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5. 서브웨이 샌드위치 냄새를 맡으면 토론토가 떠올라
모순을 생각하다 그린 방패와 검인데, 그림 실력은 초등학교 시절에서 크게 발전하지 못 한 것 같다.
고마운 친구들과의 을지로 티타임. 지금껏 갔던 카페들 중 Top 1에 들만큼 느낌있고 감각적이었다. 함께 있던 사람들 덕에 시간이 갈수록 더 좋아진 장소였다.
대학 논문 쓰면서 SNS에 썼던 내용인데, 어떤 장소는 그곳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로 인해 그 의미를 갖는 것 같다. 그래서 영혼의 감각이라는 건 참 무섭다. 각 개인이 가진 그 감각으로 우리는 어떤 음악을 들으면 어느 시기, 장소, 사람을 떠올리곤 한다. 서브웨이 샌드위치 가게가 있는 곳을 나는 귀신같이 알아차린다. 토론토 학교 기숙사 1층에 서브웨이가 있었기 때문에 그 냄새를 맡으면 나는 항상 토론토를 떠올린다. 인간의 감각과 기억, 촉은 이렇게 무서워서 냄새까지 특별하게 만든다.
모순에 대해 적으려다 영혼의 감각으로 글이 샜다. 앞으로는 글을 다 적은 후에 그림을 그려야겠다. 이렇게 해보면서 배우는 거 아니겠어?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그릴 것을ㅎㅎ)
의미있는 공간, 소리, 음악, 글이 아직은 조금 괴롭게 느껴진다. 인간이 영혼과 기억의 기능을 가졌다는 것이 원망스럽기도 하다. 영혼의 교감이 수학적이고 기계적이지 않다는 것이 비극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우습게 보이지만, 시간에 기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나의 한계다.
현경 교수님은 삶은 가슴이 부서지는 과정이라고 하셨다. 이왕 부서진 것 어떻게 조립하고 다듬어갈지 생각하자. 지나친 자기연민은 피하자. 그리고 생각 좀 그만하자. 운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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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면식도 없는 타인이 만든 공간을 간다는 건 정말이지 늘 설레이고 좋은 것 같아. 좋은 사람들과 함께라면 더 좋겠지 :) 어느정도의 자기연민은 삶을 이끌어주기도 하는 것 같아 조금만 더 부서지고 다시 만들어보자 이러다 가루가되겠오 룰루!
우리 각자 가루가 되어 섞이는 건 어때?! 수진이 덕에 공간의 맛을 배워갑니다. 늘 고마웡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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