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세월호에 대못 박는 안산시장 후보님, 민중이 개돼지입니까?
어차피 옳고 그름은 중요하지 않다고들 합디다. 기왕에 하는 거짓말이면 강하고 확신있게 하라. 그러면 유권자들이 표를 준다.
이것이 선거에서 이기는 전략이라고 저도 어디선가 들었습니다. 선거철이 돌아왔나 보네요.
그래도 000씨, 서명한 글씨에 잉크도 마르지 않았는데, 너무했습니다.
“안산시는 화랑유원지 납골당 조성방침 즉각 철회하라!”
제가 사는 동네는 화랑유원지와 꽤 떨어져 있는 아파트 밀집지역입니다. 그런데 며칠 전 사거리에 당신의 당 이름으로 이런 현수막이 내걸렸더군요. 이제 참사 4년이 지났습니다. 가끔 화랑유원지를 지나면서 보이던 추모 현수막도 얼마 전부터 보이지 않더군요. 유가족의 이해로 안산지 전역의 분향시설과 현수막을 모두 철거했다고 들었습니다. 참사가 일어난 그 해 어느 정치인은 아이들을 가슴에 묻으라고 했었죠. 네. 이제 아이들의 부모들은 겨우 자식들을 가슴에 묻을 준비를 하고 있는 참입니다. 그런데 이게 또 무슨 소리랍니까.
낮에 동네마다 방송차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웅변조의 스피커에서 또렷하게 들리는 목소리는 딱 두 단어였습니다.
“납골당...(중략)... 죽음의 도시...(중략)”
그 차량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섬뜩했습니다. 우리 모두 생명안전도시를 만들자고 하고 있는데, 죽음의 도시라니요. ‘죽음’이라는 단어가 머리에 박혀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날의 고통에서 모든 이들이 벗어나고 치유받기 위해 노력한 지난 4년이었습니다. 진정한 치유는 고통에 직면하고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라 우리 모두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외면하지 않고, 온 국민이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애쓴 4년이었습니다. 그래서 비로소 부패한 권력을 몰아내고 이제 그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당신, 정치인들이 지금 해야 하는 일은 이제 비로소 세월호의 진실을 파헤쳐야 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특조위가 세월호 변침의 원인을 4년간 은폐하려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자, 대통령은 우리가 몰아냈으니, 그 정도는 당신들이 밝혀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대체 지금 무얼 하고 있는 것입니까.
19일 바른미래당 안산시지역위원회는 안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랑유원지 내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을 반대한다"며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뉴시스
2016년 4월 13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안산시에 출마한 12명의 후보들이 서명을 했습니다. 거기 당신 이름도 있더군요.
‘세월호 영령앞에서’, 첫 번째 항은 이랬습니다.
“세월호 피해자와 가족들을 모욕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사람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는 활동을 통해 피해자들과 안산시민들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도록 하겠다”‘
아이들 앞에서 했던 약속을 벌써 잊으셨습니까.
아, 000후보님. 또 이런 말도 있더군요. 이슈를 선점하는 자가 이긴다. 찬반 여론을 형성하라.
그래서입니까? 그래서 선택한 이슈가 안산시민의 가장 아픈 곳인 세월호입니까? 시민들이 분열되든 말든, 유가족들이 상처를 받든 말든, 심지어 자신의 지난날의 약속이 번복되더라도 당장 눈앞의 선거를 위해 그 아픈 이슈를 선점하기로 하셨습니까? 그래서 “안산이 죽음의 도시가 된다”고 시민들에게 부정한 인식과 공포심을 심어주기로 하신 겁니까? 정말 그렇습니까?
그렇게 해서 당신에게 권력이 주어지면 당신은 다시 약속을 뒤집지 않을까요? 통합의 시정을 할 수 있을까요? 약자를 배려하는 시정을 펼칠 수 있을까요? 선거 때면 재래시장을 돌고, 다시 거듭나겠다고 무릎을 꿇다가도 배지하나 달면 민중의 머리꼭대기에 군림하는 시장이 되지 않겠다 자신 할 수 있습니까? 한 번 약속을 어긴 사람이 두 번 약속을 어기기가 어려울까요?
선거 때가 돌아왔습니까?
바른미래당 안산시장 후보 박주원님, 당신은 정말 민중이 개, 돼지로 보이십니까?
- 칼럼 : 엄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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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정치인 이라고 무릎을 탁 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