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29 굴삭기 시험 후기 및 일상
제목은 굴삭기 시험 후기가 앞서 있지만 일기의 순서는 시간순으로 써내려간다.
학원에서 근로자의 날에 쉬지 않은 것을 이번(21일 월요일)에 쉬기로 하여 마침 그 날 건강검진을 받아 쉬는 친구와 데드풀2를 관람하였다. 롯데시내마 3천원 할인 쿠폰이 생겨 평소 가던 신월성 CGV 대신 상인 롯데시내마를 가게 되었는데 영화 워크래프트를 본 이후로 처음 방문했으니 약 2년 만이었다. 솔직히 남들에 비해 데드풀1을 그렇게 재밌게 보진 않았다. 그래서 딱히 기억에 남는 장면도 없고 스토리도 가물가물한 상태였는데 복습을 하고 갈껄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 정도로 중간 중간 나오는 씬에서 1편 스토리를 기억의 저편에서 끄집어 내야할 시간이 많았다. 그 점만 빼고는 개인적으로는 1보다 2가 재밌었다.
혹시 아직 안보신 분들은 꼭 복습 후! 관람하시길...
22일, 석가탄신일에는 친구들을 보러 대전에 KTX를 타고 가게 되었는데 이때까지 한 번도 대전에 가본 적이 없을 뿐더러 KTX도 처음 타봤다. 마치 비행기를 처음 타 본 어린아이처럼 괜히 들떠서 구경을 하다보니 어느새 대전에 도착해 있었다. 대구와 대전이 그렇게 가까워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가자마자 먼저 도착해 있던 친구들과 길이 엇갈려 30여분을 헤매다 만나서 겨우 미아 신세를 면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모두 직장인이었는데 확실히 직장인들과의 대화는 학생 때와 사뭇 달랐다. 뭔가 사회인 다운 대화가 오갔다고나 할까... 차를 끌고 온 친구 때문에 밥만 먹고 헤어지려다가 마침 비가 와서 막걸리를 먹고 헤어졌다. 대구로 올 때에도 KTX의 속도감에 중독되어 KTX를 타고 왔다. ㅋㅋㅋ
대구 -> 대전을 40분만에 간다니... 우리집에서 동대구역 가는 시간만큼 밖에 되질 않는다. 오히려 집에서 동대구역을 가는 게 더 귀찮을 정도.
학원 수업 마지막 3일 중 이틀은 주행에만 몰두했다. 선생님께서 굴삭기 주행은 쉽다고 하여 지게차만큼이나(혹은 그보다 더 쉽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예상 외였다. 결국 첫날은 제대로 된 완주 한 번 못해보고 실격의 연속으로 끝나버려서 이대로 굴삭기 시험을 포기해야하나 싶었는데 그 날 저녁 운동도 가지 않고 집에서 유튜브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다음날 정상 수업 시간보다 일찍 가서 몇 번 타보니 쉽게 완주할 수 있었다.
안에 내가 타고 있진 않지만 연습 때 찍은 사진이다.
드디어 27일! 2달간의 과정의 종지부를 찍는 날을 맞이했다. 원서 접수만 제대로 했다면 나도 다른 분들과 같이 대구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었지만 바보같이 입금을 안하는 바람에 경주에서 치게 된 터라 혼자서 시험을 보러 갔다. 인터넷에 시험과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니 내가 가는 경주직업전문학교는 볼보로 시험을 본다고 하여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겼는데 막상 가니 내가 한번도 타보지 못한 현대차가 턱하니 서있어서 좀 당황스러웠다.
시험은 주행과 작업으로 나뉘어지는데 주행에서 실격을 당하지 않아야만 굴삭을 할 수 있다. 순서는 제비뽑기로 결정하는데 나는 8번을 뽑았다. 주행에서는 내가 잘못한 것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마지막에 브레이크를 2번이나 밟았음에도 주차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아 감점을 받았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감점을 받아 마음이 싱숭생숭해져 어쩔 바를 모르고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뒷번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았는데 한번도 굴삭기를 조종해보지 않은 분들이 많은지 실격당하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다.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고 말도 안되지만 그 상황에 자신감을 얻고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렇게 작업은 18명 중 10명 남짓한 인원만 남게 되었다. 학원에서도 주행보다는 굴삭에 자신이 있어 굴삭을 할 때에는 크게 긴장되진 않았다. 하지만 작업 레버의 모양과 감이 두산이나 볼보와 너무 달라서 처음여 조작 미숙처럼 보일 수도 있었을 듯 싶다. 작업은 흙덩어리를 한 번 떨어트린 것을 제외하곤 무난하게 끝낼 수 있었다. 감점이 좀 많아서 불안하긴 하지만... 굴삭기 합격 가즈아!!!!
너무 긴장한 나머지 따로 찍은 인증샷은 없고 우연히 찍은 교내에서 키우는 닭 사진.
굴삭기 합격 가즈아~!
감사합니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