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비트코인인가? (1)
가까운 사람을 만나서 비트코인 이야기를 막상 해주려고 하면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느정도로 자세하게 얘기해야 할지 막막하던데, 바로 그럴 때 보여주기 위한 글... 혹은 그 때 말할 연습을 하려고 적는 글입니다.
빚이란 갚기 힘들다
빚이 있어보거나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보면, 갚기가 굉장히 힘들다는걸 알잖아.
남의 돈을 내 주머니에 넣기 위해서 정말 진지하게 힘들게 일을 해야되고.
돈이라는게 그렇게 벌기가 힘들기 때문에 그만큼 가치가 있는건데
누군가는 거액의 빚이 있어도 그걸 너무 쉽게 갚아버려.
미국 연방준비은행에서 회의를 거쳐서 누군가의 빚을 탕감해주기로 결정하면
거기 높으신 분들이 two job을 뛰어서 번 돈으로 빚을 대신 갚아주는게 아니라
그냥 새로 돈을 발행해서 그걸로 갚아주는거야.
그 대상은 주로 큰 은행이고
그 혜택은 가까운 주변까지만 닿는거야.
이게 불공평하지 않냐는거지.
재테크가 왜 필수인가
돈을 열심히 모아서 종자돈을 만들어서 굴려가지고 불려야된다, 재테크라는걸 꼭 해야만 된다고들 하잖아
막상 하려면 리스크 있는 곳에 넣어서 오래 묶이거나 손해를 보거나 하는 경우도 많고 어려운 일인데
우리가 본업에 집중하는 것만 해도 힘든데
그렇다고 재테크를 안해버리면 물가만 점점 올라가고 내돈은 그걸 못따라가니까
사실상 강제로 해야만 되고 반드시 성공해야만 하는게 돼버렸어
만약에 돈의 가치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재테크 신경 안써도 저축 하는 만큼 계속 모여서 세월이 많이 지나고 나서도 모아놓은 돈의 구매력이 유지가 될수가 있는데 말이야.
금본위제, 역사는 반복된다.
옛날에 금본위제 때는 정말로 그게 가능했어. 오랜 세월이 지나도 구매력이 유지가 되니까 결혼할때나 돐잔치때 금반지 장만하는 풍습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을거고...
황제가 엄청난 권력을 가지고 있어도 금화나 은화를 마음대로 만들어낼 수는 없어. 당대 최고의 연금술사들도 다 실패했으니까.
인류 문명 6천년동안 거의 항상 금을 화폐로 썼어. 인간의 무한한 욕망으로도 위조를 해 낼 수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된거야.
시도는 여기저기서 항상 있었어.
조선후기 당백전 막 찍어낸것도 그렇고
로마시대 네로 황제가 은화에 불순물을 점점 많이 섞어서 만든것도 그렇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은 16세기 영국에서 나온 말이야.
시대와 나라를 불문하고 권력자들은 항상 그런 시도를 하는거야.
요즘이라고 해서 거기에 확고하게 정의가 세워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역사는 반복되는거니까.
71년에 금본위제가 폐지 된 이후로 화폐의 발행량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는데
경제가 발전하느라 화폐유통이 많이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그랬고 성과가 좋았다는건 인정하지만
옳고 그름을 다 떠나서 중요한건 주어진 이 시스템 속에서 우리가 손해를 안보고 사는거잖아.
'인플레이션 헷지'라든가 '세이프 헤이븐'... 이런걸 찾아서 대비를 해놔야돼.
원화가치가 소리소문없이 떨어지는거에 대비해서 보통 쓰는 방법이
미술품, 금, 부동산 같은건데... 재산의 규모가 되는 사람들이나 건드릴 수 있는거고
우리같은 사람도 조금 건드려볼만한 여지가 남아있는게 비트코인이야.
알트코인은 왜 답이 아닌가
비트코인으로부터 블록체인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공개된 비트코인 소스코드를 참고해서 만든 "알트코인"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는데 대부분은 명백한 사기고
사기가 아니라도 장기적으로 비트코인보다 좋은 수익률을 내줄 것을 고르기란 아주 어려우니까 절대 그런거 하지 말고 오직 그냥 비트코인이야.
흔히 하는 오해가 있는데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제일 큰 이유는 단지 제일 먼저 나왔기 때문에가 아니야.
기능이 부족하고 기술적으로 뒤떨어진다는 얘기도 있지만
가장 탈중앙화가 잘 된 코인이고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서 점점 다른 것들이랑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코인이야.
탈 중앙이 왜 중요하냐하면 누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죽이지 못해.
공권력은 물론이고 개발자나 창시자가 마음먹고 이걸 멈추게 하려고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불가능해.
어떤 한군데의 약한 고리를 끊는다고 해도 그 한군데가 그렇게 중추적이거나 크리티컬 하지 않아서 계속 살아남을 수가 있어.
돈이 크게 걸린 일이다 보니까 이해관계도 있고 해서 누구 한쪽에 좀더 이권이 강화되도록 조금만 변경시키려고 해도 쉽지가 않고 엄청 보수적이고 신중한 합의 과정을 거쳐야만 해.
비트코인 말고 다른 코인들 같은 경우에는 비교적 중앙화 돼 있어서
어느 한 고리를 끊으면 망하는 길로 간다거나
한 사람의 발언권이 너무 강력하다거나
분배가 너무 집중돼있거나
너무 급격하게 확 바꾸고 또 바꾸고 하기도 해서
화폐로 믿고 쓰기엔 불안정한 느낌이 있고 그러면 자본이 들어오는데 한계가 있지.
(길어져서 끊어갑니다. 다음에 계속)
오아 좋은 설명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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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거 같아 형
아-멘
Facebook의 리브라가 나오면 비트코인은 망할 거라는 설도 있네요.
참고로 난 @eobot에서 클라우드 마이닝 방식으로 비트코인을 채굴하고 있네요.
이제까지 364번 망했다는데
https://99bitcoins.com/bitcoin-obituaries/
이번에 365번째로 정말로 완전 죽고나면
다음번 366번째엔 더 올라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