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in #kr3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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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두통으로 잠을 설친 관계로 온종일 멍하니 정신이 없는 하루가 지나간다.
아침을 일찍 챙겨 먹고 새를 보러 가려고 했는데 날씨가 너무 흐려서 오전엔 나가지를 못하고 해가 더워진 오후에나 나갈 수 있었다.
몇 달 뒤면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이곳에서의 하루하루가 점점 소중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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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의자는 언제부터인가 춥지 않은 주말이면 내가 늘 가는 공원에 있는 의자다.
저 곳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정말 많은 새가 날아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참새, 벌새, 블루제이, 까마귀, 아메리칸 로빈, 또 이름도 모를 많은 새가 조용한 오전 시간에 많이 날아오는 공원.
오늘은 뜨거운 오후에 가서 그런지 벌새밖에 보이질 않았다. 새를 보는 것도 좋지만 따뜻한 햇볕 속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 것도 정말 좋다. 명상한다고 멍하니 있다가 살짝 잠이 든 적도 몇 번 있을 정도다.
그렇게 멍하니 의자에 앉아 축축해진 일주일의 피로를 뜨거운 햇살에 건조 시키고 나면 또 일주일을 버틸 에너지가 들어 오는 거 같은 착각을 한다. 시끄러운 세상에서 잠시 떨어져 아무 생각이 안 나는 오롯이 내가 가질 수 있는 평온함을 누릴 수 있는 시간과 장소.

아래 사진은 의자에서 바라다보이는 풍경. 오른쪽 나무에는 주로 벌새들이 모이고
아래 왼쪽 나무에는 각종 다양한 새들이 다 날아와 앉아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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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명상을 하고 내려오는 길에는 관광객 코스프레를 해 본다.
꽤나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 콘으로 사서 먹으며 걷고 싶지만 이제 다시는 그런 자유를 가질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파인트에 담아 왔다. 그리고는 다 녹아서 다시 냉동실로 직행.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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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후 다른곳으로 가시나요? 왜요? 직장때문에...

네. 그럴꺼 같은데 아직 100% 정해진건 아니에요. ^^ 장거리 이사가 너무 싫어서 0.1% 라도 안가도 되면 안 가고 싶거든요. ^^

저도 햇볕 쬐면서 잠들고 싶네요.
햇빛 알레르기가 있단게 함정이지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