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준비를 하며 느낀 것들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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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주의)

안녕, 난 30대 초반 직장인이야.
이번에 3년 동안 다닌 회사를 그만 두고 이직을 하게 됐어.

이직(퇴직)을 고민하는 직장인이 많을텐데
함께 고민을 나누면 좋을 것 같아 글을 써.

우선 회사를 그만둘 때 가장 중요한 건 WHY인 것 같아.

지금 다니는 회사를 왜 그만두려 하는지, 이걸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해.
그냥 충동적으로 ‘월욜인데 일하기 정말 싫네.’ 이런 마음이 든 건지.
아니면, ‘이 사람하고는 절대 일을 못하겠다.’ 처럼 근본적인 이유가 있는 건지
확실하게 알아야 돼.
이게 왜 중요한지는 아래서 차근차근 말할게.

개인적으로 내가 퇴사하려 한 이유는 3가지였어.

1.연봉 인상을 약속했는데, 지키지 않았다.

2. 현 회사는 B2C만 한다. 나는 B2B, B2G 등 다양한 모델을 경험하고 싶다.

-B2C는 단가를 맞추기가 아주 어려운 비즈니스 모델이야. 글로벌 시장을 가지고 있거나 내수시장이 크면 가능하겠지만. 한국에서는 어려워. 고로 B2B나 B2G로 넘어가야 하는데, 현 회사는 어렵다고 생각했어.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그럴 생각이 없었으니까.

3. 회사가 속해 있는 ‘A 시장’의 장래가 불투명하다.

-'A시장’은 한때 잘나가던 시장이야. 그런데 최근 가격 경쟁이 시작됐어. 다시 말해 소비자들이 상품을 선택할 때 상품의 질보다 가격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어. 이건 아주 무서운 일이야. 가격 경쟁이 시작되면, 회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게 되고, 이에 따라 마진이 확 줄거든. 자금력이 약한 회사는 버틸 수가 없어. 그리고 상품의 질도 점차적으로 하락하게 되지. 가격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그 시장은 끝났다고 생각하면 돼.

위에 내가 적은 글에 동의하는 사람도 있고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거야.
포인트는 내가 로 적었다는 거야.
맞든 틀리든, 적어보라는 거야.
여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어.

첫째, 퇴사를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최종적으로 판단할 근거가 돼.

이건 너무 당연한 말이지?
글로 쓰면 좀 더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
내 생각이 옳은지 그른지, 하나씩 뜯어볼 수 있는 거지.

둘째. 다음 회사로 가는 연결고리가 만들어져.

개인적으로는 이게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직은 단순히 직장을 그만두고 옮기는 게 아니야.
적극적으로 '내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거야.

만약 내가 처한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이직을 해버리면,
내가 처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거야.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겠지.

하지만, 내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적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직장을 알아보면
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어.

위에서 적었듯, 내 경우에는 3가지 문제가 있었어.

  1. 연봉 인상 결렬
  2. 한정적인 비즈니스 모델
  3. 시장의 한계

나는 이 3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직장을 찾았어.
구체적으로 말하면,

  1. 연봉이 지금보다 높고,
  2. B2B나 B2G를 하고,
  3. 앞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 속해 있을 것.

이 3가지 조건에 만족하는 회사에 가면
현재 내가 겪고 있는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질 거라고 생각했어.

물론,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회사를 찾는 건 어려울 거야.
하지만 무엇이 더 중요한 조건인지 고민해보면,
의외로 쉽게 답이 나올 수도 있어.
이 과정 속에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할 수도 있겠지.

마지막으로 심리적 안정감이야.

이직(퇴사)은 심리적으로 꽤 부담 되는 사건이야.
상사에게 사직서를 내야하고,
함께 일하던 동료들에게 소식을 전해야 돼.
가족들도 설득해야 되구.
그뿐 아니라
채용 공고를 찾고, 이력서를 쓰고, 면접을 보러 다니고.
머리 아픈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야.

그러므로 이직을 할 때는
언제든지 돌아가서 심리적으로 기댈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해.
불안할 때마다, 나 자신에게 들려줄 수 있는 근거 말이야.

나는 이번에 이직할 때 한 달 정도 걸렸는데
불안할 때마다 내가 퇴사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 생각했어.
한참 쓴 글을 읽다보면, 마음이 가라앉더라구.

별 것 아니지만 확실하게 도움은 됐어.

지금까지 이직을 하면 느낀 점들에 대해 적어봤어.
퇴사나 이직 준비를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
그럼 좋은 저녁 보내~
우리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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