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ong's diary] 나는 '해본' 사람이 좋다.
오늘 다이어리의 제목은, 내가 작년에 읽었던 글의 제목이었다. 당시에 나는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에 다니면서 오전엔 알바, 오후엔 수업, 새벽엔 과제라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며 살고 있었다.
취업 비자가 없고, 유학 비자로 와서 대학교 밖에선 알바가 불가능했고, 그나마 가능했던 곳이 대학교 식당이었다. 내가 하는 일은 날마다 달랐다. 중국 음식을 퍼서 나르는 일도 했고(계란 후라이나, 마파두부 튀기는 것, 새우 튀기는 거 정도는 했던듯), 맥시코 음식점에서 타코를 싸기도 했다, 또 샌드위치를 싸주거나, 베이글을 구워주는 일도 했다.
당연히 위생을 중요시 여기다 보니까 장갑을 끼고 했는데, 그 장갑에선 유난히 역한 냄새가 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을 다 하고서 수업을 들으러가면, 펜을 쥔 나의 손에선 장갑의 역한 냄새가 진동을 했다. 가끔씩 정신줄을 놓고 끓는 기름에 손가락을 넣어서, 손가락에 엄청 큰 물집이 잡혔던 기억도 있다.
이렇게 알바하면서 들었던 학점이 한 학기 25학점 이었다.
내가 열심히 산다고 자랑하고 싶은 건 아니다. 남들의 칭찬 없어도 난 내가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냥 나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은 것 뿐이다. 나는 뭐가 되었든간에 일단 해보는 편이다. 무엇인가 해보기 이전에 계획을 짜거나, 그런 걸 잘 안한다. 어찌되었든 우리의 삶은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너무 많으니까.
남들이 17학점만 들어도 힘들거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한 번 25학점을 들어봤다. 해보고 힘들면 몇 과목 드랍하면 되니까. 그런데 해보니까 할만하더랬다. 그래서 그 다음학기엔 25학점을 들으면서 알바도 해봤다. 힘들면 알바는 그만두면 되는거니까. 그런데 해보니까 할만하더랬다. 물론 힘들었지. 그런데 뭐 살만은 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난 Young Americans For Liberty라는 자유지선주의 단체의 대표도 맡았다. 힘들면 대표 그만두면 되는거니까. 그런데 이 역시 할만하더라. 덜 자면 되는거고. 잡 생각을 줄이면 되는거고. 쓸데없는 시간을 줄이면 할만하더라.
사람은 닥치면 하더라고. 나 역시 그랬다. 총 2년만에 100학점을 이수했다. 그래서 난 그 이후로 마인드를 바꿔먹었다. 일단 하고보자고.
그리고 지금, 한국에 들어왔다. 나는 칼럼도 쓰면서, 마케팅 일도 하면서, 스팀잇에 글도 쓰면서, 학원에서 아이들도 가르치면서, 번역까지 해주고 있다. 투잡? 4~5잡을 하고있다. 그런데 할만하더라.
그리고 주말엔 테이스팀 로드도 하고, 스팀잇 사람들을 만나서 이러 저러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 그냥 닥치는대로 해보니까 되더라. 그래서 나는 해본 사람이 좋다. 해보기도 전에 사회탓, 남탓, 환경탓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보다. 그런거 고려할 시간에 일단 시도라도 해보는 사람. 그런 사람이 좋다.
나한테 머리가 좋다고 하는 사람들은 정말 머리박고 반성해야한다. 누군가의 성과를 단지 재능에만 국한하려는 아주 이기적인 행동이다.
마지막으로 25학점 증거자료를 자랑질하며(?) 글을 마친다.
맞아요! 저는 예전에 완벽주의자 성향이 있어서 시작하는 것을 힘들어 했었는데, 대학교 3학년 때는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막 하다보니까 시작만 하면 어떻게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D
한손님은 저랑 많이 닮은 거 같아요 ㅎㅎ
ㄹㅇ 후회없는 알찬 삶이군
왜 나랑 나이차이는 얼마없는데
경험의 차이가 느껴지는지 이제 알았네...
가끔 테이스팀 로드하면서 놀자형 ㅎㅎㅎ
그런게 어딨어 간지형 ㅋㅋㅋㅋ 형은 나보다 다른 방면에서 뛰어나잖아? 형이랑 같이하는 테이스팀 로드라면 대환영이지~~ㅋㅋ
‘일단해!’ 가 되려면 생각을 버려야하는데.. 상념이 많으면 일을 그르쳐! 내가 그 산증인입니다^^!
상념을 샹넘으로 봤습니다...
크 열정을 넘어서 정열에 박수를 보냅니다. Vigorous, energetic 그 자체네요!
감사합니다. ㅎㅎ 박수받을려고 올린 글은 아니지만...ㅎㅎ
철학이 딱 드러나는 문장들이라 너무 좋습니다.
사람들은 너무 결과를 보는 경향이 많아요.
자신들이 쉬고, 놀던 시간에 더 노력한 사람들의 결과물을 그저 재능이니, 머리가 좋은 거니 하고 제멋대로 평가해버리는 사람들은 영원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길 바랍니다.
성찬씨도 오늘 하루 힘내요 ㅎㅎ
참 열정적인 웅님! 열정적인데 따뜻한 마음까지 느껴질 때가 있어서 더욱 멋진 청년 :)
항상 엄마같은 엔젤님 ㅋㅋㅋㅋㅎㅎ
형 짱. 힘이 되어줬어. 고마워.
시린이에게 도움이 되었다니 기쁘군 ㅎㅎ
나도 형이라고 부를래 !! 형아 !!!
형 내일 올거지?ㅋㅋㅋ
형 나 일해 흑...나 좀 데려가주라 ..나 드랍 점 ...
그냥 일자리 하나 드랍해..
흑. ..내 몫까지 곱창 많이 묵어 ㅠㅠ
전 라스님 나이에 뭐했나... 참 한심한 기분이 드네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에이 그런게 어딨어요 ㅎㅎ 전 선생님이 몸 관리하시는 그 의지가 대단하다고 느낍니다..ㅎㅎ
정말 맞는 말씀입니다. 먼저 겁을 먹을 필요없이 한번 실제로 '해봐야' 그것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체감이 확 오지요. 동기부여가 되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주영 회장을 좋아하진 않지만, 해보긴 햬봤냐는 그의 말은 정말 여러모로 생각해볼 가치가 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