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dria 의 영화 리뷰 #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 2003)

in #kr7 years ago


[나이는 속일 수 없다]

훌륭한 사기꾼이 되었긴 하지만 주인공의 행동은 어딘가 어설픕니다. 아직 미성년자이기에 그 티를 벗지 못한 거죠. 그가 신분을 위조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료조사’입니다. 이 자료조사 단계에서 특히 그의 나이다운 모습이 더 드러나죠. 조종사를 사칭할 때 주인공은 관련 인터뷰를 하는 학생으로 위장해서 정보를 얻어냅니다. 그리고 의사를 사칭할 때는 영화를 통해 자료조사를 하죠. 무엇보다 가장 그의 어린 면모가 드러나는 부분은 칼에게 자신의 신분을 사칭했을 때입니다. 그는 자신이 즐겨보는 만화책의 주인공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죠. 겉으로 보기에는 아빠 못지않은 능력자로 보이지만 아직 어쩔 수 없는 소년인 것입니다.
앞서 말한 외로움 역시 이성에 대한 것이라기 보단 그 나이 때 흔히 느끼는 사람 자체에 대한 것입니다. 주인공은 이렇게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채우지 못한 애정을 이성과 관계를 맺는 걸로 채우려 하죠. 그에게 이성과의 사랑은 상당히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심지어는 의사 신분으로 간호사와 애정행각을 하던 중 자신을 부르는 방송을 듣고도 무시하려 합니다. 그러나 간호사가 그를 제지하죠. 이것 역시 그의 나이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나타나는 면모입니다. 간호사가 그보다 어른이기에 이성적인 판단을 한 것이죠.

[거짓말을 할 땐 ‘감정’을 자극]

주인공과 그의 아버지가 거짓말을 할 때 공통적으로 이용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바로 상대방의 ‘감정’을 자극한다는 것이죠. 처음에 주인공의 아버지가 양복을 사기 위해 거짓말을 쳤을 때, 그는 ‘장례식’에 간다고 했습니다. 장례식이란 일반적으로 누군가의 죽음, 즉 깊은 슬픔을 야기하죠. 그래서 이 말을 들은 가게 주인이 그들에게 동화되어 그들과 같은 슬픔과 안타까움을 느끼고 부탁을 들어주게 되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모든 사기 수법에 이렇게 감정이 동원됩니다.
주인공의 사기에 빠지지 않는 여자 유혹하기. 이 때 그가 사용하는 방법 역시 낭만적인 말과 행동을 통해 그들의 여심을 자극하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주인공은 애인의 부모를 만나러 갔을 때, 그의 정체를 솔직하게 말하라 하자 자신은 아무것도 아닌 그저 한 여자를 사랑하는 존재라 말합니다. 이런 수법은 분명히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하지만 당장 듣는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는 힘이 있죠. 사람은 지나친 감성이 생기면 이성을 잠시 잊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이 이성적인 판단이 흐려졌을 때, 당사자는 마침내 본인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거죠.
그러나 이 방법은 확실히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주인공의 아버지에게는 감정을 자극하는 것만이 아닌 또 다른 자신만의 수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아직 이걸 습득하지 못했죠. 따라서 언젠간 이러한 주인공의 행동이 위기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걸 예측할 수 있습니다.

[마침내 정착한 신분, 그러나...]

주인공은 간호사 브렌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부모와 냉전 상태라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부모를 만나지 못하는 설움을 잘 아는 그는 그녀와 약혼을 하기로 마음먹죠. 그래서 의사 신분으로 정착하고 살아가기로 합니다.
주인공은 끊임없이 내면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버지의 돈을 모두 찾고 다시 예전의 화목했던 가정으로 돌아가는 것이었죠. 그러나 그는 엄마가 아버지의 친구와 재혼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 때부터 그의 목적은 모두 사라졌죠.
주인공은 모든 죄를 청산하고 브렌다와 결혼해서 평범하게 살아가기로 합니다. 부모에게서 채우지 못한 사랑을 연인에게서 채우기로 한 거죠. 그래서 칼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이제 사기행위를 그만 두고 올바르게 살아가겠다 말합니다. 그러나 그냥 그만 두는 것으로 끝내기에는 그가 저질러둔 일들이 너무나 많았죠. 칼은 그에게 죗값을 모두 치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세상은 소년이 생각하는 것만큼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냉정한 사회에서는 그저 반성하고 속죄하는 것만으로는 용서를 받을 수 없었죠. 주인공은 이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아버렸습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없었다]

주인공은 약혼식에서 도망을 치면서 자신의 진짜 신분을 밝힙니다. 그리고 브렌다와 이틀 뒤 공항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죠. 당일 날, 그는 브렌다가 FBI 요원들과 함께 있는 걸 보고 맙니다.
아직 어린 소년인 주인공은 무슨 일이 있어도 같은 편에 서주는 ‘진정한 사랑’을 믿었습니다. 그러나 이것 역시 그의 착각이었죠. 세상을 너무나 잘 아는 어른인 브렌다에게 신분을 속인, 그것도 범죄 경력이 있는 소년과 계속 함께한다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결국 주인공은 부모 뿐 아니라 믿었던 사랑에 조차 배신당하고 만 것이죠.

[그를 믿어준 유일한 사람]

그렇게 모든 믿음을 잃은 주인공이 향한 곳은 아빠와 엄마가 처음 만난 곳은 프랑스의 몽샤드였습니다. 부모님 모두에게 버림을 받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항상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죠. 그리고 그런 그의 마음을 알아준 유일한 한 사람은, 놀랍게도 그를 끈질기게 쫓아다녔던 FBI 요원 칼이었습니다.
주인공은 못된 짓을 저지른 범죄자이기도 했지만 아직 어린 소년이었죠. 그리고 그는 늘 부모님과, 과거 화목했던 가정을 그리워했습니다. 칼은 예상하고 있었죠. 어린 나이에 가출한 소년 범죄자는 결코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그의 나이에 맞게 그와 대화를 할 때마다 다그치고 혼을 내는 것보다 그를 회유하고, 달래는 방법을 택한 것이죠. 모든 믿음에 배신당한 상황에서, 주인공에게는 누구보다 따스한 손길이 필요할 테니까요.
주인공은 자신에 대한 칼의 이런 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이브 때마다 그에게 전화를 건 것이죠. 그는 자신을 유일하게, 진심으로 대해주는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자신을 잡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부정수표를 판별해달라는 그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준 것이죠.
주인공에게 칼은 구원자였습니다. 그의 잘못된 삶의 방식을 멈추게 해주고, 그에게 진실하게 대해주었죠. 그가 없었다면 주인공은 아무도 믿지 못하고 그저 불신 속에 살아가는 어른으로 성장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를 만나서, 주인공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진실한 삶을 살기로 다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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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영화죠ㅎㅎ 참재밌게봤었는데 늦게본편인데요 7년전이네요

디카프리오의 능청스러우면서도 천진난만한 연기가 참 볼만 했었는데 기억이 나네요 ㅎ 다시 보고 싶군요 ^^

정말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 이 때의 디카프리오가 그립네요.

저도 오래전에 이 영화 봤었어요!
기억이 가물가물 했는데
리뷰보니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