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일기 - 신혼일기 - 마음 성장 - 잔인한 감독관
열심히 아침 글을 쓴 보람이 있다.
어제 밤에 새벽 2시에 밤이 들었는데, 6시에 눈이 뜨였다.
몸은 깼지만, 머리는 비몽사몽이었는지 침대위에서
자고있는 것 같은 기분과 정신이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두더지 게임 같은 기분을 즐기다가 익숙한 시간임을 느꼈다.
해가 뜨진 않았고 하늘이 파란 빛으로 밝아오고 있는 시간대,
글을 적고 있을 시간이다.
방금 일기장에 적어온 페이지들을 훑여보며, 아침마다 쓴
글이 꽤 된다는 걸 느꼈다. 완벽하게 20일, 66일, 100일
챌린지 같은 운동 등을 성공한 것은 아니어도 몸은 시간대를
기억하고 깨운 게 아닐까 싶다.
“일어나서 일해라!”
6시 50분부터는 정신이 말똥말똥해져, 페북을 보다가
앱을 나와 화장실을 갔다, 일기장을 폈다.
가만,
생각해보니 몸은 화장실이 가고 싶었던 게 아닐까?
모닝 해우는 영혼에 달라 붙어있던 고민의 끝자락까지
걸레 짜듯이 쭉쭉 잡아 뽑아 내보낸 기분이었다.
쾌변이란 말이다.
하긴, 글을 얼마나 써왔다고, 습관적 글쓰기가 벌써
몸에 베겠는가? 너무 자만 했다.
항상 자만이 문제다. 스스로 비루한 것을 몸에 박아 놓고
죽어라 열심히 해야 한다.
너무 부족한 게 많은 사람이 정신을 못 차렸다.
넌 죽어라 해야, 반은 겨우 갈 사람이다.
계속해서 글을 쓰는 이유는 사는 중에 차곡차곡 쌓여왔다.
그 중 인트로 만 얘기해보자. (-틀- 이라 말이 많다.)
기억을 좀 뒤적여보자면, 어릴 적부터 글을 짖고 설정놀이를
좋아했다.
심각한 중2병 마인드가 현실에서 풀풀 흘러나왔고, 글에서도
숨길 생각은 없이 드러났다. 어린애 같은 글쓰기에도
인내하며 읽어주던 어른들이 몇 분 계셨다. 친구들도
좋아해줬다. 조금 놀리긴 해도 재미있어 했다.
당시, 반지의 제왕, 데런 센, 묵향, 해리포터등 각종 판타지
소설들을 책방에서 300원에 한권씩 빌릴 수 있었다. 어느날
보니 1000원 이긴 했는데, 아무튼 ‘세계관’이란 단어에
미쳐 나도 저렇게 써보고 싶다. 내 세계관을 만들어 독자들과
놀고 싶다. 생각하며 10대 초중반을 다양한 책들과 시간을
보내며 글을 써봤다.
이 얘기는 공부를 지지리도 안했다는 얘기다.
공부를 안하는 이유는 끝도 없지만, 했어야 했다.
다시 글 쓰는 이유로 돌아가자면, 20대 중반으로 넘어간다.
항상 동인 활동을 하던 친구가 책을 출간한다.
흥행은 하지 못하지만, 그 결과물이 마음을 후려쳤다.
‘넌 뭐하고 있냐?’
유학을 가게 되고, 사람을 사귀고 어울리며 그게 좋아서
살던 때라, 뭔가 만들고 창작보단 친구들과 어울리는
즐거움이 제일로 살고 있었다.
군대도 다녀왔었고, 클럽도 가보고, 사람 만난다고 모임도
나가봤다. ‘에~ 이 새끼 여자 만나러 다녔네~’ 라고
듣기도 하는데, 부정은 안해도 얼굴이 그런데 간다고
여자를 쉽게 만나는 스펙이 아니었다.
내 주변애들은 거의 진취적인 성과 지향형 친구들이었다.
아니면, 나한테만 그렇게 얘기한 걸지도 모른다.
친구의 작은 성과를 봤을 때, 마음에 들어온 부러움은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거의 질투에 가까웠다.
짧게 불이 붙었다.
아마 지금 사용하고 있는 일기장이 그때 구한
일기장이 아닌가 싶다.
대략 8년전이다.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았을 때, 새로운 이유가
등장한다.
‘돈 벌어야지 뭐하냐’
바쁜 시간 들이었다.
그리고 결혼도 했다.
중간중간 글을 써야할 이유들이 계속 눈에 들어왔다.
시간이 쌓이고, 그 길을 걷던 친구들과 나의 차이를
느끼게 되었다.
덜컥, 두려웠다. 이게 아닌데, 이렇게 살지 않으려
했는데.
가장 먼저 시간을 만들었다. 글을 어떻게 든 써야
했다. 부족해 보여도 인정하고 습관부터 들이자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아침마다 글을 적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