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검사 時歷檢査] 적대적 공생을 무엇으로 깰꼬
인간은 적대적 공생을 고리로 생명을 연장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니 대부분이다. 직장 노예라고 비관하면서도 때려치울 생각이 없는 월급루팡이 보편적이고, 정치권의 적대적 공생은 필수이기도 하다. 적이 없으면 혁명이 필요 없으니까.
이번 국면의 본질은 그 적대적 공생의 대치 국면이 깨지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생각이다. 이재명의 1심 유죄가 트리거가 되었다. 물론 입법-거부권 행사의 무한루프가 계엄-탄핵의 국면으로 전환, 강화되었을 뿐, 달라진 것은 없고 전환 국면에 촛불 시위라는 요인이 부가되었을 뿐이다. 물론 영향력은 크지 않다. 촛불이 박근혜를 끌어내렸다고 믿는가? 태블릿이 아니고? 그래서 탄생한 황태자가 계엄을 선포했는데도?
역사는 '자중지란에 의한 어부지리'로 발전해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중지란을 유도할 수 있다면 지략인 거고, 나머진 운이다. 자, 자중지란은 어떻게 일어날까? 한동훈과 윤석열+김건희의 자중지란이 만들어 낸 쇼가 계엄을 지나고 탄핵을 지나 버전 업이 되어버렸다. 거기에 어쩌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는 이들이 합류되어 난장판이 된 이 시점은 말 그대로 자중지란 대환장 파티를 기대해 봐도 좋을 만한 국면이다. 그리고 승리자는 그게 누구이든 거리의 시민들 (그 거리가 광화문이든 여의도든) 덕이라고 치켜세울 것이다. 그게 어부지리다. 어쨌든 이긴 놈 편의 시민들은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환호작약할 테니.
적대 공생의 대치 국면은 서민들에게 피곤하다. 그건 지들끼리 나눠 먹는 국면이니. 방아쇠가 당겨졌으니 이긴 편은 행복할 테고, 진 편은 망명을 해야할지도 모르지만 와신상담하여 죽지도 않고 또 나타날 테니, 8년 뒤에 시민들은 다시 거리에 서야 할까? 그때의 미국은 트럼프의 3선을 맞이하게 될까? 이 기묘한 평행 우주 속에서 우리는 또 12월을 맞았다. 마침 계엄일은 고구려가 멸망한 날이었다고 하고, 군사반란 주도로 전두환에게 구속영장이 집행된 날이며,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날이고, 200만의 박근혜 퇴진 시위가 열린 날이기도 하다니, 하나의 자중지란이 더 추가된 날이 되었다.
잊지 말아야 한다. 적대적 공생을 깨야 발전할 수 있다. 흔들고 또 흔들어야 한다. 그래서 지진이 나고 홍수가 덮치는 것이다.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풀 베고 누워있는 걸 자랑하지 마라. 우박이 네 머리 위로 쏟아질 테니. 지구는 그래도 도니까. 바라기는 적대적 공생의 당사자들에게 '서울의 봄' 같은 결말이 없기를, 오로지 '아수라'처럼 최후를 맞기를 바라는 바이다. 그리고 그 자리를 다시 누군가 채우더라도.
추신 :
탈중앙화의 플랫폼이라며 점잖들 떠느라 찍소리 한마디도 하지 않는 우리들이 한심한 마법사의 푸념이다. kr이라니 쪽팔리다. 이러니 하이브에 발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