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51. 버틸까? 팔까? 가상화폐 폭락장 속의 투자자들 고심

in #kr7 years ago (edited)


17일자 연합뉴스발 보도기사에는, "가상화폐 폭락장세에 투자자들 고심" 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었다. 내용인즉슨, "가상화폐 시장이 급락한 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버티기와 손절매라는 갈림길에 서있다" 라는 내용이었다. 지금의 가상화폐 하락장은 지난 해부터의 상승기조와는 다르게 상당히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이전까지는 하락해도 며칠만 버티면 다시 상승하니까 기다려보자는 심리였지만, 이번 하락장은 그렇게 쉽게 상승기조로 다시 돌아설 것 같지도 않아서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가상화폐 폭락장 속에서 투자자들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짓고 어떻게 행동을 하고 있는지를 관찰하면서, 그 안에 숨어있는 심리적 구조와 그 원리를 파악해보면, 은근히 구경하는 것이 참 재미있는 일이다. 어느정도 가상화폐 시장의 운영원리를 파악하고 있고 오랜세월동안 투자의 노하우를 가진 사람들은 이번 하락장을 오히려 저가매수의 찬스로서 기회를 잡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반대로 투자경력이 짧은 사람들은 고수들의 조언을 귀담아 듣는 척을 해도 속으로는 자신만의 심리갈등 때문에 괴로워하다 결국은 스스로의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손절매를 선택하는 것이다. 

80년대부터 새롭게 정립되어지기 시작했던 행동경제학에서는, 인간의 비합리적인 심리 때문에 인간은 선택결정을 함에 있어서 비정상적인 결정을 할 경우가 더 많고, 그로 인하여 기존의 경제학적 원리만을 가지고는 시장변화의 합리적인 예측을 해내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 중에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손실회피심리' 라는 것인데, 이것은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함에 있어서 이득보다는 손실에 더 민감하다는 뜻을 담고 있는 행동경제학의 용어이다.  예컨대 사람들은 동일한 크기의 위험에 대해서, 위험을 없애는 방향으로의 변화(즉, 이득)보다 위험을 떠안는 방향으로의 변화(즉, 손실)를 크게 느낀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머그잔을 무작위로 나눠준 뒤 머그잔을 받은 사람에게는 그것을 포기하기 위해 얼마를 받아야 하냐고 묻고, 머그잔을 받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것을 얻기 위해 얼마를 지불할 용의가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이들은 전자에게서 두 배 이상 높은 가격이 나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작위적으로 나눠준 것인데, 사람들은 머그잔을 갖게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그 머그잔에 더 높은 가치를 매긴 것이다. 이런 경우의 행동유형을 보고서 '손실회피심리'의 한 형태로 해석을 하는데, 이것은 그 물건을 남에게 판매함으로써 그 물건을 포기해야 할 때의 상실감이 머그잔을 얻었을 때 생기는 만족감보다 더 크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다.

인간의 심리는 아무래도 자기보호본능이 이성적 판단능력보다는 현실생활 속에서 더 강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얻는 것보다는 잃게 되는 것에 대한 경계적 심리가 더 강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얻을 때에는 가급적 값을 낮게 하여서 유리하게 얻으려고 하고, 자기 것을 내놓을 때에는 가급적 값을 높게 올려서 유리하게 팔려고 하는 것이다. 즉 최대한 손실을 적게 보려고 하는 무의식적인 경계의 사고방식이 이러한 행동을 유발하게 되는데, 이 심리적인 특성이 현재 가상화폐 시장의 폭락장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나지고 있는 것이다.  

예르 들면, 어차피 시장의 흐름대로 가격은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할 뿐인데, 하루에도 수백번도  컴과 폰의 화면창을 쉴새없이 바라보면서 불안해하는 심리를 계속해서 끌어안고 있는 것이다.  만약 활실하게 어느 가격대에 매수 매도를 할 계획을 세웠다면,  거래소에서 계약을 체결했놓고 그냥 다른 일하면서 기다리고만 있으면 될 것인데, 왜 하루종일 눈을 떼지 못하고 모니터와 화면창만을 쳐다보고 있는 것일까?  그것이 혹시나 폭락해서, "내 돈 다 잃으면 어떻게 하나? " 라는 불안심리, 즉 손실에 대한 회피심리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현상인 것이다.  더구나 이럴때일수록 기술적인 분석내용에는 눈이 가지를 않고,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17세기 네덜란드의 튜립파동" 사건과 "미국의 대공황을 촉발시킨 주식시장의 몰락" 기사에만 자꾸 눈이 가지는 것은 왜일까?

또 한가지 증세를 설명하자면, 상승장일 때에는 언제 상승세가 꺾어질지 모른다는 불안함을 느끼면서도, 가격이 거의 다 오른 후에서야 추가매수를 하면서 덩달아서 투자대열에 합류하다가 며칠 못가서 여지없이 하락장을 체험하게 되고,  "안타깝게도 물려버렸어, 꼭 내가 사기만 하면 폭락하더라" 를 외쳐대는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또 다르게는, 폭락장일 때에는 주식시장이든 가상화폐 시장이든 전쟁과 국가의 멸망, 혹은 천재지변 등의 급변사태가 아닌 이상은, 시장 자체가 소멸되어질 수가 없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혹시나 내가 가진 가상화폐가 완전히 폭락해가지고 다 깡통되면 어떡해? " 를 외쳐대는 불안증의 이상행동을 보이다가 , 결국은 존버, 존버를 외쳐대던 굳은 의지마저도 무너져버리고 손절매도 대열에 합류하면서," 아이고 이거라도 건졌으니까 다행이다" 를 토로하게 된다. 

그리고 나서 다시 상승장이 오기 시작하면, 확실하게 올라갈때까지 기다렸다가 들어가야지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모니터만 바라보다 거의 고점에 왔을때에 드디어 매수에 합류하고, 또 다시 '왜 내가 사기만 하면 가격이 폭락을 하지?"를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ㅎㅎㅎ 정말 재미있고도 우스꽝스러운 코미디언같은 행동들이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경제학의 이론들은 경제의 3대주축이라고 하는 소비자 기업 국가의 개념을 가지고서, 경제의 모든 주체들이 극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선택만을 한다는 가정하에 이론이 전개되어지는 것들이었지만, 이제부터는 개개인의 심리적 갈등과 구조가 어떻게 경제현상에 유발요인을 만들고 있는지를 더 심도있게 해명하는 심리경제학으로의 완전한 탈바꿈이 이루어져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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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의미있는글 잘 읽었습니다 .

정말정말 소액이라 그냥 안보고 시험해보려고 합니다. 다른 일에 시간을 투자해야겠어요.

칼럼보다도 한 편의 강연을 들은 기분입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큰 흐름만 보고, 나머지는 글을 쓰는데 투자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인간을 합리적인 소비자, 투자자로만 보면 역시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한계가 생기죠 :D 쌀 때 사고 비쌀 때 팔면 돈을 버는 간단한 방식을 왜 하지 못할까요... :) 게다가 이렇게 폭락을 맞이하면 또 흔들리는 심리... 어렵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공감가는 내용이네요.

이 시장의 핵심은 믿느냐 못믿느냐에 성패가 갈린다고 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살아남는자가 강한겁니다ㅎㅎ
가장 좋은건 일상생활에 지장이 가지 않는게 좋겠군요!

요즘 상황으로 참고민이 되네요 ~ 좋은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