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붙이는 시간 (1)
누구나 그럴 때가 있겠지만 유난히 지난 봄부터 1년은 스스로 침체되고 너무 힘들었다. 축 축 쳐지고 늘어지고, 무기력함의 극치이랄까. 나아지겠거니 했지만, 추위를 깨고 찾아오는 봄바람에도 내 가슴은 싸늘했다.
안되겠다 싶어, 녹색 식물의 밝음과 싱그러움의 기운을 빌리고자 몬스테라와 코끼리 귀라는 화분을 사다 놓았다.
그냥 1주일에 2번 정도 물 주고, 햇빛 좀 쬐어주고.. 몬스테라는 그렇게 유지 되었고,
코끼리 귀라는 잎은 작지만 곁에 새싹같은 것이 새로이 올라오는 게 보였다.
별거 아니지만, 신기하고 기뻤다.
잘 커달라고 식물들을 의인화 해가며 말도 걸고 잎사귀도 정성스레 닦아도 주었다.
그런데 몬스테라는 유지만 될 뿐, 특별히 새 잎이 나거나 뭔가 새롭게 생성되지를 않아서 그냥.. 얘는 그런가보다, 식물에 소질 없는 내가 또 죽이는 거 아닌가도 싶고.. 내심 실망 스러웠다.
그러던 어느 날, 몬스테라에 아주 밝고 예쁜 연두색 아기 잎 3개가 줄기에서 나아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아무 것도 안했는데, 나는 그냥 물을 주고 햇빛을 좀 쬐어주고... 그것밖에 안했는데, 새 잎을 내고 있는 몬스테라가 너무나 고맙고 대견?했다... (너무 애정을 쏟았었나;;;) 그래도 이것을 계기로, 더욱 기운 얻어 예쁜 펠라곤 화분도 2개 사고, 날마다 잘 돌보아주고 있다.
이렇게 4-5개월 하루의 약 15 분정도의 시간을 들여 잘 자라나 확인하고 물을 주고, 햇빛 보게 위치 바꿔주는 것 뿐이었는데, 남편의 회사 분이 화분 가꾸기를 내 취미로 생각하셔서 본인 텃밭에서 호박과 토마토를 새끼치기하여 작은 화분에 옮겨심어 선물로 주셨다. : ) 취미는 아니었지만, 나를 생각해 주신 마음이 고맙고 사실은 호박잎 따먹을 욕심에 열심히.. 3주 정도 키웠는데, 달랑 잎 3개 달렸던 호박 화분에서 꽃이 피었다! ! ! 하하
어느 새 내가 많이 웃고 있었다. 이런 돌봄과 기쁨을 주고 받는 사이에 나의 침체되었던 기분도 사라졌다.
습관처럼 마구 부어주는 물, 그냥 내던지듯 햇빛 쬐게 화분 내놓는 거.... 얘네들도 안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사람과 다르지 않다. 관심..... 그리고 사랑을 먹고 더 건강하게 잘 성장한다.
이왕 함께 살아가는 것 - 몸 짓 하나 하나에 정성을..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또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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