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는 중국 땜에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사드문제가 대선의 주요의제가 되었다. 민주당과 국민의 당은 사드를 반대했고 자유국민당과 바른정당은 찬성을 했다. 국민의 당은 입장이 조금 미묘했다. 안철수는 사드배치 자체를 반대했다기 보다는 사드배치 결정과정 자체를 반대했다. 국회의 비준을 요구한 것은 국회에서 합의해서 통과시키는 것이 옳다는 것이지 사드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한편 민주당은 사드배치 자체를 반대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물론 국민의당은 당론으로 사드배치를 반대했고 안철수만 조금 다른 입장이었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다고 한다. 그냥 모두 도매급으로 넘겨버리면 나중에 곤란하다.
북한의 핵실험 위협과 미사일 발사 시험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미국이 항모를 한반도로 보내면서 전쟁의 위기가 우리를 엄습하는 형국이다. 그러다 보니 대선의 분위기도 안보가 주요 이슈가 되는 것 같다. 과연 사드는 어찌해야 하는가? 최근 들어서 민주당과 국민의당도 사드배치를 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것 같다. 민주당도 차기 대통령이 결정해야 한다고 하지만 자세히 보면 사드배치를 기정사실화하는 것 같다.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성주 골프장 부지를 확보하고 이미 장비도 들어온 상태에서 반대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사드는 처음부터 박근혜 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대응때문에 문제가 커졌다. 사실 순수하게 군사적으로 보면 사드라는 것이 큰 효용성이 있는 것 같지 않다. 우리나라에 사드포대가 설치되더라도 북한이 한번에 100개정도 미사일을 우리 땅에 발사하면 아무리 사드라도 그중 몇개나 격추시킬 수 있겠는가? 격추되지 않은 것에 핵무기가 달려있다면 우리는 그야말로 멸망한다. 그러니 사드는 군사적인 면에서 상징적인 의미이지 실제 군사적인 조치를 염두에 두었다고 보기 어렵다. 사드배치가 자신들의 전략핵에 대한 위협이라고하는 중국의 입장이 오히려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사드문제는 중국 때문에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 본인의 생각이다. 아마도 중국이 경제제재를 하지 않고 말로만 강력하게 반발했다면 정권교체이후에 무슨 변화의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중국이 우리를 대상으로 경제제재를 가해왔다. 그순간 우리는 퇴로를 상실했다. 중국은 우리가 물러설 수 없는 순간에 몰아 넣어 버린 것이다. 만일 지금 우리가 사드를 배치하지 않는다고 하자. 그럼 그게 나라냐? 중국이 경제제재한다면 그냥 물러서고 말거냐? 그럼 나중에는 한미동맹체제도 절단 날 것이다. 결국 인내가 최상의 전략이라고 했는데 중국은 전략적 미스를 한 것이다.
대선 후보들이 중국과의 관계로 인해 우리가 더 이상 사드배치를 철회할 수 없게되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했으면 좋겠다. 공개적인 압력에 한번 굴복하면 우리는 개털이 된다. 설사 손해를 보더라도 감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려있는 현실을 잘 이해해야 한다.
난 원래는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물론 본인같은 일개 필부의 의견이 무슨 소용이 있으리리요만은.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외통수에 몰려 사드를 배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대선토의를 보니 유승민이 사드배치관련 의견 번복의 이유를 안보상황이 변화라고 하는 안철수를 공격하면서 무슨 안보상황이 변화했냐고 했다. 난 유승민이 정말 우리 주변의 안보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중국의 보복은 어마어마한 안보상황의 변화이다. 안철수는 그의 문제제기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 답답했다.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들이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