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본에 대하여
서실에서 글씨를 쓰면 정해진 위치에 쓴 종이를 걸어놓았다. 그래서 한 벽 전체가 하얀것은 종이요 검은것이 글씨였다. 반대로 법첩(法帖)은 바탕은 검고 글씨는 하얗다. 어째서 책속의 바탕은 검고 글씨는 하얄까.
책 다보탑비의 첫 부분
나는 한 해의 행사 중에 탁본(拓本)이 가장 의미있었다고 생각한다. 탁본을 하기 위해서는 비석이 필요한데 보통 관리가 되는 곳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데서나 할 수는 없고, 그래서 우리는 적당한 비석도 있고 허가를 받을 수 있는 가까운 시골을 주로 선택했다.
그 과정을 떠올려보면 먼저 비석에 있는 먼지 등을 제거하고 가져온 화선지를 고정시킨다. 이때 분무기로 물을 뿌려 비석과 종이가 여백없이 완전히 달라붙게 하여 물이 적당히 마르면 먹방망이에 먹물을 묻혀 두드려가며 글자를 떠낸다. 그러면 글자가 있는 부분만 종이가 약간 들어가 있어서 먹이 묻지 않고 글자가 그대로 드러난다. 먹방망이는 솜이나 톱밥, 좁쌀 등을 천으로 감싸 만드는데 우리는 목공소에 가면 공짜로 얻을 수 있는 톱밥을 사용하였다. 물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도 있는데 이때에는 구두솔로 종이를 두드려서 글자가 있는 부분이 안쪽으로 들어가게 하여 글자를 떠냈다. 과정이 약간 다른데 전자를 습탁(濕拓)이라고 하고 후자를 건탁(乾拓)이라고 한다.
다보탑비 탁본(책은 얼마나 확대된걸까.)
우리가 했던 방식은 먹방망이 모양대로 동그라미가 보이지 않게 먹물이 번지지 않고 고루 묻게 하는 것을 우선시 했었다. 탁본을 잘 하기 위해서는 종이를 잘 고정시키고 먹방망이에 적당히 먹물을 묻히고 적당한 힘으로 찍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이 적당히를 잘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탁본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내기도 했었다.
중국의 어느 비석박물관에서 탁본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본적이 있다. 우리가 했던 방식과는 다르게 그 사진에서는 글자 외에는 온통 먹물로 까맣게 하얀 종이를 채웠다. 아마도 이렇게 하는 것이 정석이겠지.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탁본을 정말 오랜만에 봅니다.^^ 잘보고 팔로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종종 들러주세요~
'처음 듣는 탁본의 세계, 낯설고 흥미롭고 모든게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합니다. 헤헷.
적당히' 이것만큼 어려운게 없는데 비눈님은 적당히를 잘하셨군요. 중용의 길.
생소한 것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것도 능력인데 많이 부족한가 봅니다.
다음에는 좀 더 풀어서 써야겠어요.
고등학생때, 아산에 있는 충무공 수련원에서 탁본 실습을 했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거북선이 조각되어 있는 판을 탁본했었는데.....
글자보다는 그림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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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본은 교과서에서 본듯하네요.ㅎ
이게 탁본의 세계군요 ㅎㅎ
그리고 히든 보너스입니다! ㅎㅎ
축하 댓글 주신 분에게 와서 미약하나마 100% 보팅 하고 있습니다.
(비밀이니 소문은 내지 말아 주세요~ ^^)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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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