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 글을 읽고 쓰는 것의 가치
글을 쓰는 것으로 가치를 생산하는 것이 핵심인 스팀잇은 매우 훌륭한 미래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글은 읽는 이로 하여금 반응을 만들어냅니다. 설령 “아 재미없어!” 라는 반응이라고 할 지라도요. 글은 쓰는 이로 하여금 ‘나도 인간이구나.’라는 근원적인 기분을 줍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것이 AI로 대체되더라도 글을 주고 받는 인간의 이 기쁨은 빼앗아 갈 수 없습니다. 글은 인간의 존엄 그 자체인 것입니다.
물론 AI도 글을 씁니다. 소설을 쓰는 AI도 개발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여전히 글을 쓰고 싶어할 것입니다. 그래서 글을 쓸 것이고, 인간이 쓴 글을 읽고 싶어할 것입니다. 아무리 AI가 훌륭한 글을 써도 인간은 인간이 쓴 글을 읽고 싶어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글을 통해 다른 인간을 느끼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영화나 미술도 그런 인간에의 체험, 경험일테지만 글보다는 스케일이 큽니다. 만드는 것도 경험하는 것도 더 돈이 들고 수고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글은 앉아서 바로 쓸 수 있습니다. 앉아서 바로 읽을 수 있습니다. 인간의 모든 인간 체험이 글에서 시작되고 글에서 완성되는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언제든 글은 인간의 것이어야 하고, 그렇게 될 것입니다. 스팀잇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글이라는 것을 선점했다는 점에서 매우 현명했다고 봅니다. 서로 글을 써주고, 읽어주면 가치를 주고 받는 행위가 유려하게 펼쳐지는 이 곳에 누가 허상이라고 돌을 던지리.
아직은 스팀잇에 글 다운 글을 쓰려는 분위기보다는 코인을 어떻게 조금이라도 더 획득할 수 있을까 하는 움직임이 대세인 듯 합니다. 비난할 일이 아닙니다. 그런 움직임들이 시장을 만들어주기 때문이죠.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는 다 먹고 살아야 하는 인간이니까요. 그리고 역시나 먹고 살아야 하며 글 좀 쓰는 사람들도 여기에 모여들 것이고 전반적인 분위기에 글이 곧 삶이라는 기품이 더해지리라 기대합니다. 투기의 흥분은 점점 가라앉고 그저 잘 살려는 사람들의 온기가 조금씩 모일 것이라고 봅니다. 그럴 때 이곳은 더 사람 냄새 나는 곳이 될 것입니다. 글을 쓰고 읽는 행위와 돈을 벌고 쓸려는 행위가 더 이상 고귀함과 천함으로 구별되지 않고 모두 인간답게 살려는 모습들로 등가의 평가를 받을 곳이 바로 이 곳, 스팀잇이 될 것이라고 기대해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