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울려요’, 이명에 대하여
- 이 포스팅은 제가 다니는 교회의 월간지에 투고한 내용으로, 해당 글의 실제 발행 이후 블로그로 옮겨 놓는 글(https://junn.in/archives/1077) 임을 사전에 밝힙니다.
- Reference는 DynaMed Plus의 tinnitus 파트를 참고(https://www.dynamed.com/topics/dmp~AN~T116486/Tinnitus) 했습니다.
- 그 동안의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하였으며, 현재 대학병원에서 재직 중인 이비인후과 교수가 감수해주었습니다.
- 이 글은 2017년 9월에 작성되었던 글로, 이후 최신 연구의 결과에 따라 향후 언제든지 잘못된 내용으로 바뀔 수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알고 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명(귀 울림)을 경함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명으로 병원을 방문하시는 많은 분들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하여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한 장의 분량으로 이명에 대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기에 일반적인 경우로 설명을 드려볼까 합니다. 물론 이명에 대한 한의학적인 관점은 다를 수 있음을 미리 밝혀드립니다.
보고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성인의 10-15%가 이명을 자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명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의 99%는 그 소리를 오로지 환자만 인식 할 수 있습니다. 대게 높은 ‘삐~’ 소리로, 어느 분들을 ‘매미 우는 소리’ 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이명은 청력 저하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청력이 나쁠 수록 이명이 크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청각박탈’ 이라는 용어로 설명하게 되는데, 전쟁영화에서 팔, 다리에 부상을 당한 병사가 어쩔 수 없이 그 부위를 절단하여 치료받은 경우에 가려움을 느끼거나 전기가 흐르는 느낌을 호소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으실 것 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두부(頭部) 수상이나 갑작스런 큰 소리에 노출되어 청각 세포가 파괴되는 경우나 어떠한 질병에 의해 특정 주파수의 청력이 소실 될 경우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우리는 이명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흔히 공연장이나 클럽과 같은 곳에서 큰 소리를 스피커 바로 앞에서 듣거나, 군대에서 사격이나 포격 훈련 이후에 이런 일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일시적으로 발생한 이명은 그 문제가 되었던 청각 신경계가 회복되면서 서서히 작아져 느끼지 못하게 되지만, 그 원인이 회복되지 않는 기전인 경우 (노화로 인한 청각 신경계 기능 저하 등)라면 이명은 계속 들리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이명을 인지 한 이후 6개월 이상이 되도록 호전되지 않을 경우 반드시 검진을 받는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아직까지는 절대 다수에서 효과적인 치료로 입증된 약물은 없는 상황입니다. TV에서 광고를 하는 몇몇 약물들도 실제 그 효과를 모든 이명 환자가 누리지는 못하고 있고, 주기적인 병원 방문을 통해 개개인에 맞는 약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약물 이외에 다수의 연구에서 효과가 입증된 몇가지 방법을 설명 드리자면 먼저 ‘인지행동치료’가 있습니다.. 이명은 결국 잘못 구성된 대뇌(大腦) 회로로 인한 현상으로 비유할 수 있는데 그 회로를 끊어주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마치 산에 난 오솔길을 안 다니게 되면 그 길이 없어지 듯, 이명을 안 듣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잠을 잘 때 이명과 비슷한 크기의 음악을 틀어 두거나 공기청정기의 작은 기계 소음 등을 만드는 등, 주변 환경을 조용하게 만들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매일마다 이명 소리가 커졌는지 작아졌는지 귀 기울이며 확인하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소리치료’ 라는 것도 있습니다. 영화관에서 액션 영화 등으로 큰 소리에 장기간 노출 된 경우, 극장에서 나왔을 때 이명 소리가 들리지 않는 현상을 이용하여 매일 특정 소리를 일정 시간 동안 들으면서 이명을 인지하지 못하게 하여 잘못된 회로를 차단하는 방법도 그 효과가 입증되었습니다. 다만, 그 치료 기간이나 비용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이외에 시도되는 최신 치료에 대한 연구가 대학병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치료 효과가 개인별로 다를 수 있음을 인식하시고 충분한 설명을 받은 후 치료에 참여하시길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이명에 대해 연구되고 진료가 이루어지는 부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일반적으로 이명은 다른 병의 원인이 아닌 청각계통의 질환에 의한 결과이다.
- 청각계통의 질환 여부에 대해서는 병원에서 검사를 통해 진단해볼 수 있다.
- 의사들이 집중하는 것은 이명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을 진단하고 만약 가능하다면 치료를 시도해보는 것에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이명 환자도 많아지고 있습니다만 아직 뚜렷한 치료법이나 약물이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많은 환자분들이 가까운 병원에서부터 대학병원까지 전전 하시나 뚜렷한 답을 찾기 못해 괴로워하시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이명을 연구하고 치료방법을 찾고자 애쓰는 의사들이 많이 있음을 이해해주시고, 그 노력이 빛을 보기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Cheer Up! 음~? 흥미로운 포스팅이군요.
저도 이명명을 겪고 있습니다.
방법이 없다고 해서 대충 지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시중에 여러 약, 여러 치료가 광고되는 것만 봐도 하나의 좋은 치료가 아직 없다라는 반증이겠습니다. 하지만 이비인후과 내부에서는 요새 가장 뜨겁게 연구되고 있는 분야이니 만큼 좋은 치료법이 나오길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이명 치료를 위해 여러 병원을 전전했습니다. 글 쓰신것 처럼 몸이 안 좋은 날은 잠을 못 잘 정도로 소리가 커지더군요. 다니던 병원 중에 한 곳 원장님이 고장난 피아노 건반에 비유를 하시더군요. 눌러지긴 했는데 다시 올라오지 않는 건반이라 계속 소리가 울리는 것과 같다구요. 저의 이명소리 파장대를 측정하고 그에 대한 반대 파장을 지속적으로 듣는 치료를 했습니다. 조금 효과가 있었습니다. 대신... 이명 파장대 영역이 잘 안들리게되는 단점이 있더군요 ㅠㅠ 그래도 고주파 영역이라 그나마 괜찮았습니다. 난치병이라서 완치는 기대 안하고 있긴한데... 컨디션 나쁠 때마다 심해지는 이친구 좀 떨어졌으면...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