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지 않는 남자 이야기 [1부]

in #kr7 years ago (edited)

초등학교 반밴드를 하면서 살아오면서 격었던 에피소드를 몇개 올렸더니
초딩친구들은 짤막해도 좋으니 소설을 써보라는 권유를 했다.
내주제에 무슨 소설이냐며 손사래를 치는척 했지만 한편으로는 재미로 써보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같지 않은 글을 감히 올려본다.


“뭐라구요? 다시한번만 말씀해주세요~”

“............”

“선생님 제가 스키치렌프 병이라뇨? 정말입니까?”

“네 많이 놀라셨겠지만 스키치렌프병이 맞습니다. 남아 있는 시간이 많지 않으니 지금부터라도 맘의 준비를 하셔야 겠습니다.”

담당 주치의 닥터후는 단호하게 그러면서도 냉동실에 얼려놓은 동태처럼 차가운 어투로 병명을 알려주었고 영훈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고 있었다.

“그럼 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나 됩니까?”

앞으로 살 수 있는 시간을 묻고 있는 영훈의 두눈은 흡사 뱀파이어를 연상케 할정도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그의 손톱은 길게 자라있어 당장이라도 닥터후의 숨통을 조른다면 3초를 넘기 지 못할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영훈은 분노와 좌절의 감정이 교차하는 가운데서도 닥터후가 사형선고 기간을 늘려서 말해주길 내심 바라고 있었다.

“네 앞으로 대략 1년 6개월 정도 살 수 있을것입니다.”

영훈은 지난주에 보았던 드라마 주인공이 불치병에 걸려 3개월 시한부 인생이 된 것을 떠올리면서 그보다 1년3개월은 더 살수 있다는 생각에 연말 보너스를 받은듯한 뿌듯함이 전두엽에 전해지는걸 느꼈다.

불치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이된것에 심한 충격을 받고 좌절했다가 본인의 생각보다 1년을 더 길게 살 수 있다는 안도를 하고 자신에게 절망과 환희의 콜라보레이션을 선사한 닥터후에게 엉겁결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병원문을 박차고 나왔다.

이제 영훈에게 주워진 제한된 시간 1년6개월을 어떻게 보내야 할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먼저 지나온 44년간의 삶의 궤적을 돌이켜 분석해 보기로 했다.

잠을 자는데 소비한 시간 14년, 텔레비전 시청에 3년 6개월, 근심걱정하는데 4년, 똥누는 시간 7개월, 공부한 시간 6년, 일하는데 허비한 시간 6년 7개월, 가족여행한 시간 48일, 마지막으로 와이프와의 부부관계시간 3시간 34분 45초......

영훈은 분석결과를 보면서 실로 놀라움을 금치 아니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아 정작 나를 위해 사용한 시간은 채 1년이 되지않는구나~”

남은 1년 6개월은 나자신만을 위하여 보내리라 결심하면서 그동안 꿈꿔왔지만 실행해 옮기지 못한 무수한 꿈들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Sort:  

작은 보팅이만 뉴비 웅원합니다.

앗 너무 감사합니다.

작은 힘이여서 ...^^

저에겐 큰 힘이 되었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