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전 세계로 확장할 수 있었던 비결

in #kr6 years ago

아일랜드 트리니티 대학 경영 대학원의 루이스 브레난(Louis Brennan) 교수의 글 “How Netflix Expanded to 190 Countries in 7 Years”을 소개합니다.

브레난 교수는 넷플릭스의 성공을 “기하급수적 세계화,” 즉 처음에는 서서히, 이어 조금 빨리, 그리고 다음에서 급속하게 세계 시장 진입을 꾀한 전략 때문이었다고 봅니다.

그러면서 급속히 승자독식 구조로 나가고 있는 시장에서, 세계화를 노리는 기업이라면 넷플릭스의 성공 모델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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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Netflix)가 성공한 가장 큰 요인은 사업을 전 세계로 확장한 것이다. 2017년 190개국 이상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약 1억 3천만의 가입자 중 7,300만이 미국 이외의 국가에 살고 있다.

2018년 2분기 처음으로 해외 스트리밍 매출이 미국 내 스트리밍 매출을 넘어섰다. 2010년 이전 미국에서만 사업을 진행 중이었고, 2015년까지만 해도 단(?) 50개국에 진출했던 회사로서 상당히 놀라운 업적이다.

물론 세계로 진출한 다른 미국 인터넷 회사들도 많다. (페이스북과 구글만 해도 충분히 알 수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세계화 전략과 그 과정에서 극복해야 했던 많은 도전 과제에는 독특한 면이 있다.

  • 넷플릭스는 지역별로, 때로는 국가별로 콘텐츠를 확보해야 했다.

  • 현지 시장에서 방영 가능한 콘텐츠 구분하는 것처럼, 다양한 국가별 규제 제한을 파악해야 했다.

  • 해외 가입자들 대부분이 영어를 잘 모르기 때문에, 현지 언어로 자막을 만들어야 했다.

  • 그리고 잠재 가입자들 중 상당수가 무료 콘텐츠에 익숙한 나머지 여전히 돈을 내고 영화 등을 시청하는데 주저하고 있다.

또한 많은 나라에 강력한 스트리밍 경쟁업체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예를 들어, 프랑스와 인도의 경우, 홈그라운드 이점을 등에 업은 현지 선두업체들이 자국 언어로 된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에, 넷플릭스의 선점 효과는 의미가 없었다.

독일 같은 경우에는 아마존 프라임 같은 경쟁 업체들이 이미 들어와 있었다. 그럼에도 프라임은 미국에서만큼 가입자를 늘리지 못했고, 그 틈을 타 넷플릭스는 프라임이 처음 문을 연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이렇게 전 세계로 발을 넓힌 넷플릭스는 다른 모든 순수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성공은 두 가지 전략적 움직임에 기인했다고 할 수 있다. 3단계에 걸친 신규 시장 진입 전략과, 진입 후에는 이들 시장에 동화되는 전략이었다. 이 두 전략은 글로벌 확장을 꾀하고 있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단계로, 넷플릭스는 모든 시장에 동시에 진입하려 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시장들 간의 지리적, 심리적 거리감 또는 인식 차이를 감안해 가면서, 먼저 미국과 인접한 시장에 집중했다.

예를 들어, 2010년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비슷한 점이 많은 캐나다를 제일 먼저 선택한 것이다. 이렇게 넷플릭스는 외국풍의 "이질감"에 덜 민감했던 지역에서 먼저 세계화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국내 시장을 뛰어넘어, 핵심 능력을 확장하고 키우는 방법을 배웠다.

이런 의미에서 넷플릭스의 세계화 과정 중 첫 단계는 기존의 확장 모델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넷플릭스는 다양한 경험과 교훈을 얻었고, 이를 통해 몇 년 만에 여러 다양한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했다. 이것이 둘째 단계다.

넷플릭스는 첫째 단계에서 배운 교훈을 훨씬 더 다양한 시장에 보다 빠르고, 광범위한 확장을 꾀한 둘째 단계에 십분 활용하면서, 약 50개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둘째 단계에서는 시장 간의 유사성, 부유층의 비중 및 광대역 인터넷의 보급 정도 같은 요건을 바탕으로, 충분히 매력을 끌만한 시장을 택했다. 여기서도 계속해서 세계화에 대해 배우고, 지역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는 전략이 매출을 확대에 일조했다.

더 먼 시장으로의 확장이었기 때문에, 빅 데이터 분석에 대한 기술적 투자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의 선호도에 맞는 콘텐츠 개발에 대한 투자가 병행되었다.

넷플릭스는 셋째 단계를 통해 더 빠른 속도로 190개국에 진입했다. 여기서도 물론 처음 두 단계에서 배운 모든 것을 활용했으며, 사람들이 선호하는 콘텐츠, 거기에 맞는 마케팅 및 회사의 조직 구성 방법에 대한 더 많은 전문 정보를 얻어냈다.

현재 넷플릭스는 자막을 포함한 더 많은 언어로 된 콘텐츠를 추가해 전 세계적인 콘텐츠 라인업을 갖추었고, 알고리즘을 통해 가입자별로 최적화시켜 제공하는 한편, 지불 결제 업체를 비롯한 다양한 다른 회사들과 파트너십 체결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6년 폴란드와 터키에 진입한 지 6 개월 후, 넷플릭스는 현지 언어로 사용자 인터페이스, 자막 및 더빙을 추가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전에 진입한 시장에서처럼, 먼저 얼리어답터에 주력한 서비스를 시작한 다음, 더 많은 잠재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기능들을 빠르고 지속적으로 추가해 나갔다.

세계의 일부 지역, 특히 신흥국과 및 개발도상국의 경우, 대부분이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음을 파악한 넷플릭스는 가입, 신원확인 및 인증 과정을 모바일 환경에 맞게 개선하고, 인터페이스와 스트리밍을 효율적으로 제공하는데 더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또한 기기 제조업체, 모바일 및 TV 사업자,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들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갔다.

넷플릭스는 진입한 새로운 시장과 협력하면서, 그에 맞게 일해 나갔다. 지역 내 주요 회사들과 파트너십 관계를 맺어, 상생 관계를 형성했다. 경우에 따라 휴대 전화 및 케이블 사업자와 제휴해, 기존 VOD(Video-On-Demand) 제공 플랫폼에 자사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보다폰이 아일랜드에서 TV 서비스를 시작하자, 리모컨에 넷플릭스 전용 버튼이 포함되게 했다. 보다 최근의 경우, 넷플릭스는 스페인과 라틴아메리카의 텔레포니카와 일본의 KDDI와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최고 콘텐츠 책임자 '테드 사란도스'의 말을 빌자면, "훌륭한 이야기는 국경을 초월한다."라는 것이 넷플릭스의 생각이다. 지역 콘텐츠에 대한 고객 선호도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한편, 현재 17개 시장에서 독창적인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넷플릭스가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보급이 가능하도록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것이다. 즉, 제작 지역의 고객뿐만 아니라, 더 광범위한 잠재 고객을 끌어들일 목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넷플릭스는 전 세계 모든 지역 콘텐츠에 투자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지역별로 주요 회사들과 별도 콘텐츠 계약을 맺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전 세계 모든 시장에 동시에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통합 계약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또한 지역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공급받기 시작하면서, 지역 제작자들은 콘텐츠를 전 세계로 배급할 수 있게 되는 윈-윈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또한 지역별로 고객들에게 얻은 지식과 정보를 세계 시장에 적용해, 전 세계 고객층이 관심을 가질 만한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가 빠른 속도로 세계에 진출하긴 했지만, 모든 시장에 미국에서 성공의 핵심이었던 고객 중심 비즈니스 모델을 동일하게 적용했다.

고객들의 콘텐츠 이용 정보를 통해,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제공해야 가장 잘 먹히는지 알아냈다. 수많은 국가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특징을 살려, 다양한 시장에 다양한 접근 방식을 시도해 볼 수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입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예측 알고리즘의 성능이 계속 향상되고 있다.

지역 시장만의 정보를 잘 활용하는 것이 해당 지역에서 성공하는데 필수적이란 사실을 넷플릭스가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한 정보는 지역의 정치, 제도, 규제, 기술, 문화, 고객 및 경쟁업체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고 깊이가 있어야 한다. 지역별 문화를 깊게 이해함으로써, 그 차이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었다. 그럼으로써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더 높이고, 원활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종합해보면, 넷플릭스의 확장 전략은 '기하급수적 세계화'라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확장 주기를 세밀하게 편성하고, 점진적으로 속도를 높이면서 더 많은 국가와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런 방식이 경쟁업체보다 훨씬 빠르게 회사를 확장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 넷플릭스는 아마존 프라임 같은 기존 세계적 경쟁업체뿐만 아니라, 새로 나타나는 지역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세계와 지역을 아우르는 콘텐츠 확장이 지속되어야 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 많은 지역에 고속 광대역 인터넷 보급의 부족했던 것을 포함해 여러 기술적 요인들로 인해 기하급수적 세계화는 불가능했었다. 이후 휴대전화, 태블릿 및 스마트 TV를 비롯한 전반적인 인터넷이 성장하면서, 넷플릭스는 기하급수적 세계화가 이제 실현 가능한 전략임을 잘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의 정보를 얻어내, 거기에 따라 세심하게 대응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해, 지역별로 맥락을 잘 이해해야 한다. 시장은 점점 더 승자독식 구조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넷플릭스와 비슷한 세계화 전략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넷플릭스가 나갈 다음 성장 전략과 새로운 도전자들에 맞설 방법을 생각하면, 2부가 1부만큼이나 기대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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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공감합니다. 현지화 전략이 최근 기업들에게 중요한 포인트인것 같습니다.

문득, 백종원씨가 저가의 식당 몇 곳을 직영으로 열어서 시범 운영하면서, 추후 체인 전략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 떠오르네요^^

넷플릭스가 가격면에서도 매력적이라 한국에서도 현재보다 더욱더 가입자가 많아질것 같은 느낌이네요. 고화질 4계정 정액제가 만원대더라구요.
미래의 고객 저 한명 예약해둔 상태입니다.^^

4계정 정액제, 정말 듣도 보도 못한 획기적인 서비스인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 유저라서가 아니라 넷플릭스 비지니스 자체에 감탄하고 가네요 :)

성공하는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