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상식] 탄산수를 마시고 칫솔질을 해야하나요?

in #kr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치과 보철과 전문의 @yourwisedentist입니다.

요즘 탄산수 많이 드시죠?

트래비, 씨그램 등 많이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고, 콜라와 같은 탄산 음료를 즐기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2009년 이후로 국내 제조 탄산수 제품들의 생산량과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그 종류도 다양하지만 이들 제품의 치아에 대한 영향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한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기 위해서 이번 포스팅을 준비했습니다.


1. 탄산수와 탄산음료는 왜 치아에 손상을 일으키나요?

탄산음료나 과일음료를 많이 마시면 미생물의 영향과는 관계 없이 화학적 요인으로 인하여 법랑질 표면 경조직의 비가역적 손상이 발생하는데 이것을 치아침식(Erosion) 이라고 합니다.

충치(우식증, caries)와는 조금 다른 개념입니다. 미생물이 당을 이용해서 대사하고 그 산물인 산(acid)에 의해서 치아조직이 손상되는 것을 충치라고 합니다. 당이 포함된 음료를 마시게 되면 충치가 발생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이번 포스팅에서는 치아침식에만 한정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침식은 낮은 pH의 음료에 의해서 발생합니다. 탄산수나 탄산음료에 녹아있는 이산화탄소의 이온화 형태인 탄산은 음료를 낮은 pH를 띄게 합니다. 그리고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에는 미각을 자극하고 단맛의 조절을 위해서 인산(phosphoric acid)이나 구연산(citric acid)을 첨가합니다. 과일즙이 첨가된 음료에서는 과일에서 유래한 여러 유기산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pH가 낮다고 해서 치아를 더 많이 침식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또 다른 중요한 요소인 적정산도(titratable acidity)가 있습니다. 산의 용량을 측정한 것이 적정 산도입니다.

pH가 낮을수록 침식을 한번에 강하게 시킨다면 적정산도는 침식시키는 지속성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침식된 치아>


2. 우리가 쉽게 접하는 음료들은 어느 정도의 pH와 산도를 띄나?

2015년 Kim등에 따른 연구에서는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할만한 음료인 스프라이트, 콜라, 레몬스파클링워터, 트레비, 씨그램, 페리에, 산펠레그리노, 로스바허의 pH와 적정산도를 측정하였습니다.

pH(I)는 처음 오픈했을 때, pH(F)는 탄산을 충분히 제거했을 때의 pH입니다.

특이한 건 스프라이트와 콜라는 탄산이 제거되면 인산과 구연산으로 인해서 오히려 pH가 더 낮아집니다.

그에 비해서 탄산수들은 탄산만 제거되면 pH가 많이 높아지죠?!

적정산도를 나타낸 표입니다.

TA5.5 는 pH를 5.5까지 올리는데 필요한 NaOH의 양, TA7.0는 pH를 7.0까지 올리는데 필요한 NaOH 양 입니다.

수치가 높을수록 정상적인 구강 내 pH를 만드는데 오래 걸립니다.

스프라이트와 콜라는 탄산수에 비해서 산(acid)의 양이 상당히 많은 것 같죠?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국내 제조 탄산수(레몬찬산수, 씨그램, 트레비)가 수입제품에 해당되는 일부 탄산수(페리에, 산펠레그리노, 로스바허)에 비해 더 적정산도가 높다는 것입니다. 제조 방식이나 원료의 구성 성분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광천수(mineral water)인지 정제수(distilled water)인지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3. 음료가 어느 정도의 pH일 때 치아침식을 일으키나?

치아 침식은 보통 법랑질 주위의 수소이온농도가 pH4.5 이하인 조건에서 발생하고, pH4.5~5.5에서는 치아 우식(충치, caries)이 용이 하다는 연구(Thylstrup, 1994)를 참고한다면, 연구에 포함된 레몬탄산수(pH3.94), 씨그램(pH4.18), 트레비(pH4.53)을 빈번하게 섭취 시 치아에 침식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으며 충치에도 위험이 노출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콜라와 비교한다면 탄산수가 약 50% 정도 수준으로 치아를 침식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Lim, 2015)


4. 탄산수 섭취 후 치아 표면의 변화

여러 음료에 치아를 4시간, 12시간 노출시켰을 때 치아표면의 변화를 살펴 보겠습니다.


<주사전자현미경, 1000배>

증류수(Distilled water)와 비교하였을 때 대부분의 음료들이 치아 표면을 침식 시킨 것이 관찰됩니다.


5. 탄산수 섭취 후 칫솔질을 해야하나요?

탄산수를 섭취 한 후에 칫솔질을 해야합니다.

위의 탄산음료와 탄산수로 인해서 손상된 치아 표면에 세균을 배양하고 파란색으로 염색해서 3번에 걸쳐서 씻었는데도 불구하고 부착된 세균입니다.

수치로 확인해 보았을 때 증류수를 제외하고는 모든 음료에서 부착된 세균의 양은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습니다.

물론 탄산음료는 당을 포함하고 있어서 세균이 더 자라기 좋은 환경이지만, 탄산수를 마셨을 때도 세균이 부착되기에 훨씬 좋은 치아 표면이 형성 되기 때문에 칫솔질은 해야합니다.


6. 탄산수 섭취 후 바로 양치를 해도 되나요?

산으로 말미암아 화학적으로 연화된 법랑질은 칫솔질의 외력에 의해 쉽게 기계적으로 마모될 수 있기 때문에 섭취 직후의 칫솔질은 침식증의 발생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치약의 마모제에 의해서도 가속화됩니다.

따라서 탄산수를 포함하여 산성 식품을 섭취한 후 적어도 한 시간이 지난 다음에 칫솔질을 하라고 제안하고 있습니다.(Jaeggi & Lussi, 1999)

탄산수를 섭취한 후에는 물로 입을 헹구어 산성 음료가 남지 않도록 하고 타액에 의한 재광화가 일어나도록 시간을 허용하는 것이 더 낫다고 볼 수 있으며,

적극적으로는 불소용액이나 불소가 첨가된 인공타액과 같은 재광화용액 등을 사용하여 재광화 과정을 촉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7. 탄산수로 손상된 치아는 다시 돌아오나요?

탄산수에 의해서 법랑질 표면이 손상된 사진을 보셨습니다.

이렇게 손상된 구조는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단, 타액의 칼슘, 인, 불소 이온 등에 의해 재광화가 일어나면 치아 표면 경도는 일부 다시 돌아옵니다.

연구에 따르면 재광화에 의한 치아표면 경도의 회복은 5분 후 16.9%, 10분 후 25.11%, 30분 후 35.10%, 2시간 후 45.71%, 72시간 후 75.93% 도달하는데 그쳤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회복되는 정도는 더뎌집니다.

재밌게 보셨나요?!

이번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최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알려드리기 위해서 자료도 많이 찾아보고... 시간이 많이 걸렸네요ㅎ

앞으로도 흥미로운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참, 평소 궁금하셨던 치과지식을 댓글로 달아주시면 포스팅하는데 참고하겠습니다^^


Edwards et al., Buffering capacities of soft drinks: the potential influence on dental erosion, J Oral Rehabilitation, 1999; 26: 923-7.
Kim et al., Assessment of the erosive potential of carbonated waters, J Korean Acad Oral Health, 2015; 39: 273-9.
Lim et al., The Effect of Carbonated Water on Bovine Enamel Erosion and Plaque Adhesion, J Dent Hyg Sci, 2015, Vol.15; 4: 437-44.
An et al., Erosion of tooth enamel by acidic drinks and remineralization by artificial saliva, 2002, K Korean Acad Pediatr Dent, 29(1), 84-91.
Jaeggi T, Lussi A, Toothbrush abrasion of erosively altered enamel after intraoral exposure to saliva: an in situ study., 1999, Caries Res 33: 455-61.
Thylstrup A, Fejerskov O, Textbook of clinical cariology: caries chemistry and fluoride-mechanisms of action, diet and the caries process.,1994, 2nd ed. Munksgaard, Copenhagen, pp.231- 257, 288-299.


[Mediteam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