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와 그림자
작용 반작용의 법칙은 과학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칼 융의 페르소나와 그림자 이론은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 물질에만 국한되지 않고, 정신적인 것에도 작용한다는 걸 보여준다. 페르소나와 그림자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설명 생략한다. 최소한 내 똥글에 관심을 갖고 읽는 사람들은 융의 페르소나와 그림자 정도에 대해선 알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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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회적인 동물인 이상 세속적인 것을 아니 좇을 수는 없다. 의식주 같은 본능적인 것들을 제외하더라도 최소한의 문화 생활을 하려면 어느 정도의 오까네는 필요하다(어느 정도가 적합한지는 답이 없고, 혼자 무인도에 쳐박혀 낚시나 하며 사는 경우는 제외다). 그러려면 사회생활을 해야 하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하기 싫은 일도 억지로 해야 하는 경우도 졸라 많고, 맺고 싶지 않은 인간 관계도 맺어야 하는 등 내 무의식이 지향하는 것과 상반되는 일이 많이 생긴다. 내가 인식을 하든 못 하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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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사회적인 명예와 지위(페르소나)는 커질지 모르나, 내 안에 스트레스(그림자)는 쌓여만 가고, 가끔씩, 아니 자주 만만한 놈들을 상대로 화, 분노 등을 쏟아붓는다. 성격이 아주 유순하고 우유부단하면 그림자는 더욱 더 커져 우울, 공황장애의 등급으로 업그레이드되며 내 정신과 삶을 갉아먹는 주범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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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는 점점 커진다. 그림자가 커질수록 삶도 피폐해진다. 직관적이고 직접적이지 않아 느끼지만 못할 뿐, 우리의 내면은 대수술이 불가피할 정도로 이미 망가진 상태다. 언제까지 방관만 할 것인가. 떳떳하게 죽음을 맞이할 자신 있는가. 우리가 죽는다는 건 알고 있는가. 도대체 언제 사랑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