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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SCHOOL PROJECT#번외 Steemit 시작 일주일..

in #kr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팔로우하신 것 보고 방문하였습니다. 순수님과 친구이시군요.

순수님도 그렇고 @ojh님도 그렇고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고 드는 생각이 있어 댓글을 남겨봅니다. 아마 @ojh님께 싫은 소리로 들릴 것입니다. 시쳇말로 꼰대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ojh님은 스스로 고등학생임을 밝혔습니다. 아직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존재임을 밝혔습니다.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는지 모르겠으나, @ojh님은 고등학생임을 밝힘으로써 어른들의 관심을 받고 지지를 받는 혜택을 누리면서 자신의 신분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다른 종류의 조언도 조금은 들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저는 순수님과 @ojh님이 하는 스쿨프로젝트를 좋게 생각하고는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ojh님의 입에 붙은 '과고생'입니다. 이 글에서도 @ojh님은 "과학고생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인지 비판적인 시각으로도 바라보게 되었다"고 말하였습니다. 대체 왜 이 문장에 과고생이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본인의 신분을 이용하려는 의도 외에는 말입니다. 물론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을 이용함은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나이 어린 이를 관대하게 바라보자는 것은 사회적 통념에서 허용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과학고생이라고 스스로 반복적으로 일컬음은 왜곡된 엘리트 의식으로 읽혀질 뿐입니다.

본인은 아마 사실 말한 것 뿐에 지나지 않는다고 항변할는지 모르겠습니다. 과고생이니까 과고생이라고 말했을 따름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보십시오. 저도 과학고를 졸업하고 서울대를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과학고 졸업자이자 서울대생으로서 @ojh님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자, 이 앞문장에서 무엇을 느끼셨습니까? 제가 제 신분을 밝힘으로써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느껴지시나요? 마찬가지로 보통의 사람이 듣기에, 고등학생이라는 일반적인 신분이 있음에도 과학고생이라고 따로 지칭함은 의도가 있다고 생각함이 당연합니다. 그리고, 똑똑한 과학고 학생이, 자신의 언어 사용이 타인의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예상하지 못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제 고교시절을 돌이켜 보건대, @ojh님의 자부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자부심 때문에 @ojh님을 바라보는 어른의 시선은 솔직하게 '역시 어리구나'입니다. 세상에 학력 좋은 사람은 차고 넘치지만, 자신을 소개할 때 학력을 먼저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자신이 해왔던 일로서 자신을 알리고, 자신의 가치를 언행으로 증명하고자 합니다. 내가 가진 학력이 자부심이 아니라, 내 능력이 자부심인 것입니다. 어른들끼리는 학력을 내세우는게 무척이나 우스운 일입니다.

즉, @ojh님이 어리다고 밝혔기 때문에, @ojh님의 말을 고깝게 생각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입니다. 어렸을 때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쯤으로 생각하고 응원해 주는 것입니다. @ojh님은 당연히 아직 이력이 없기 때문에, 과고생을 유일한 무기처럼 다루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스스로 밝힌 '과고생'의 신분은 자신의 한계를 규정지어 버릴 수 있습니다. 아무리 @ojh님이 좋은 글을 써도 '오 대견하네' 정도로 생각하도록 만들어 버릴 것입니다. 하나의 성숙한,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받게 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이 @ojh님의 껍데기가 아닌 능력에 더 집중하도록 만드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도록 만들 것입니다.

누군가는 제가 지나치게 꼬아보는 것 아니냐며 예민한 반응이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ojh님과 비슷한 경력으로, 학교와 회사를 오가며 현실의 사회를 앞서 경험해 보았던 입장에서, 그다지 예민한 반응만은 아닙니다. 더욱이 현실에는 @ojh님을 대견하게 볼 사람만 있지 않습니다.

@ojh님은 곧 대학에 진학할 고3이라고 보았습니다. 아마 고2라고 했다거나 대학생이라고 했으면 저는 아무말도 남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고2라면 더 배울 날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며, 대학생이라면 이제 온전한 성인으로 대우하여 주제넘게 조언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른 주변의 성인들도 비슷할 것입니다. @ojh님이 직접 조언을 구하지 않으면 먼저 이야기 해줄 사람이 급격히 줄어들 것입니다.

이 댓글을 달기 전까지 무척 고민이 많았습니다. 내가 욕먹을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런 글을 써야하나 하고 말입니다. 사실 똑똑한 @ojh님은 제가 이렇게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삶의 시행착오를 통해 많은 것들을 깨달아 낼 것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저 그 시행착오를 조금 덜 겪었으면 좋겠다는, 띠동갑도 넘게 차이 나는 아저씨의 바람이 결국 키보드를 두드리도록 만든 것입니다. 모쪼록 제 이야기를 @ojh님이 고깝게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바래 봅니다.

그리고 제 말이 결코 스팀잇에서 더이상 과고생임을 밝히지 말고 공부나 하라는 뜻은 아님을 알아 주었으면 합니다. 이미 계정의 컨셉을 한 번 잡은 것, 기왕이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곧 대학생이 될 @ojh님의 무한한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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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가 표현이 서툴렀을지는 모르겠으나 저 자신을 엘리트화한다? 이런 의도는 아니었다고 단언할수 있겠습니다. 단지 저는 스팀잇을 하면서 무조건적 수용이 아닌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싶었고 그 이유를 찾자니 학교를 다니며 수많은 실험을 하며 지도 교사 선생님들께 얻은 습관이 "항상 비판적으로 시사해라" 였습니다. 이러한 문장을 그대로 쓰지 않고 "과학고생의 숙명이다" 라고 표현한 것을 그렇게 받아들이셨다면 글의 작성자인 저의 잘못이 맞을 것입니다. 앞으로는 그러한 표현에 조금 더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해주어서 감사합니다. 저도 @ojh님의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반복적으로 과학고를 들먹였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왜곡된 엘리트 의식으로 읽혀진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단지 이 글의 문장만을 보고 이야기 한 것은 아니고, 여기저기 댓글에서 항상 본인을 그렇게 지칭하고 소개하는 문장들을 보고 생각하다 이제서야 댓글을 단 것입니다. 정말 말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 많았거든요. 내가 너무 노이로제에 걸려 진지해졌지만, @ojh님은 잘 해나갈 것 같습니다. 반응을 보니 괜한 조언을 한 것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