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17일 길냥이 급식 일지
2017년 8월 17일 길냥이 급식 일지
오후 9시, 이른 시간인데 요새 이 시간에 줬더니 애들이 많이 모여있네요.
오늘은 찡찡이2와 카오스 부부 그리고 삼색이 아깽이 까지 있습니다.
왼쪽에서 사그락 사그락 소리 들리시죠?
담벼락 아래 사료 급식하는 소리입니다.
삼색이 아깽이와 카오스냥 어미가 급식하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삼색이 아깽이는 당장 제 손 앞으로 다가와서 사료를 먹고 싶은데, 어미냥이 나무랍니다.(18초)
제가 아직 멀티테스킹 능력이 부족해서 급식과 촬영을 함께하기가 어렵네요.
너무 가까우면 언제든 할퀴고야 말겠다는 카오스냥의 의지가 전해져서 조금 무서웠습니다.ㅋㅋ
사료를 주고 두 걸음 정도 물러나야 저렇게 먹기 시작합니다.
항상 먼저 다가서는 것은 아깽이들입니다.
화면에서 오른쪽이 삼색이 아깽이인데, 어미인 카오스냥이 몸에 가려서 잘 안보이죠?
오른 쪽 차체 아래에 레이저 광선을 쏘는 냥이는 아마 요 삼색이 아빠로 추정되는 카오스냥입니다.(14초)
부모인 카오스냥들에겐 두 걸음 떨어진 제가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입니다.
더 멀리 떨어지라고 야단이네요(16초)
하지만 삼색이 아깽이는 맛있게 먹습니다.
뭐라고 혼자 꼬꽁~! 하는 귀여운 소리를 내면서 쉬지 않고 먹습니다.
다른 동물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고양이들은 어릴수록 경계심이 적은 것 같습니다.
그 외엔 새끼를 뱄을 경우에도 사람에게 친근감을 표시합니다.
새끼를 안정적으로 낳으려는 수작이지요 ㅋㅋ
27초 쯤 보시면 삼색이 아깽이의 어미인 카오스냥이 제가 아빠로 추정한 카오스냥이를 향해 날을 세웁니다.
그 모습을 더 자세히 촬영하다 애들이 놀랐네요.
하지만 제일 먼저 다시 사료로 다가오는 건 역시 삼색이 아깽이죠.(33초)
끼야~ 꿍! 끼야~ 하는 소리는 아깽이가 내는 소리입니다.(43초)
경계하는 소리가 아니라 맛있다고 우는 소리 같아요.
찡찡이2가 왼쪽 차체 아래에서 눈치만 보고 있네요.
카오스냥이 가족들이 식사 중이라 가까이 가지도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최고령 단골이신데...
그래서 따로 자리를 마련해드렸습니다.
그리고 운동을 다녀왔습니다.
운동 후엔 길냥이들이 얼마나 먹었는지 확인하러 갑니다.
그런 제 앞에 나타난 것은 멍청해보이는 고등어입니다.
얘 이름은 "멍청해보이는 고등어" 입니다.
멍청해보이는 고등어?
왜 멍청해보이는데 귀여운 애 있잖아?
이럼 누군지 알아듣죠.
겁이 많아서 찡찡이처럼 가까이 다가오진 않지만, 꽤나 오랫동안 안면을 익힌 단골이십니다.
차 아래로 숨길래, 혹시 사료 먹으러 가나?
했는데, 사료쪽으로는 안 나오더군요.
아마 제가 있어서 경계하는 모양이었습니다.
마음 편하게 먹도록 자리를 비켜줬습니다.
잘 먹으라고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뒤통수가 따가워서 뒤를 돌아봤습니다.
고등어냥이 저를 따라오고 있더군요...
고등어냥이 집가는 길에 뒤를 미행해왔네요.
왜 사료가 많이 남아있는 자리에서 안 먹고 따라오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멍청하고 귀여운 모습에 길가에 주차된 차 아래에 사료를 줬습니다.
얘는 겁이 많아서 사료 먹는 모습을 촬영하려고 라이트를 켜니 바로 뒤로 숨어버리네요.
겁쟁이입니다.
하지만 미묘죠 ㅋㅋ
이상으로 8월 17일 길냥이 급식일지를 마치겠습니다.
고양이들이 너무 안쓰럽네요 ㅠㅠ 밥도 맘 편히 먹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속상해요... 그 와중에 어미고양이는 새끼 고양이 지키느라 계속 경계하구..ㅠㅠ
도심이지만 길냥이들한테는 정글이니까요.
그래도 저런 모성애가 새끼를 안전하게 키우는 버팀목이 됩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모성애는 아름다운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