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남녀 임금차별 금지법 제정과 한국사회의 반추

in #kr7 years ago (edited)

아이슬란드가 2018년 1월 1일 여성과 남성에게 동일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을 제정했습니다.

성에 따라 다른 임금을 지급하는 경우, 불법이 되는 것이지요. 아래 기사에 따르면 아이슬란드는 양성평등이 가장 높은 나라라고 합니다. 아직 임금에서 성차별 금지가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기에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듯 합니다. 양성 평등이 가장 높은 아이슬란드라 하더라도 남녀간 임금에 갭이 존재하는 것 때문입니다.

저는 아이슬란드의 접근에 찬성을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성차별은 심각하고 여성의 사회참여는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개인적 경험이기 때문에 일반화 시킬 수 없습니다만, 말레이시아의 행정수도인 푸트라자야(putrajaya)에서 개최된 세미나에 참석해 보고 느낀 결과, 회교국가인 말레이시아가 우리나라보다 여성참여가 더욱 활발했습니다. 당시 말레이시아의 Sains Islam Malaysia 대학 부총장과 정부의 모 국장이 참석했는데 모두 여성이었습니다. 그 이외에도 히잡을 쓴 여성분이 활동적으로 회의에 참석하고 토의했었습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여성의 권리가 강한 민족의 하나였지요. 삼국시대에 여성도 재산소유가 가능했습니다. 그러한 바탕이 있어서 여성이 왕이 될 수 있었지요. 조선 초에도 이러한 문화는 면면히 내려왔습니다. 사위도 처가의 제사를 챙겨야 했고, 외손주에게도 적극적으로 재산을 상속했습니다. 여형제와 남형제 간에 상속 다툼이 있기도 했습니다. 여성이 단순히 남성의 재산이 아니라 독자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주체로 인식되고 인정받았음을 의미합니다. 여성이 결혼 이후 남편의 성을 따르지 않아도 되는 한국의 문화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그런데 우리사회에 언제 남존여비라는 천박한 생각에 물들게 된 것일까요? 현재우리가 전통이라고 생각하는 대부분이 임진왜란과 정묘, 병자 호란 이후의 것입니다. 전쟁을 통한 민족간 교류로 인해 우리의 음식문화 등이 바뀌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살상되어 언어가 각박해졌지요. 전쟁의 폐해에 책임있는 권력자들이 자신들의 권력과 권한을 유지하기 위해 사상을 보수화 시켰습니다. 자극적으로 이야기하면 사내새끼 들이 쪽팔리게 전쟁에서 패하니 엄하게 집안사람에게 폭력을 가한 것이지요. 당시의 사회적 보수화란 성리학이 교조화되었다는 것은 양반 남자 새끼들의 쪽팔림 그 자체였고, 이로 인해 우리사회는 후퇴한 것이지요. 그 모습의 한 파편이 남존여비의 악습입니다. 참고로 성리학의 교조화에 대해서 성리학에 손가락질 하는 것은 순진합니다. 손가락질은 교조화에 있어야 합니다. 자유민주주의를 교조화함에 따른 자유민주주의의 후퇴, 일부 개신교의 교조화에 따른 기독교 정신의 후퇴에서 우리가 지적해야 할 것은 명확합니다. 최근 가짜보수는 그런 자기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교조주의의 뒤에 숨는 것입니다.

어떻든 남존여비는 따라서 조선 중기 이후의 신분사회의 강화, 노론 세력의 강화 등과 연결됩니다. 남존여비는 조선의 사회적 후퇴 상황의 바로미터이기도 합니다.

남녀 임금에서 성차별 금지는 다양한 의미를 지닙니다. 동일 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이 되는 것이기도 하지요. 헌법적 원칙이 사적 관계에 직접 적용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물론 헌법 법령이 직접 적용되는 것은 아니로 법령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적용되는 거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의미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 사회는 남녀평등, 약자에 대한 보호, 자유롭고 열린 의사소통에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남성이고 586세대인 저는 꼰대와 권위주의에 물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나라 여성분들은 지나친 전투적 페미니즘에 물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요?

가야 할 방향은 명확합니다. 다만 우리가 거기로 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숨을 고르고 복장을 가다듬기 위해 잠시 돌아볼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퓨처리스트 윤기영이었습니다.

(c) 윤기영, 2018

http://www.aljazeera.com/news/2018/01/iceland-country-legalise-equal-pay-18010115005432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