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에게 QR코드가 낯선 이유 (feat QR코드로 구걸하는 중국거지)
안녕하세요! 숩티밋(@soopteemit)입니다 :)
스티미언 여러분들은 중국에서 QR코드로 구걸하는 거지가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중국의 모바일 결제액이 미국의 50배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죠. 중국에 보급된 휴대전화는 13억 대가 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의 IT 발전 수준이 우리나라를 앞서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지는 한참 지난 것 같습니다. 올해초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삼성전자보다 높아졌죠.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왜 QR코드 사용이 많지 않을까요? 국내에서도 신용카드보다 QR코드로 결제가 가능하면 더 편리할텐데 말이죠. 예전보다 삼성페이를 쓰는 사람들도 많아지긴 했지만 일부 갤럭시 시리즈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불편함이 있죠.
한국의 높은 신용카드 보급률은 90%가 넘습니다. 2000년대 이후 신용카드 발행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죠. 전국 어디에서나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습니다. 2008년 아이폰과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에도 한국인의 신용카드 사랑은 변함이 없습니다. QR코드를 사용한 결제에는 둔감한 이유입니다. 신용카드 사용이 편리한 환경이 도리어 핀테크 발전에는 한계로 작용한 셈이죠.
일본의 팩스(FAX) 사랑이 비슷한 사례입니다. 전세계적으로 팩스 시장이 급속히 커지던 90년대 초중반 일본에는 팩스가 대규모로 보급이 됩니다. 일본 사람들이 인터넷과 이메일의 필요성을 상대적으로 덜 느낄 만한 상황이었죠.
반면 당시에 일본보다 경제력이 뒤쳐지던 우리나라는 팩스 대신에 이메일 시장이 빠르게 안착했습니다. 94년 월드와이드웹(www)의 상용화가 결정적입니다. 2000년대 초반 한국이 전세계 IT를 주름잡았던 원동력이 여기에 있습니다.
한국에서 QR코드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있습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부터 전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카카페이 QR결제 서비스를 신청받고 있습니다. 카드결제기 없이 QR코드만으로 결제가능한 시장을 열겠다는 구상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QR코드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저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블록체인 기반의 결제 시스템이 실생활에 깊숙히 들어오는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갓난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시점에는 신용카드를 잘 모를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마치 요즘 10대들이 카세트테이프를 마주하는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