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토박이의 난감한 부동산 재테크 성적 #1
이것은 부동산 재테크 관련 에세이 한 토막이다.
에세이인 이유는,
한정적인 주변 사람 관찰에서 나온 술자리 농담거리이기 때문이고,
전혀 탄탄한 논문과 데이터는 고려하지 않은 얘기들이기 때문이다.
선대인 마니아와 강남 토박이
근 몇 년,
'불이 붙었소'하는 부동산 상승기에,
가장 소외된 주변 사람은 세 가지 카테고리 정도겠다.
첫째, 돈 없는 사람
이건 뭐 너무 당연해서 할 말이 없다.
둘째, 선대인 마니아
주변에 꽤 많은 지인들이 이 케이스다.
한 손엔 칼,
한 손엔 선대인 저서를 들고,
굳건하게 전세를 지켰던 지인 말이다.
나보다 키가 큰 부동산이란 놈은 분명 하락할 거고,
내 허리 정도까지 내려오면,
단칼에 목을 베어 집을 사리라.
라고 결심했는데,
안타깝게도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선대인 소장도 전망이 틀린 것 자체에 대해서 뭐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그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도 많았고,
본인도 나름 논리를 가지고 낸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개인적으로 그 이후 애프터서비스가 없다는 게 불만이다.
본인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어떻게든 영향력이 있었고,
믿고 따르던 사람을 위해,
최소한 본인 전망이 왜 틀렸는지 치밀한 분석을 한 후,
향후 방향에 대해 재조정 작업 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선대인을 믿고 따르던 지인들이 그 이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을 보면,
결국 버려진 게 아닌가?
마지막으로
셋째, 강남 키즈, 강남 토박이
나는 서울 변두리에서 신혼집을 시작했다.
집을 산 케이스인데,
워낙 집값이 싼 곳이라,
중심부 전셋값보다도 싼 곳이다.
그 아파트 단지에는,
집을 살 여력이 있지만 그냥 전세로 사는 사람도 많았는데,
특히,
강남 토박이 출신들이 그러했다.
보통 이런 이유다.
이 동네 집을 사면 벗어나질 못하게 된다는 것.
혹은,
주변 지인들이 절대 사지 말라,
서울 변두리는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강남 토박이인데 왠지 여기서 첫 정착을 하는 것에 대한 미묘한 거부감.
전세로 사는 것은 스쳐 지나가는 방문객이지만,
집을 산다는 것은 정착민이 되기 때문이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나 역시 서울 변두리에 사는데도,
더 변두리에서 시작은 정말 하기 싫더라.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익숙한 데다가,
모두가 입성하려는 강남에서 자란 토박이라면,
어떻겠어.
후천적 강남
한마디로 주거에 대한 눈이 높다 보니,
이게 근 몇 년 부동산 상승기에,
큰 걸림돌이 되었다.
또한,
'강남 토박이'이라는 것 자체에 재테크 상 애매한 부분이 있다.
강남 지역은 우리나라 최고 집값을 자랑한다.
강남에 집 한채 있으면 꽤 산다고 본다.
강남에 집 사서 들어온 사람은 어떤가?
10억, 15억, 20억 되는 집을 사서 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강남 토박이는 또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다.
강남 토박이란 어렸을 때부터 강남에 산 친구들이다.
어렸을 때,
강남 집값이 이렇게 비싸지 않을 때,
집을 사서 지금에 이르른 것이다.
3억, 5억에 산 집이 지금에 이르러 10억 15억씩 하는 것이다.
10억, 20억이 있어 강남에 들어온 것과 다른 것이다.
오히려 진짜 부자는 후천적 강남 주민인 경향이 크다.
재테크상 발목
결국 보통의 강남 토박이는 오히려,
주거에 대한 눈은 높은데,
현금흐름상 강남에 집을 사긴 힘든 상황에 빠진다.
강남 토박이라 함은 결국 부모님이 강남에 집이 있다는 것인데,
재산상 10억, 15억이 있는 것과,
압도적인 현금흐름을 가진 것은 언제나 일치하지 않는다.
압도적인 수익원이 없는 사람은,
자식 집을 해주려고 하면,
결국 집을 팔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집을 팔아서 재산을 증여하는 순간,
양세대가 강남에서 살긴 힘들 것이다.
그래서,
제한된 자금력과,
눈높이를 맞추려면,
타협할만 곳에 전세를 사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전문직이라고 할지라도,
강남에 단 번에 집사긴 힘들다.
부모가 도와주지 않는 한 말이다.
그래서,
많이들 분당, 마포, 혹은 강남에서 좀 연식 있는 소형 평수 전세를 선택을 했었다.
그런데,
부동산 폭등기에는 상당한 기회를 날리게 된다.
집값이 이렇게 뛰어도,
전세를 살고 있는 내 재산상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
현금흐름은 내 직업과 관련 있지,
강남에 사나, 지방에 사나 상관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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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닉네임 때문인지 웬지 마카오.베가스가 같이 떠오르네요 ㅎㅎ. 실제로 주변 애들 중에 저런 상황인 토박이들이 꽤 되긴 해요. 다 그런건 아니지만요.
하핫, 사실 베가스 때문에 만든 닉네임이기도 하죠.
베가스의 푸짐한 뷔페가 그립네요 ㅎㅎㅎ 지인 방문 핑계로 함 가즈아~ 하고 싶네요. 여튼 nomorebet 은 "투자이든 일상이든 타이밍을 알고 일정 선을 넘기지 않는다 오바하지 않는다. 불나방은 되지 말자" 이런 좋은 의미로 저는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확 와닿는 말씀이네요.
후천적 강남 주민들이 넉넉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토박이들보다 더 여유로운 삶을 사는 걸 보니 말이죠..
그쵸, 후천적인 분들은 정말 자금력이 어마어마 하신거죠.
흥미진진합니다. 생각해보니 현금흐름이 괜찮지 않고서야 강남토박이들은 집 사기가 좀 힘들겠네요. 다른곳에 집을 사자니 가오가 안살고...강남에 사자니 돈이 어마어마해지고...
또 들리겠습니다. 팔로우 업봇하고 갑니다!
딜레마에 빠지시는 분들을 많이 봐요.
오히려 경기도에서 서울로 진입하시는 분들이 재테크를 굉장히 잘하시더라구요.
서울 전체를 매매 대상으로 상당히 폭넓게 접근하시구요.
맞아요. 경기도에서 서울로 가는분들은 굳이 강남을 고집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보면서 투자할 곳을 정하는것 같아요. 시야를 더욱 넓게 가지고 접근하는것 같습니다.
시그널 님을 통해 여기까지 오게됬네요. 팔로우하고 종종 뵙겠습니다.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설에서 대학교까지 모두 졸업하고 강남에서만 20년째 회사운영하고
있습니다~ 나름 경제적으로 부족한 것은 없었지만, 호시탐탐 강남아파트매수을 보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진입못했네요ㅠ
강남토박이든, 후토박이든 진입가능한 태생은 어쨋거나
따로 있는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