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주 vs. 싼 주식, 바람직한 투자는?

in #kr7 years ago



If you pay peanuts, you get monkeys(월급이 쥐꼬리만하면, 멍청한 놈들만 남는다.)

2008년의 주식 시장 붕괴를 기억하고 있다면, 어떤 주식도 예외가 없었다는 사실도 기억할 것입니다. 경영 실적이 우수했던 기업들도 몇 개월 만에 시가총액 중 절반 이상이 사라졌으니까요.

예를 들어, 당시 경영 실적이 어느 기업보다 좋았던 피딜라이트(인도의 접착제 제조사)의 주가는 2007년 12월(시장 붕괴 직전)부터 2009년 3월(시장 바닥이 확인된 시점) 사이 55%나 하락했습니다. 다른 두 우량주 타이탄과 HDFC 은행 또한 각각 50%의 주가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간단히 말해, 시장 붕괴는 이런 우량주에 투자했던 이들에게도 악몽과도 같은 일이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용기와 배짱으로 이들 주식을 놓지 않고 버틴 이들에게, 이후 10년은 아름다움 꿈으로 바뀌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만일 여러분이 피딜라이트 주식을 2007년 12월 고점 부근 이후에도 보유하면서 현재(2018년 6월)까지 계속 잠들어 있었다면, 그 수익률은 1,000%(연평균 26%)에 달할 것입니다.

또한 당시 포트폴리오에 타이탄과 HDFC 은행 주식을 담고 있으면서, 이후 10년 동안 아무 것도하지 않고 잠들어 있었어도, 연평균 수익률은 각각 26% 및 19%였을 것입니다.

나쁘지 않은 수익률입니다. 연평균 20%로 10년이 지나면 투자 원금은 6배가 되고, 연평균 25%로 10년이 지나면 9배가 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잠자면서 이런 수익률을 올린 것이며, 고점에서 시장이 붕괴되고 나서도 일궈낸 것입니다.

빠드린 게 있습니다. 여러분은 2009년 3월 화장실에 가기 위해 일어났더니, 15개월 전보다 주가가 80-90%나 하락한 주식이 여럿 있음을 알았습니다. 포트폴리오를 들여다 보기에도 너무 졸려, 아내에게 그 주식들을 사달라고 말하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내가 대신 산 주식 중 하나가 ‘유니테크’였습니다. 이 주식은 여러분이 잠시 잠에서 깼던 2009년 3월 당시 2007년 12월 고점 대비 95%나 하락해 있었습니다. 아내는 또한 여러분의 포트폴리오에 ‘수즐론’과 ‘자이프라카쉬 어소시에이츠’ 주식을 상당 부분 매입해 두었습니다. 이들 주식도 고점 대비 거의 85% 하락해 있었고, 아주 싸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제 아내 또한 여러분이 부탁한 일을 마치고, 여러분이 깨어났을 때 거의 줍다시피한 가격에 주식을 샀기 때문에 엄청난 수익률을 올리게 됐다는 소식을 전할 꿈에 부풀어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부부가 2018년 6월 잠에서 깨었을 때, 유니테크는 아내가 매수한 주가 대비 85%, 수즐론과 자이프라카쉬는 각각 85% 및 70% 더 하락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2009년 3월 바닥에서 아주 싸게 매수했다고 생각했던 여러분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무얼 잘못한 것일까요?

시장이 붕괴되기 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피딜라이트, 타이탄 및 HDFC 은행은 각각 1,000%, 1,100 % 및 500% 씩 상승해 있었습니다. 무얼 잘한 것일까요?

아마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똑같을 것입니다. 문제는 기업에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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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에 장기 투자해 부를 일구고 싶다면, 싼 주식이 아니라 좋은 기업을 매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쁜 기업에 투자한 다음, 주가 싸졌다고 해서 물타기로 물량을 늘려가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집고 넘어가고 싶은 점은, 좋은 기업이라고 해서 어떤 가격으로든 매수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버핏이 말했듯이, 투자에서 매수 가격은 엄청나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처럼 피딜라이트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2007년 12월 피딜라이트의 PER 배수는 거의 45배에 달했고, 타이탄과 HDFC 은행은 각각 70배와 50배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이 주식들에서 발생한 엄청난 수익률은 이런 높은 출발 배수에도 불구하고 얻어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하나더 가정하자면, 여러분은 2007년 12월 당시에 위 주식을 매수한 것이 아니라, 그 이전 주가가 더 쌌을 때 보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쨌든, 주가가 높았을 때 매수하는 것하고 주가가 높아지기 시작했을 때 매수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여러분의 아내가 2009년 3월 유니테크를 매수했을 때, PER는 5배였고, 수즐론과 자이프라카쉬는 각각 30배였습니다. 따라서 매수 당시 주가가 아주 높지 않은 상황이었어도 이들로부터 큰 손실을 겪은 것입니다.

워런 버핏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적당한 기업을 훌륭한 가격에 매수하는 것보다 훌륭한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매수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

그 이유는 무얼까요? 버핏은 이렇게 말합니다.

시간은 훌륭한 기업에게는 친구지만, 평범한 기업에게는 적이다.

즉, '우량주' 치고 '싼 주식'은 거의 없기 때문에, 우량한 기업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가격(과도한 가격은 곤란하지만)을 지불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PER 배수가 그리 좋은 평가 지표는 아니지만, 우량한 기업이라면 전년도 수익 대비 25~30배의 주가를 지불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상은 '과도한'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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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마지막 교훈은 때를 잘 활용해 우량주를 매수하고, 제대로된 평가를 받을 때까지 장기적으로 보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장 붕괴는 예측을 하려 해봐야 소용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또한 시장 진입/청산 시점을 노리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승을 시작한 후 무릅에 사서, 하락이 시작된 후 어깨에 팔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단순히 주가가 하락했다고 또는 싼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해서, 아니면 우량주 가운데 살만한 주식이 없다고 해서 평범한 기업을 매수하는 일은 피하기 바랍니다.

처음부터 싼 주식을 찾으려는 투자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 대신, 경쟁 우위가 확실하고, 꾸준히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우량 기업을 찾는 것에서 투자를 시작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우량주를 찾았으면, 장기간을 기다려야 하더라도 적정한 주가가 될 때까지 기다리십시오.

찰리 멍거의 말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투자자라면 기다리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가 가만히 기다리는 일을 잘 하지 못한다. 미래를 위해 조급증을 갖지 않는 유전자를 타고나지 않았다면, 열심히 노력해서 조급증을 극복해야 한다.

늘~~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ㄴ^

<출처: SAFAL NIVESHAK, "High Quality Vs Low Pr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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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공감가는 얘기입니다. 요즘 투자하면서 크게 느끼고 있죠!

기다림은 늘 고통으로 다가오지만 몇 년 후 기쁨을 주는는 고통이라면 끝까지 기다려야죠:)

좋은글감사합니다! 전 너무 싼주식위주로만 구성해둔거같네요... ㅠㅠ

늘 좋은글 감사합니다. 지금처럼 힘든 시기에 오늘 주제는 더욱 마음에 와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