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3 석굴암(石窟庵)

in #kr18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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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3 석굴암(石窟庵)

인왕산을 내려오다 음용불가 판정받은 약수터에서 석굴암 이정표를 발견했다. 경주 토암산에 있는 석굴암이 유명하지만 석굴암이라는 이름을 가진 암자는 부지기수로 많다. 인왕산에도 석굴암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다. 대부분 자연굴 혹은 인공적으로 암석을 파낸 뒤 그 안에 부처를 모시는 형태의 암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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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 근처에 가니 돌에 새겨진 작은 마애석불 둘, 빛 바랜 금빛 불상이 우리를 반겨 주었다. 암자는 조용했다. 큰 바위사이로 문이 하나 있어 열고 들어 갔더니 제법 넓은 공간이 있었고 그 안에 돌로 새겨진 마애불과 화강암으로 조각된 불상이 여럿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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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조예가 없어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아주 예전 것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세월의 흔적이 보이지 않고 너무 깨끗한 바위 그대로였다. 좀더 고풍스러운 모습이기를 기대했지만 천정에 매달린 이름표 붙은 빨간 연등이 분위기를 완전 망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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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연등이 사찰 앞이나 탑 주변에 걸린 건 많이 봤지만 암자 안에 걸린 모습은 처음 본 듯하다. 연등에 대한 기본적인 규범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근엄하고 신비로워야할 부처님 모시는 공간에 조차 소원을 기원하며 돈을 지불해야하는 연등이 걸린다는 게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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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람이 없는 암자를 지키는 사나운 개가 안보이는 것은 좋은데 주변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로 미루어 여기에 거처하는 게으른 스님도 가끔 올라오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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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에 가기 위해서는 2개의 길이 있는데 하나는 서쪽 수성동 계곡 에서 오는 길과 서남쪽인 제1경비단 백호부대 소초에서 오르는 길이 있다. 인지도가 낮고 오는 사람이 거의 없어 적막하기 조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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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石窟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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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동쪽자락 치마바위 바로 아래 자리한 석굴암은 서울 도심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산중 암자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소속이라는 것 말고는 정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미루어 최근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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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창문에 붙은 안내지에 쓰여 있는 아래 글이 여기를 알려주는 유일한 정보처럼 보였다.

“삼국시대부터 인왕산 석굴암 산신각은 천하의 명당이며 길지로 유명합니다. 특히, 서울 시내 중심부가 한 눈에 들어오는 영험한 기도도량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수많은 명인지사들이 거쳐 간 이곳에 촛불을 밝히시어, 시험, 승진, 사업, 군북무 등 간절한 소원을 원만성취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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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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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동계곡 쪽으로 내려와 시간도 아직 많이 남아있고 해서 근처 사직공원과 국립고궁박물관과 경북궁엘 들려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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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종교시설을 보면 해당 종교단체에서 디자이너 하나만 고용해서 최소한의 규정만 만들어 배포하기만 해도 좋을거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맞습니다. 너무 무질서한 시설이 많습니다.
시멘트로 굴을 만들지를 않나 연등도 규격을 정해서 아무 데나 못달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렇게 좋은 명장 자리에
자연미가 아닌 인공이 가득한 것처럼 부처님을 모신다는게
왠지 씁쓸 하기도 하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