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의 증오 - 이경모 사진을 보며

in #kr2 years ago

우리 안의 증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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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사진 작가 이경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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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여러 세대가 겪은 경험의 퇴적이지만 세대를 넘어서는 경험은 드물다. 저마다의 세대에서 맺힌 한과 튀긴 피는 분노로 남고 그 분노에 반하는 이들을 향한 증오로 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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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광화문을 뒤덮은 태극기들에게 “도대체 무엇이 저 사람들을 저렇게 분노하게 하는가?” 궁금해한 적이 있다. 어떤 이는 돈 받고 나온다고 했지만 그건 헛다리 인천대교를 놓는 격이고, 그들을 그리로 이끌고 그리도 끈질기게 태극기 들고 악을 쓰게 만든 것은 그들 나름의 증오와 분노였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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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증오와 분노에 대해 설명할 필요는 없으리라. 어떤 이들은 전쟁도 겪지 않은 이들이 전쟁을 운운한다 비웃지만 전쟁과 분단의 공포의 상흔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피부로 느낀 이들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 광주항쟁 때 코흘리개였으나 광주의 이름으로 인생 바꾼 사람들이 어디 한 두 명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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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광화문에서 태극기 흔드는 군상들은 단순히 멍청해서가 아니라, 독재에 세뇌돼서가 아니라 그들의 인생의 경험을 통해 체득한 나름의 역사적 분노와 증오를 발산하는 것이다. 그들은 그게 당연히 옳다. 그에 반하는 모든 주장은 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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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이른바 86 세대, 나아가 민주주의를 추구하고 독재 정권에 저항했던 모든 이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전두환에 대한 분노, 그리고 그 후예들에 대한 증오는 나름의 역사적 근거를 가진다. 나 또한 그에 공감하는 편이지만 적어도 민주주의를 주창하는 사람들로서는 하나의 덕목을 추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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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장에 대한 철저한 돌아봄, 그리고 나에 반하는 주장들에 대한 관용이다. 즉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한 검증과 나에 반하는 주장에 대한 배타성을 줄이는 일이다. 하물며 나에 반하는 이들에 대한 증오는 끊임없는 경계의 대상이 돼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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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증오’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애끓는 사랑과 지독한 집착의 선을 긋기가 쉽지 않듯 정당한 분노와 한맺힌 증오 사이를 명확히 가르기는 힘들다. 해방과 분단 그리고 전쟁, 그 이후의 철벽같은 절벽의 양 끝에서 우리는 여지껏 누가 옳았나에 골몰해 왔고 이 엄청난 모순의 책임자들에 대한 증오를 키워 왔고 그 증오를 기반으로 살아왔다는 느낌이 든다. 남이든 북이든 보수든 진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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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식민 통치를 자행했던 일본인들로부터 놓여난지 5년만에 우리 민족은 일본인들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동족을 죽이고, 그로부터 죽음을 당했던 역사를 창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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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누가 정통성이 있었고 누가 옳았고 누가 더 못됐고 누가 더 잔인했고 등등의 역사를 찾는 일도 요긴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가운데에는 70년 전의 한국인들이 왜 그렇게 극단으로 치달았던가의 문제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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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영도 이승만에게 허리를 굽히고, 이승만도 ‘공산주의로부터도 배울 것이 있다’고 하던 (그 모두가 사탕발림일지라도) 1945년으로부터 불과 5년 뒤 우리는 왜 전면전으로 나아갔는가를 돌아봐야 할 것 같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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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5년 사이에 함께 독립 만세 부르던 사람들은 서로 불쾌해하다가 말이 안통하는 놈들이라고 돌아섰고 이유없이 미운 놈들이 됐고 나라를 망칠 놈들로 서로 격하했으며 급기야 없어져야 할, 청산돼야 할 대상으로 서로 규정됐다. 과연 지금의 우리와는 얼마나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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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갱이는 죽여도 돼를 부르짖는 덜떨어진 저질 꼴통들은 그렇다고 치고, '멸공' 운운하는 잡것들이야 그렇다고 치고, 그에 반대하여 빨갱이도 인간이며 인간의 존엄성은 지켜져야 한다고 민주주의 만세를 불러온 이른바 진보 진영은 그들에 비해 성숙해 있을까. 대답은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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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로 사진 작가 이경모는 여순 사건을 취재하면서 역사적인 사진들을 많이 남긴다. 그 중 여순사건을 상징하는 두 사진이 있다. 하나는 아이를 업고 시신 더미에서 남편의 시신을 찾는 여인. 또 하나는 얼키설키 지게에 수습된 시신 앞에서 피눈물을 흘리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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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사진의 희생자는 좌익 반란군에 희생된 경찰이었고 뒤 사진의 희생자는 좌우익 갈등을 피해 고향에 내려와 있다가 진압군에게 좌익으로 몰려 피살된 서울법대생이었다. 한 사람이 찍은 두 사진을 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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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리는 그때같지는 않다. 하지만 요즘 같은 ‘분단’과 ‘불통’이 이어진다면 과연 과거는 과거로만 남을까. 무슨 말을 하든 그 말의 근거보다는 누구의 편을 드는가에 따라 진리와 정의가 판가름되는 세상이라면 과연 저 사진 속 풍경이 과거에만 머무를까. 그런 심경으로 만들어 본 유튜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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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일감해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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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포스팅에는 안어울리지만 .... 좋아요와 구독 눌러 주시면 게으름을 떨치고 만드는 재미를 더할 수도 있을 ....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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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교육당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