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게임 개발팀의 겨울나기

겨울은 추운 계절입니다. 추위를 이겨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그렇기에 겨울을 나는 것은 어려운 일을 이겨내는 것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영세한 업체의 '겨울나기'는 단어 그대로의 의미보다는,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과정의 비유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단어 그대로의 인디게임 개발팀의 '겨울 나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속았징)

들어가기에 앞서, 인디게임을 만드는 회사의 규모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게임'은 알겠는데 '인디'는 뭐지? 라고 생각되시는 분들도 꽤 계실겁니다.

'인디'의 개인적인 정의는 앞으로 따로 정리할 생각이므로 오늘은 간단하게,

많은 '인디게임'이 '소규모로 제작된 경우가 많다' 정도로 먼저 이해를 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 국내의 인디게임 업체들은 1명부터 20명 내외의 큰 규모의 업체까지 다양한 규모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대부분은 5명 내외의 적은 규모의 비중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소속된 팀은 2명이 각자의 전문 분야에, 게임개발에 필요한 여러 분야를 겸해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아주 작은 규모의 팀입니다.

(그래도 1인 개발을 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무려 200%의 맨파워를 갖고 있으니 좀 더 나은 환경이겠죠?)

게임개발은 보통은 {인터넷이 되는 좋은 컴퓨터 + 책상 + 의자} 만 있으면 되므로, 일반 사무직과 비슷한 업무 환경만 있으면 됩니다.

때문에 인디게임 개발팀들은 보통 적당한 크기의 오피스텔, 공유형 오피스 등 유지비가 적게 들어갈 수 있는 환경을 선호하게 되며, 저희처럼 집에서 그냥 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저희는 집에서 일합니다!

저희 집에는 따로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겨울은 추운 계절이고,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많은 관리비가 들어갑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코타츠형 데스크' 입니다.

'코타츠'는 일본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사용하는 특별한 형태의 가구입니다.

분명 일본에서도 저희처럼 겨울을 나기 위해 고민을 했던 분들이 있었을 것이고,

고민의 결과 위처럼 창의력 넘치는 가구가 탄생하게 된거죠.

평소 저희 집에서 식탁 등 다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테이블에 담요를 붙여서 '코타츠형 데스크'를 만들어 봤습니다.

보기에는 엉성하지만 덕분에 겨울에도 보일러의 가동 없이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 하게 된거죠.

처음에는 실제 코타츠와 비슷하게 낮은 테이블을 이용해서 흉내를 내봤는데,

휴식에는 적합할지 몰라도 장시간 작업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결론을 내게 되었습니다.

코타츠는 단순히 이불을 붙인 테이블이 아니라,

테이블 하단에 온열기가 붙어 있어서 '훈훈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저희는 기존에 사용하던 테이블에 온열기를 붙일 수 없어서,

회전할 수 있는 스탠드형 온열기를 별도로 구매하여 테이블 밑에 두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반전은, 예쁜 온열기를 구매하다보니 비용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뭘 위한 난방 대책이었는지 초기 목적을 잊어버렸죠...)

결과는? 만족스럽습니다.

보일러를 가동해서 난방을 할 때 만큼의 쾌적함은 물론 기대할 수 없습니다.

공기 전체를 데울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니까요.
(우리 선조들의 온돌 문화는 자부심을 가질만 합니다)

그래도 작년과 비교해 볼 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월등히 많아졌음에도,

관리비는 훨씬 적게 나오니 효과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여러분은 어떻게 겨울을 나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