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상상 Summit 키노트 - sopoong 한상엽

in #kr7 years ago (edited)

지난 2018년 2월 28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KT&G에서 주최하는 상상 Summit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사회적기업가, 교육자, 창업자, 협동조합 활동가 등 대한민국의 수많은 혁신가가 참가했는데요. 성황리에 종료된 상상 Summit과 관련하여 주목할만한 내용들을 일부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세번째 키노트 강연자였던 sopoong의 한상엽 대표파트너 강연입니다. 4개의 키노트 강연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스피치였습니다. 한상엽 대표파트너는 벤처창업가를 바라보는 벤처투자가로서의 시각의 변화에 대해 인본주의를 빌려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혁신가의 특수한 가치지향에 대해 설명하면서, 혁신과 안정이라는 두 가치의 양립을 강조합니다.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사회혁신을 위해 혁신가와 투자가에게 순환적인 성장을 당부하면서 스피치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자세한 스피치 내용을 아래에 소개합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한 밴처를 만들고 있는가? 누구에 의한 어떤이에 의한 벤처인가? 


사회혁신가. 인본주의로 부터. 

사회적 기업가, 혁신가, 체인지메이커는 근본적으로 인본주의에서 시작합니다. 인간이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가 될수 있다는 것, 즉 내가 할 수 있다는 생각 가진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중세 내지 한국만 해도 불과 얼마전까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건 정부의 역할이었고 때로는 종교의 역할이었고 언젠가는 위정자의 역할이었습니다. 유럽을 중심으로 귀족계층에 맡겨졌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이제 모든인간에 의해 해결 될 수 있다는 인본주의가 태어나게 됩니다. 


종교에서 인간으로 

이를 잘 드러낸 그림이 아테네 학당입니다. 이 그림은 르네상스시대에 라파엘로에 의해 그려졌습니다. 이 그림은 바티칸 시국 안에 그려져 있습니다. 바티칸은 가톨릭의 중심부입니다. 가톨릭에 의하면 이 세계는 신에 의해 만들어 진 것입니다. 우리가 여기 앉아있는 것도 신의 뜻. 사회문제 해결하려는 것도 신의 뜻이죠. 그런데 아테네학당에 그려진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 피타고라스, 소크라테스, 유클리드 등등 비슷하지만 동시대 만나지 못한 사람들 모두는 세계는 머리에서 나온다라고 믿은 사람들입니다. 우주가 그리고 지구가 어떻게 형성되었을까에 대한 질문에 나의 사유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답하는 것입니다. 르네상스 시대 지난 직후 데카르트가 등장합니다. 그는 '코기토 에르고 숨’ 즉,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로 유명합니다. 데카르트 이전까지만 해도 나는 생각하지 않아도 존재합니다. 신이 만들었으니 신이 알려준 것 , 지시한 것에 대해 신에게 항상 물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인본주의 혁명으로 깨지게 됩니다. 최근 호모데우스라는 책에서 오늘날의 경제, 정치, 미학, 교육 등과 관련한 모든 것이 인본주의에 기반하고 있다는 주장을 합니다. 이로 미루어보면 인류 최고의 발명품은 인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분 스스로 존재할 수 있다는 신념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었기 때문에 나와 내 동료가 사회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생각이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슈바르트의 가치추구 이론 

개인의 발명은 개인이 특정한 가치를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 다른데 우리는 어떤 가치를 추구할까요? 이에 대해서는 슈바르트가 잘 정리해주고 있습니다. 전세계 44개국의 2만여명이 넘는 표본을 조사해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를 10가지로 구분합니다. 열가지 가치를 구조화하면 네가지로 정리됩니다. 첫번째는 변화에 얼마나 개방적인가 하는 점입니다. 그 대척점이 보수주의입니다. 세번째는 자기초월적인가 하는 점이고, 그 대척점이 자기강화적인 것 즉, 자기중심적을 의미합니다. 가치서열을 스스로 조직할 수 있는게 개인입니다. 사회혁신가는 특정한 가치를 우선시하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혁신가의 가치지향 특성 (혁신 > 안정 / 개인 > 보편, 시스템) 

재미있는것은 우리가 보통 사회혁신가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두가지를  동시에 이야기한다는 점입니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걸 추구하는 사람들. 그런데 창의와 혁신이 혁신으로만 남으면 안됩니다. 혁신과 창의가 지향하는건 결국 공동체의 안정과 행복, 그리고 연대를 지향합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창의와 혁신은 동적인 요소입니다. 반면 공동체 안정은 정적인 가치입니다. 혁신가는 좌측 상단에서 시작합니다. 주로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들. 자기지향적. 자극을 추구하고 쾌락을 추구 심지어 자기 초월적이보다 자기 강화적 성취 중요시하고 변화를 위한 권력 추구합니다. 그런데 혁신가가 지향하는 방향은 우측입니다. 변화에 얼마나 개방적인가, 자기 집중적인가를 바탕으로 혁신을 사회 안정적으로 구축합니다. 혁신가는 상반된 두가지를 추구하다보니 개인에서 시작해 보편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정리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편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혁신가를 키우는 시작점은 경쟁, 성취욕, 자기중심적인것에서 시작해야합니다. 하지만 개인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전체의 시스템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혁신가는 개인에서 시스템 지향하는 양립 가능하지 않은 두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사람입니다. 양립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것을 해내야 하는 것이 혁신가의 숙명입니다. 


혁신을 성취하기 위한 두갈래 길 

사회혁신가가 만들어내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좋은사회를 만든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좋은사회에 대한 상은 다르지만 공동체가 행복한 사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회혁신가는 어떻게 이 일을 해내는가를 살펴보면 두가지 길을 선택해야하고 두가지 모두 해야 성공하게 됩니다. 첫번째 아래길은 좋은제품 만들면 이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이 좋은 소비자가 되고, 윤리적이고 환경을 고려하며 분배에 신경쓰는 제품을 소비하는 좋은 시민이 될 것입니다. 좋은시민들은 다양한 가치에 눈 뜨게 되고 그렇게  좋은  사회가 됨. 두번째 루트는 좋은 조직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좋은회사가 많아지면 '이런 회사들이 좋은 회사구나’하는 상이 정립되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좋은 조직에 관련한 운동 내지는 인식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로인해 좋은조직이 많아지면 우리사회는 좋은사회가 되게 됩니다. 


개인, 구성원, 조직, 그리고 사회의 성장을 위한 제안 

이 과정에서 사회혁신가 개인은 성장해야 합니다. 모든 변화는 개인에서 시작됩니다. 사회혁신조직이 지향하는 바는 개인이 성장하고, 구성원의 성장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개인이 성장하지 않으면 구성원은 성장하지 않습니다. 조직이 성장하려면 조직의 구성원이 성장해야하고 많은 조직이 성장하면 사회가 성장하게 됩니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건 임팩트를 어떻게 스케일업 해낼 것인가 입니다. 이를 위해 혁신가 분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것은 조직 내에서 더 나아가 사회안에서 진정한 인본주의를 만들어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또한 투자자본에 대해서는 인내하는 자본주의 즉, 사회혁신가들에게 인내자본으로서의 역할을 많이 해주시면 혁신가들이 개인에서 시작했지만 사회를 통해 임팩트를 스케일업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회혁신에 투자해온 투자가로서의 깊은 고민이 엿보이는 스피치였습니다. 혁신가가 가지고 있는 가치모순에 대해 잘 지적해 주었습니다. 많은 혁신가들은 위에서 말한 혁신과 안정이라는 두개의 가치를 양립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쉽게 잃어버립니다. 둘은 분명 양립하기 어려운 가치이기 때문에 한편으로 당연하다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들이 혁신가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혁신과 안정의 과정에서 창의적인 사고가 작동하고 성장하게 됩니다. 

혁신가는 어려운 일을 어렵게 해내는 것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어려운 일을 쉽게 해결하는 것이 매우 효율적이라는 프레임에 갇히게 되면 혁신과 안정 중 하나의 가치에 치우치게 됩니다. 혁신에만 몰두해 공허한 메아리로 남거나, 안정에 치우쳐 모양만 창의적이고 근본적인 시스템을 혁신할만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진정한 혁신가가 되기 위해서 혼란한 가치들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