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생활 장단점 - 일상생활편

in #life5 years ago (edited)

이민 준비시 누구나 이상적인 생활을 꿈꿉니다. 한국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웬지 행복한 일만 가득할 것 같은...
하지만 호주도 사람사는 곳이다보니 시간이 조금 지나면 한국의 일상생활처럼 반복된 일상이 되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경험한 지극히 평범한 호주 일상생활 장단점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호주의 장점부터 들어갑니다.

  1. 깨끗한 공기
    호주 사람들은 깨끗한 공기에 얼마나 감사하는진 모르겠지만, 저희 가족은 호주에 와서 깨끗한 공기에 감탄 + 감사했습니다. 공항에 도착했을때 하늘이 이렇게 깨끗할수 있구나와, 숨쉬는 공기 조차도 너무 좋아서 한참을 아내와 이야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래사진은 호주에 처음 도착해서 찍은 시드니의 겨울 하늘 사진입니다. 맑은 하늘을 보고있으면 참 기분이 좋아집니다. 특히 겨울 아침 찬바람 공기냄새가 출근시 기분좋게 합니다.

  2. 공원 + BBQ
    여기저기 공원이 많고 공원마다 아이들 놀이터가 잘 되어 있습니다.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놀이터도 있고, BBQ를 할수있도록 아래처럼 설비가 되어있습니다. 예전에는 동전도 넣고 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모두 무료입니다.
    공원에서 취사가 되는것도 신기한데 BBQ까지 가능하다니요. 차에다 기본 장비만 실어놓으면 언제든지 공원에서 BBQ를 할수있습니다. 숯불 매니아는 숯불장비를 가져다가 숯불BBQ를 하기도 합니다.
    아내와 우스개 소리처럼 '이런게 한국에 있었다면 이용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나가서 자리를 맡아야 할텐데'...라고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습니다.

  3. 한가로움
    도심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복잡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마트나 공원에 갔을때도 자리가 없을땐 조금만 기다리면 주차 자리가 나고, 보통 나들이를 가도 여기 사람들은 한곳에 오래 머물지 않는거 같습니다. 2~3시간이면 자리를 떠나기에 주차를 못할까 걱정은 없습니다.

    시드니에 살때 항상 저희 가족이 가는 Malabar Beach가 있는데 사람이 별로 없어서 거의 바닷가 앞에 주차할 수 있었고 물이 잔잔해서 아이들이 놀기에 아주 좋습니다. (아래사진) 아이들이 어리다면 강추하고 싶은 비치입니다. 스노클링도 할 수 있고 멀리가지 않아도 작은 물고기를 볼 수 있습니다.

  4. 유모차가 편한 대중교통
    대부분의 버스가 저상이라 유모차를 가지고 타기 편하고, 유모차 혹은 휠체어를 실을수 있도록 의자도 접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건 교통 약자들이 안전하게 앉을때까지 계속 기다려주는 분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내도 이부분을 참 만족스러워 했습니다.

  5. 짧은 수업시간
    제가 학생때는 야간자율(?)학습도 있었기에 집에 들어가면 저녁 늦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평일에 부모님과 식사를 같이 하는건 거의 불가능했지요. 자율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게 지금 생각해보니 아이러니하네요.
    호주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정규 수업은 3시면 끝이 납니다.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정말 자율적으로 도서관에 가서 따로 공부를 하겠지요. 실제로, 3시 이후 도서관에 가면 학교를 마치고 공부하러 오는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유스러운 교육을 받기 원하다면 호주 교육은 충분히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은 단점입니다.

  1. 대중교통
    위에 장점에도 있지만 대중교통의 단점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격이 우선 비싸고, 자주 있는것도 아니며 구석구석 운행 되지 않습니다. 호주와서 첫 3개월 동안은 차가 없었는데, 차가 없으면 아무래도 활동 반경이 작아지고, 비올때 유모차 끌고 대중교통 이용하려면 정말 눈물 나지요. 호주에서 살려면 차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이 실감이 남니다. 그래서 그런지 한 가족이 2~3대 보유하고 있는 집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주말이면 30~60분씩 기다려서 타기도 하는데 혹여라도 버스 정원이 넘으면 버스가 그냥 눈앞에서 지나가 2시간을 그냥 버리게 됩니다. 때로는 가까운 거리면 그냥 걸어가는게 더 빠를 수도 있습니다.

  2. 느린인터넷
    NBN이라고 요즘은 호주인들이 말하는 Cutting-edge 기술이 들어왔지만 이것도 속도는 여전히 100Mbps입니다. 최대속도가 100Mbps이지 저 속도를 이용하려면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아마도 100불 정도???? 저희 집은 NBN이 아직 들어오지 않아 제가 중학생때나 쓰던 ADSL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속도는 20Mbps정도 나오지만 ADSL의 최대 단점은 업로드 시작하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없다는거,, 카톡으로 부모님께 동영상을 보내드리거나, 휴대폰 사진이 자동 업로드라도 되면 일제히 인터넷 사용을 할수 없게 됩니다. 하루속히 NBN을 사용할 날을 기대해 봅니다.

  3. 비싼 전기/가스 요금
    에너지 가격이 한국에 비해 매우 비쌉니다. 정확한 단가는 모르겠지만 체감상 2~3배 정도 비싼것 같습니다. 기본 단가 뿐만 아니라 일별로 부가되는 이용요금도 있기에 아마 3배 이상은 비싸겠네요. 에너지 회사들이 민영화되어서 그런건진 아니면 원래 단가가 비싼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조금 에너지 가격이 저렴해졌으면 하는 소망이 있네요.

  4. 월세
    한국의 전세제도와 같은것이 없기 때문에 자가가 아니라면 무조건 월세를 살아야 합니다. 집 렌트비도 소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에 집값의 20% 현금이 있고, 대출능력만 되면 집을 사는게 이득일 것 같습니다. 물론 자가일 경우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돈이 많겠지만, 집없는 설움보단 훨 낫겠지요.
    렌트를 하면 집도 마음대로 할 수 없고, 이상하리 만큼 철저히 집 주인 중심으로 되어 있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됩니다. 고장나서 수리를 요청해도 오래 걸리기가 부지기수고, 심각한 문제가 아니면 크게 신경쓰지도 않습니다. 지난 렌트에 에어컨이 고장나서 수리 요청을 했는데 그 다음해에 연락이 와서 황당했던 적도 있습니다. 심지어 저희는 다른곳으로 이사를 한 뒤였습니다. 렌트해서 들어올때는 깨끗하지 않은데, 나갈때는 카펫도 스팀청소해주어야 하고, 조금이라도 문제 있으면 꼬투리 잡아 보증금을 깍곤합니다.

  5. 비싼 어린이집
    한국은 현재 100% 무상제공이지만, 호주는 하루에 80~120불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월이 아니고 하루입니다. ;;; 그러므로 주 5일 보내기는 쉽지 않겠지요. 3일만 보내도 월에 1,000불 이상이 들겠네요. 물론 정부에서 수입에 따라 보조를 해주지만 그래도 비싼 가격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심지어 가지 않는 방학에도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비싸니까 프로그램도 좋겠지 하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어린이집은 가보면 알겠지만 보육이 우선이고, 교육은 아이들의 선택입니다. 받고 싶으면 받고 아니면 그냥 재밌게 놀면 됩니다.

현재 생각나는건 이정도네요. 생각날때마다 계속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