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주의 마무리를 망쳐버린 말한마디.
안녕하세요. 닌자콩입니다.
전 글들 마무리에 늘 살아가는 이야기로 다시 오겠다느니 즐거운 이야기로 오겠다느니 남기는데, 오늘은 기분좋은 이야기가 아닌 금요일 밤을 망쳐버린 제 푸념을 좀 남기려고 합니다.
전.. 아이가 생기기 전에는 이런 생각들을 했었습니다.
내 진심이 아이에게 전해지면 아이와 교감을 하고 선배 부모들이 했던 실수는 안할거라고~
이런 순진하고 오만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들이요.
실제로 아이가 생기니 마치 학창시절 배웠던 태권도 품새가 실제 학교내 싸움에서 신체 차이때문에 큰 도움이 안되었고 도덕교과서의 내용이 실제 사회생활에서 잘 안먹히는 그런...것 처럼 제가 생각하고 계획했던 육아와 실제 육아의 갭은 너무나 컸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둘째 아이도 있지요~
첫아이의 주 양육자는 어머님(장모님) 이신데 오늘 오후에 처가댁으로 잠시 보내드렸습니다. 자식들의 집이라도 몇달동안 계속 있으면 당연히 불편하시고 처가에 혼자 계신 아버님(장인어른)도 신경쓰이시고 집도 신경쓰이시고 하니깐요. 심지어 어머님과 저희는 2년정도 같이 살고있습니다. 흠... 불효자들...ㅜㅜ
오늘의 문제는 여기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문제긴 합니다. 레알.
첫째 아이가 어머님이 안계시면 잠자기 까지 너무 고생스럽다는 겁니다. 엄마나 아빠는 첫째 아이에게는 주 양육자로 인식이 안되는것 같아요. 게다가 둘째는 생후 한달만에 감기가 와서 계속 칭얼 대고 있습니다. 숨쉬기도 힘겨워 하고 기침하는거 보면 안쓰럽고요.
대략 두시간동안 안방과 거실에서 두아이의 울음이 계속 되었죠. 둘째는 제가 방에서~, 첫째는 제 처가 거실에서 보고요. 어느정도 잠잠해 지나 싶었는데 둘째가 배가고파서 터진 울음이 진정이 안되어 결국 거실의 처한테로 데려가게 되었습니다.
이때 첫째아이의 초대성 통곡이 시작되었고 진정의 기미가 안보였죠. 듣고 달래고 하던 제 입에서 저도 모르게 육두 문자가 나왔습니다. 저조차도 사용하지 않던 단어들이었습니다.
저도 놀라고 아내도 놀랐습니다. 일단 전 둘째아이를 안고 방으로 다시 돌아왔고, 거실에서 어렵게 첫째아이를 재우고 들어온 제 처는 둘째를 뺏어가다 시피 데려가면서 어째서 애기한테 그런 남한테도 안하는 상스러운 말을 하냐고 하더군요. 전 변명이랍시고 한말이 고작.. 딸한테 한말이니 딸한테 사과할꺼라고 했는데... 제 처의 눈에서 눈물이 후두둑 떨어집니다.
그때 '아... 이 못난놈...' 이란 생각이 들었고 둘째를 안고있던 처를 안고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꼭 첫째아이 눈보고 사과하겠다고도 했구요. 첫째는 잘 주무시고 계시네요 다행스럽게두요.
전 이 가정의 가장인데 큰 방패역할 스티로폴같이 충격흡수 역할도 해줘야 할 그런 제가 오히려 가족구성원에게 스트레스를 전가한 꼴이 되었네요. 일단 아내의 용서덕분에 넘어가긴 했는데(용서는 받은거겠지????) 제가 잘못한 부분을 복기 하기도 하고, 푸념을 하고 싶기도 하고 해서 좀 두서없이 글 남겨봅니다.
원래 남자도 뭔가..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기도 하고 그렇잖아요. 저만.. 그런가요? 나만 쓰레기야?ㅎ
다음엔 즐거운 꺼리를 만들어서라도 긍정적 에너지를 뿜뿜 뿜어내는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공기처럼 없으면 살기 힘들지만 존재가 당연한것 같았던 가족구성원에게 사랑한다고 한마디씩 해주세요. 어색하겠지만서도.. 다압니다.ㅎㅎ 내일은 저도 아버지, 어머니한테 연락해서 사랑한다고 해야겠어요. 갑자기 보고싶어 지네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