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1장] 귀중품은 매표소에 맡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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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중품은 매표소에 맡기세요 라는 문구를 보신적이 있으실 겁니다.
돈이나 귀중품을 가지고 목욕탕에 들어가서 잃어버린 사람들이 간혹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인 입장에서는 해줄 수 있는 게 전혀 없었습니다.
30년도 더 이전에 아버지께서 서울 가락동에서 목욕탕을 운영을 하신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는 가락시장에서 물건을 팔고 큰돈을 가지고 목욕탕에서 씻고 잠시 눈을 붙이는 사람들이 많아서 도둑이 많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경찰서의 권유로 남자 탈의실에 CCTV를 설치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CCTV 덕분에 도둑도 몇차례나 잡았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달라져서 탈의실에 CCTV를 설치하면 인권 문제 만이 아니라 주인이 쇠고랑도 차고, 언론에도 보도가 되겠죠.
아무튼 그래서 손님들에게 귀중품은 매표소에 꼭 맡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서로 오해가 생기더라구요. 돈이나 귀금속을 맡기는데 지갑이나 작은 주머니에 넣어서 그대로 보관해 달라는 손님들이 있었습니다. 손님이 요청한 그대로 보관함에 넣고 보관함 열쇠를 손님에게 주곤했었습니다. 그 보관함 열쇠는 예비키도 없고 마스터 키도 없는 보관함 이었죠. 그런데 어떤 손님은 자신이 맡긴 것 중 일부가 없어졌다느니 금액이 다르다 하기도 했습니다. 마치 매표소에 있는 주인을 의심하기도 했었죠. 그래서 매표소 CCTV를 보여주면서 보관함에 손을 대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시켜주었습니다.
이런 일이 몇번 있고 나서는 손님이 현금을 많이 가져오거나 지갑을 그대로 맡기면 안된다고 하고 손님과 제가 보는 앞에서 지갑의 현금을 모두 꺼내서 세어보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보관함에 넣고 작은 종이 쪽지에 보관함에 넣어둔 돈의 금액과 귀금속 종류를 써 놓았습니다. 그래야 매표소에 다른 사람이 앉아 있더라도 다시 찾으러 왔을 때 어떤 것을 얼마나 맡겼냐고 물어보고 쪽지에 써둔 것과 일치가 되어야 내어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