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나만의 명장면] 18.05.29(화)

in #kr6 years ago
#1

오늘 점심은 저와 같은 팀인 한국인 동료, 그리고 이 동료와 친한 일본 분과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어색한 분위기에서 첫인사를 나누고 서로 열심히 호구조사를 하던 중에 이분 고향에 대해 얘기를 듣게 됐습니다. 이분은 이와테현 출신입니다. 지도에서 검색해 보면 아시겠지만 여기는 후쿠시마와 꽤 가까운 곳입니다. 2011년 3월, 도호쿠 대지진이 발생한 이후에 도쿄로 오셨다고 하네요. 정확히 이와테현 어디에서 사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지진 이후로 이분께서 거주하셨던 지역에 일자리가 많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쭉 도쿄에서 살 계획이라고 하시구요. 얘기를 마치고 나서 잠시 정적이 흘렀습니다.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아마 그 순간 동시에 다 같이 머리 속에 방사능을 떠올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고향에 돌아가고 싶지 않냐고, 가족은 어디에 있냐고 등의 질문을 하려다가 말았습니다. 초면에 실례인 것 같기도 하고, 분위기도 더 어색하게 만들 것 같았거든요. 이후 화제를 돌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다음에 맥주 한잔하기로 하고 점심을 마쳤습니다. 도호쿠 대지진, 원전사고, 방사능 유출 등의 정보를 인터넷과 여러 미디어를 통해서만 접하다가 실제 해당 지역에 계셨던 분에게 직접 얘기를 들으니 뭔가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지금까지는 방관자의 시선으로 이 사고를 봐 왔다고 하면, 오늘은 같은 지구인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에 함께 맥주 마실 기회가 있으면 좀 더 많은 얘기를 나눠보고 싶네요.

#2

아내가 한국에서 가져온 멸치 가루를 넣고 끓인 된장국을 저녁으로 먹었습니다. 국물 한입 먹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라구요ㅎㅎ 원래 소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시원한 국물을 먹으니 한잔 생각이 났네요. 이 된장국을 한동안 먹을 수 있다고 하니 피곤이 싹 가시는 것 같네요^^

읽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편안한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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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호쿠 대지진도 벌써 6년인가요..마음이 참...
아내분 사랑에 행복한 밤 되실길요~^^

문득 생각해 보니 벌써 그렇게 됐더라구요...
편안한 밤 보내세요~^^

역시 한국 사람은 한국 음식이네요.^_^ ㅎㅎ

아무래도 일본에 계시니까 방사능 문제나 실제로 피해를 보신 분들도 만나고 하니 더 남의 일 처럼 안느껴지겠습니다.

정부에서 명쾌하게 밝히지 않으니 무섭긴 무섭더라구요.
오래 머물 생각은 아니었는데 어떻게 될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ㅎㅎ

된장국 맛있었겠네요~
새벽인데 배고파 지네요..ㅋ

일본에 갔을때 방사능에 대해 그렇게 체감할정돈 아니었는데..
@piljun님은 좀 더 가깝게 느껴지셨을 것 같네요.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아야 할텐데요..

타국에서 먹는 한국음식은 정말 맛나죠~

한잔 생각날땐 한잔 하셔야죠~

행복하고 신나는 불금 되세요~

참 무거운 주제이지요. 정부에서는 쉬쉬 하고 있으니 많은 분들이 심각성을 모르고 계신것 같아요.
다른것 보다 특히 된장국이 오래 먹어도 질리지 않고, 자꾸 생각나는 한국 음식인것 같아요 :)

필준님도 외국에 거주하고 계시는군요. 타국에서 살면 젤 그리운데 한국 음식이죠! 된장찌개 가 참 각별한 맛이었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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