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센(mise-en-scene): 단일한 쇼트 안의 공간적 구도/배치 2

in #kr3 years ago

롱테이크의 대표적 사례로 유명한 <서편제>에는 인생역정의 우여곡절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굽이굽이 한 맺힌 노랫자락과 춤사위를 유장하게 풀어내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만약 여기서직선적인 길을 공간에 배치한다거나 쇼트를 짧게 잘라서 편집을 한다고 하면, 아무래도 유장하게 이어지는 인생의우여곡절은 제맛을 낼 수 없겠죠.
또한 훌륭한 딥 포커스 장면으로 꼽히는 <시민 케인>의 한 쇼트에서는 창문 밖에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의사결정에서 제외되고서도 그 사실을 모르는 채 뛰노는 어린 케인과 문젯거리로 낙인찍혀아들의 미래에 대해 아무런 영향력도 미칠 수 없는 무력한 아버지가 왼쪽으로 쏠려서 배치된 반면, 오른쪽의 어머니와 대처는 아이의 미래를 의논하는 권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창밖’의 ‘작은’ 아이와 ‘집안’의 ‘큰’ 어른들, 의사결정에서권력을 행사하는 이들과 배제된 이들의 좌우 대치가 무척이나 인상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