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바람직한 사용 사례 - 비영리 기관에 5,600만 달러를 기부한 익명의 비트코인 기부자

in #kr7 years ago



지난 1월 어느 날 린다 탄넨바움 이메일 한 통을 열었습니다. 그녀가 운영하던 소규모 의학 연구 자선기관을 거의 하룻밤 새 뒤바꿔놓을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곧 1백만 달러를 그녀의 기관에 보낼 텐데, 기관의 취지에 맞게 사용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몇 주 동안, "파인"이라고만 밝힌 기부자와 이메일을 교환했고, 다른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비공식적으로 이메일 교환이 이뤄졌고, 파인은 때로 웃는 얼굴이나 느낌표를 붙이곤 했습니다.

그 후 파인은 탄넨바움에게 두 번째 놀라운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파인은 "다시 기부금을 보내고 싶습니다."라면서, 4백만 달러를 추가로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현재 "오픈 메디신 재단" 소속 과학자들은 (2017년 모금액보다 2백만 달러 많아진) 5백만 달러 자금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파인은 거의 60곳의 기관에 5만 달러에서 5백만 달러까지 기부금을 기탁했고, 이 재단은 그 중 한 곳일 뿐이었습니다.

파인은 지난해 12월부터 비트코인으로 얻은 수익 대부분을 선물할 목적으로 이런 특이한 기부를 시작했습니다. 파인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 레딧에 "쓰고도 남을 만큼 많은 돈이 있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자금 지원을 원하는 이들은 신청하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감동과 기쁨

파인은 신원을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크로니클 지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기부가 끝났다고 밝혔습니다. 1만 명 이상이 기부금을 신청했고, 파인은 5천3백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고, 비영리 기관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안겨주었습니다.

국제 보건 그룹 '왓시'의 공동 설립자 체이스 애덤은 파인이 1백만 달러를 기부했다는 소식을 비행기에서 접했습니다. 그는 너무 감격한 나머지, "마치 기적처럼 느껴졌다."라고 말합니다.

이후 파인은 1백만 달러를 더 기부했고, 이 돈은 위기에 처해 있던 왓시가 거의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왓시는 7년 전 출범했으며, 실리콘 밸리의 유명한 투자사 '와이 콤비네이터'의 지원을 받은 최초의 비영리 기관으로, 개발도상국에 보편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될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애덤스에 따르면, 파인의 기부로 감명을 받은 익명 기부자가 50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왓시에 기부해 왔다고 합니다.

한편, 파인의 선물은 탄넨바움의 재단이 후원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고 합니다. 오픈 메디신 재단은 2012년 출범했습니다. 탄넨바움과 론 데이비스(오픈 메디신 재단이 후원하고 있는 스탠포드 연구 센터를 이끌고 있는 과학자)는 모두 근육통 뇌수막염을 앓고 있는 자녀가 있습니다. 이들의 목적은 수백 만 명을 괴롭히고 있으며, 그 중 대부분을 세상을 떠나게 만드는 만성 질환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것입니다.

수백 명이 레딧과 오픈 메디신 재단 웹페이지를 통해 파인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탄넨바움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들은 파인을 우리 중 하나라고 믿습니다. 그들은 누군가 정말로 우리를 돕고 있으며, 정말 진정으로 우리를 믿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람직한 비트코인 사용 사례

파인은 자선을 해오던 사람이 아니고, 이번 기부를 한 특별한 계기도 없었다고 합니다.

"내 비트코인을 세상을 위해 좋은 곳에 사용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기준이 있었습니다. 파인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기관에 관심이 더 많았습니다. 일부 유명 기관에 현금을 기부하기도 했지만(“아메리칸 시빌 리버티 유니온”과 “체리티:워터”에 각각 2백만 달러를 기부했음), 대부분은 소규모 기관 일반 기부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 문제를 다루고 있는 프로젝트에 기부금을 보냈습니다.

여기에는 의학 치료에서 마리화나와 환각제 사용을 연구하는 “사이키델릭 스터디”(5백만 달러), 유타 주에서 애완동물 구조 및 입양 기관인 “너즐스”(1백만 달러) 및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 깨끗한 물을 제공하기 위한 “워터 프로젝트”(1백만 달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파인은 "다양한 영향"을 가져올 수 있는 기관에 관심이 높았습니다. 즉, 기부금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기관 또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기관이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개발도상국에 오픈 소스 의료 기록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는 자원 봉사자 네트워크인 오픈엠알에스에 1백만 달러가 전달되었습니다. 오픈엠알에스는 파인의 기부금이 소프트웨어 패치 개발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깜짝 선물

파인의 기부는 단순한 방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파인애플 기금"을 통해 비트코인을 골고루 나눠준 것입니다.

파인은 레딧을 통해 기부금 신청을 받기 전에 먼저 4개 기관에 비트코인을 기부했습니다. 온라인 개인 정보보호와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있는 "일렉트릭 프론티어 재단"은 다음 같은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파인의 기부 의사를 전달받았습니다.

"파인애플 기금이 1백만 달러를 기부하고 싶습니다."

이 기관의 개발 책임자 애런 주는 이 메일이 예전 나이지리아 왕자의 메일처럼 사기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두 번째 이메일이 도착할 때까지 답변을 보낼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주와 파인이 이메일로 기부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사기 걱정은 사라졌습니다.

"그들의 진실성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우리 기관이 해왔던 일을 잘 알고 있었고, 진심으로 우리를 지원하고 싶어 했습니다.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주도 파인을 "그들"이라는 복수로 표현하고 있는데, 개인이 아니라 여럿이 모인 단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파인이 기부금 신청을 받기 시작하면서, 간단한 온라인 양식이면 충분하도록 했습니다. 파인은 서류 작업에 쏟을 시간을 본연의 업무에 쓰길 바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부금 선물을 받은 이들은 파인이 간단한 이메일을 통해서만 소통했다고 말합니다. 비트코인 환전은 일반적으로 비트페이 같은 외부 기관을 통해 처리했으며, 이를 통해 자선 기관 은행 계좌로 현금을 이체했습니다. 기부에는 제한이 거의 없었습니다. 파인은 가끔씩 진행 상황을 알려달라고 했을 뿐입니다.

왓시의 애덤은 그렇게 간결함 속에 사려 깊은 기부 과정이 묻어 있었다고 말합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너무 단순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가장 세련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믿을 만한 조직을 선택하고, 거의 조건 없이 기부금을 기탁하고, 기부 받은 기관은 본연의 사명에 집중하게 하는 것입니다.

파인은 기관들과 기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금액을 기부해야 기관들이 사업을 진행하는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첫 번째 기부를 한 후 탄넨바움에게 보낸 글을 보면, 파인은 탄넨바움의 기관이 사업을 진행하는데 문제가 없게 계속해서 기부금을 보내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파인은 다른 독지가들과 달리 기부의 투명성을 선택했습니다. 파인애플 기금 웹 사이트에 기부 목록을 올리고, 비트코인 보유고를 확인할 수 있는 블록체인 원장을 링크시켰습니다. 레딧을 통해 기부를 발표했고, 선정한 이유를 짧게 설명했습니다.

파인은 익명을 유지하는 이유가 부분적으로 자신의 신분 보호를 위한 목적이지만, 탐욕스런 투기꾼들이 많은 암호화폐 커뮤니티 전체에 경각심을 주기위한 목적도 있다고 합니다.

파인이 기부를 밝혔을 당시 기부 예정 비트코인의 가치는 약 8,600만 달러였습니다. 하지만 1월 중순부터 비트코인 가격이 추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인은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 다시 기부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그는 "일회성 계획이 아닙니다."라면서, 보다 점진적으로 기부를 진행할 예정이면, 기부의 결과도 평가해 볼 것이라고 말합니다.

한편 기부금을 받은 기관들은 이번 경험으로 몇 가지 교훈을 얻었다고 말합니다. 파인애플 기금에서 25만 달러를 받은 환경 보호 단체 "테네시 리버 조지 트러스트"는 종전까지 비트코인을 기부금을 받은 적이 없지만, 이번 신청에는 참여하게 되었고, 파인의 선물을 받은 다음부터 일주일에 걸쳐 암호화폐로 기부를 받고 이를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기관은 이 시스템을 계속 공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암호화폐가 새로운 자선활동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출처: The Chronicle of Philanthropy, "‘It Just Felt Like a Miracle’: Small Groups Win Big in Bitcoin Donor’s $56 Million Giving Sp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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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사용하는 사람이 중요하군요. 멋진 일입니다!

감명 깊게 잘 읽었습니다
파인의 비트코인 비영리단체 기부
경이롭네요!!!!
그런 익명의 이방인들이 있기에 세계 도처의 슬픔과 아픔의 도가니에서도 살맛나는 지구촌 사회가 되어가리라 믿습니다!!!

거의 조건 없이 기부금을 기탁하고, 기부 받은 기관은 본연의 사명에 집중하게 하는 것입니다.

받는 대상을 잘 고르는 것이 필수겠지만, 이상적인 기부 방식이네요.
조금 주고 계속 갑질하는 것을 생각하면.... orz

좋은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쓰인다면 정말 이상적인 조화인 것 같네요 ㅎㅎ 팔로하고갑니다!

앞으로는 디지털에도 따스함이 좀 더 느껴질거 같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팔로 드리고 가욧~

잘 읽었습니다. 받는 쪽 보다 주는 쪽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어요..업보팅하고 가겠습니다. 격려 부탁드립니다. 뉴비인데 스팀 분위기가 활발하지 않은거 같아 좀 마음이 아픕니다. 팔로우하겠습니다.

오오...
좋은 얘기 잘 보고 갑니다^^

세상은 아직 많이 따뜻한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따뜻한 가상화폐의 활용이네요!

이런분들이 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큰 위로가 됩니다. 좋은포스팅 잘봤습니다. 리스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