이 있어 보입니다.

한국내 지인 명의로 얼마든지 코인 지갑을 연결해서 국내인 명의로 코인 공급이 가능할텐데요~

물론, 엄밀히 따지면 그것도 규제대상이지만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여전하다고 봐야할꺼 같고요,

외부로부터의 공급을 완전 차단하는게 도대체 가능할꺼 같지는 않습니다.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넘어오는건데..

코인 중심으로 원화의 디스카운트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신선했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넵. 그 부분은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어렵다 보니.. 그래도 국가의 규제가 강해지고 있고 거래소도 실명제만큼은 우선적으로 따르려고 하고 있으며 외환거래법 적용으로 외화반출이 어려운 점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중립이 되어야할 국가가 개입을 하면서
오히려 투기적 성향을 가속화 하는 것 같습니다
사회적 지위가 높으신 분들이 라스베가스 가서 카지노를 하면 관광이고,
서민들이 강원랜드가서 빠찡꼬를 하면 도박으로 취급 받고 있어요
경마,경륜,강원랜드,주식,선물&옵션,로또...
승률 100%의 공식이 없는
이런 확률적인 것들의 사행성 수준을 정량화하기는 어렵습니다
명확하지 않은 잣대로 특정산업에 과도한 시장 개입은
jocceo00님 말씀처럼 되집어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전문적이시네요! 팔로우하고 갈게요!

정성어린 분석글 감사드립니다. 프리미엄과 전체 시장의 방향은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프리미엄 매매는 방향이 혹시 맞을 때 대박을 낳을 수도 있겠지만 방향이 반대가 되면 폭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프리미엄 매매는 코인시장이 아니라 옵션시장에 적합하죠.. 평안한 밤 되세요~~!!

말씀대로 프리미엄 매매는 옵션 시장에 적합하겠네요. 지금 비트코인 변동성에 원화 옵션 시장이 있었으면 .. 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월까지는 공격적인 투자가 통하지 않을까요 ..

전문적인 의견 감사합니다. 팔로하고 갑니다 :)

this is an informative post...thanks for sharing...
carry on.

국가에서 돈의 흐름을 막고, 마진을 막아서 더더욱 국가가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리스팀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