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민중가요②]이탈리아 빨치산들의 노래 ‘Bella ciao(벨라 차오)’

in #kr7 years ago

지난 4월과 5월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에선 아주 오래된 이탈리아 노래 한 곡이 인기를 모았다. 바로 스페인 TV 드라마인 ‘La Casa de Papel’(종이의 집)에 삽입된 ‘Bella ciao(벨라 차오)’다. 이 드라마는 8명의 무장강도와 천재 교수가 스페인 조폐국에 침입하면서 벌이는 사건을 담고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되면서 스페인을 넘어 전 세계에서 큰 인기몰이를 하면서 삽입곡인 ‘Bella ciao’도 관심을 모은 것이다.

‘Bella ciao’는 이탈리아어로 ‘안녕 내 사랑’이라는 뜻이다. 사랑하는 이에게 전하는 달콤한 메시지를 담고 있을 것 같은 이 노래는 이탈리아 빨치산(파르티잔)들의 노래다. 20세기 초 착취당하던 이탈리아 북부 농부들의 노동요였던 ‘Bella ciao’는 1943년부터 1945년까지 이탈리아 무솔리니 정권과 독일나치에 맞서 싸운 이탈리아 빨치산들의 노래가 됐다. 이탈리아 빨치산들은 2차 대전 말기 독일 나치의 힘을 입어 다시 재기를 노리던 무솔리니를 체포해 처형시켰다. 이탈리아가 파시스트 시대를 종식시킨 건 빨치산들의 목숨을 건 투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노래는 죽음을 각오하고 전투에 나서면서 사랑하는 이에게 이별을 전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있다.

“어느 날 아침 일어나
오, 안녕 내 사랑! 안녕! 안녕히!
어느 날 아침 일어나
침략자들을 보았다오.

오 파르티잔이여, 나를 데려가주오.
오, 안녕 내 사랑! 안녕! 안녕히!
오 파르티잔이여, 나를 데려가주오.
죽을 준비가 되었다오.

내가 파르티잔으로 죽으면,
오, 안녕 내 사랑! 안녕! 안녕히!
내가 파르티잔으로 죽으면,
나를 묻어주오.

나를 산에 묻어주오.
오, 안녕 내 사랑! 안녕! 안녕히!
나를 산에 묻어주오.
아름다운 꽃그늘 아래

사람들이 그곳을 지나면,
오, 안녕 내 사랑! 안녕! 안녕히!
사람들이 그곳을 지나면,
아름다운 꽃을 보게 되겠지.

파르티잔의 꽃이라 말해주오.
오, 안녕 내 사랑! 안녕! 안녕히!
파르티잔의 꽃이라 말해주오.
자유를 위해 죽은 파르티잔의 꽃이라고.”

-‘벨라차오(Bella ciao, 안녕 내 사랑)’ 번역- 위키피디아

‘벨라차오(Bella ciao)’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이탈리아의 세계적 가수인 밀바와 이탈리아 출신의 프랑스 가수인 이브몽땅이 부르며 유명한 노래가 됐다. 이브몽땅의 아버지는 이탈리아 공산당 당원이었고, 이브몽땅도 프랑스 공산당 당원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간 ‘Bella ciao’는 세계 진보 좌파 진영의 상징적인 노래가 됐디. 인터내셔널가와 더불어 전 세계 집회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노래다. 2011년 미국 뉴욕에서 벌어진 월가 점령시위 현장, 2013년 터키의 반정부 시위 현장, 2014년 홍통, 그리스 시리자의 집회 및 유세 현장에 이르기까지 지금도 전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불리는 등 자유를 찬양하는 노래로 폭압적인 정권이나 권력자들에 대항해 자유를 갈구하는 모든 이들의 주제가가 되고 있다.

하지만 ‘Bella ciao’는 유럽 등에선 좌우를 넘어 폭넓은 인기를 끄는 곡으로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내용과는 무관하게 범죄 드라마의 삽입곡으로 쓰이고, 심지어 러시아 월드컵에선 브라질 축구팬들이 아르헨티나 축구선수 메시의 부진을 놀리며 ‘messi ciao’라고 가사를 바꿔 부를 정도로 폭넓게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가수 임정득이 지난해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집회를 비롯한 각종 집회 현장에서 “창 밖 세상은 깨어 일어나 o bella, ciao! bella, ciao! bella, ciao, ciao, ciao” 등 개사된 가사로 노래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발표된 임정득 2집 ’또 하나의 세계‘에도 수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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