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과 산책
코로나 기세가 꺾일 줄 모르는 요즘, 점심시간이 두렵다. 한동안은 아이들 방학을 핑계로 점심식사도 챙겨줄 겸 점심을 집에서 해결했다. 오늘은 아이들도 개학식을 하고, 급식을 하고 온단다.
밥을 챙겨주러 집엘 가야 할 때는 몸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는데, 막상 아이들이 없으니 집으로 가고 싶지도 않다.
하여, 오늘 점심은 드라이브 스루 햄버거로 떼우기로 했다. 그러나 역시 혼밥은 아직 익숙하지 않다.
햄버거를 사들고, 한적한 공원을 찾았다. 몇년전에 조성되긴 했지만 인근에 주거지가 없어서인지 늘 한적한 곳이다. 그마저도 평일 낮이어서인지, 주차장엔 드문드문 차량이 보이고 아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 몇몇이 보인다.
차에 앉아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햄버거를 먹으니.. 탁월한 선택이었음에 만족스럽다.
함께 먹는 이를 신경쓸 필요도 없고, 주변의 시끌시끌한 소음도 없다.
다만 햄버거와 콜라라는 메뉴가 부담스러울 뿐... 패스트푸드답게 식사는 간단하다.
다이어트까진 아니지만, 고열량 식사로 인한 내 몸에 대한 예의라고나 할까.. 간단히 공원을 걷기로 했다.
입구 아이들 숲놀이터가 보인다. 자연스럽게 산으로 올라가는 오솔길도 보인다.
하양, 노랑, 검정 나비가 팔랑거리며 앞장선다. 숲 속은 이미 가을이다.
20분간의 산책이지만, 매미소리, 새소리 들으며 호젓이 걷는 숲길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일상에서 조금만 벗어나니
늘 그곳에 있었음에도 미처 보이지 않았던 곳들이 나를 반겨준다.
고요히 나를 채우고 싶을 때 찾아 오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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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cessgr.with (74) 3 years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