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Story] episode32. SM, 먹고 마시고 토하다.

in #kr5 years ago

웹 소설 SM Story episode32. 시작합니다.


episode32. SM, 먹고 마시고 토하다.

나는 SM이다.

계속 먹고, 마신다.
그리곤 예외 없이 토한다.

바로 어제 있었던 일이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부끄럽다. 수치스럽고 치욕적이다.

그러나 말하지 않을 수 없다.

SM Story Season3, episode32. "SM, 먹고 마시고 토하다." 지금 시작한다.

episode32. SM, 먹고 마시고 토하다.

얼마 전 나는 주식으로 큰 돈을 벌었다.
나의 마이너스 통장을 한 번에 플러스로 전환시킬 정도의 수익을 실현했다.

주식에 문외한인 내가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나의 과감한 투자 때문이다.
미국 대선에서 예상과는 달리 트럼프가 당선되자 국내 모든 주가가 급락했고, 나는 그 기회를 노려 그저 하락폭이 큰 주식을 샀을 뿐이고, 다음날 다시 주가가 올라서 팔았을 뿐이다.

어쨌거나 나는 돈을 벌었고, 이 돈을 유흥비로 사용해야만 했다.

그래서 평소에 비싸서 가지 못했던 동대문 등심에 가서 등심을 마음껏 먹기로 했다.
바로 어제, 나는 회사 동료들을 이끌고 동대문 등심에 갔다.
숯불에 등심을 올려 살짝 구운 등심을 소주와 함께 흡입했다.

숯불에 아롱지는 등심의 육즙이 내 입안을 적시고, 한잔, 두잔 끝없이 소주가 들어갔다.
평소 비싸서 못 먹던 등심을 마음껏 먹고 있으니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문득 그녀가 보고 싶어졌다.
큰 수익을 얻었을 지언정 비어 있는 뱃속은 채울 수 있었지만 사랑에 목마른 텅 빈 가슴은 채울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그녀의 이름은 “정X”이다, 최근 나와 좋은 감정으로 교감을 나누고 있는 아가씨다.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
내 목소리를 듣고 반가워 하는 모습이 전화기 너머 눈에 선하다.
내가 있는 곳으로 온다고 한다.
나는 그녀에게 “콘X트”로 오라고 했다.

약속장소에서 그녀를 기다리며 나는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고 있었다.
그 아무리 독한 술을 마신들 그녀를 기다리는 나의 설렘은 전혀 수그러들지 않았다.
심장이 뛰고, 숨이 차 올라왔다.
벅찬 마음을 억누르며 그녀를 기다리길 30여분, 드디어 그녀가 왔다.

우리는 진한 포옹을 나눈 후 나란히 앉아 술잔을 기울였다.
오늘은 집에 지방출장이라고 해 놨고 지갑도 두둑하니 아무 걱정 없이 밤새 그녀와 함께 있을 수 있다.

오늘밤 그녀와… …
상상만 했을 뿐인데, 나도 모르게 흘러 나오는 가느다란 탄식을 멈출 수가 없었다.

좀 더 조용하고 으슥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 그녀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러나 운명은 나의 편이 아니었다.

어느 순간 나는 테이블 옆에 놓여진 쓰레기통에 얼굴을 쳐 박고 있었다.
너무 취해서 화장실에 갈 힘도 없이 축 늘어져 쓰레기통에 얼굴을 박고 모든 것을 게워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 와중에 아까 먹었던 등심이 생각났다.
등심을 토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이빨을 다물고 국물만 쏟아 부었다.
꼭 깨문 이빨 안으로 가득 등심이 차 올랐다.

절대 등심은 쓰레기통에 토해낼 수 없다는 심정으로 계속 버텼으나 역부족이었다.
어쩔 수 없이 입을 벌렸다.
등심과의 영원한 이별을 고하고 말았다.

그녀는 어디론가 가고 없었다.
등심도 잃고 사랑하는 그녀도 잃었다.

주체할 수 없는 몸을 이끌고 몇 번을 길바닥에 넘어지며 가까스로 택시를 잡아타고 정신마저도 잃었다.

나는 SM이다.

오늘도 나의 유흥은 멈추지 않는다.
계속 먹고 마신다.

그리고 토한다.
비참하게 길에 쓰러져 토하다가 의식을 잃고 택시에 실려 집으로 들어간다.

나에게 작은 바람이 있다면 그것은, 등심 먹은 날에는 토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