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영 경북대학교 2022050465 서양의 유교 사상 수용 양상 고찰
김혜영
경북대학교
2022050465
서양의 유교 사상 수용 양상 고찰
접수과제정보
접수번호2022050465
연구요약문
연구목표
(한글 2000자 이내)
본 연구는 서양의 동양 유교 사상 인식, 수용양상 고찰을 목표로 한다. 서양 선교사의 사서(四書) 번역서를 연구대상으로, ‘인(仁)’, ‘예(禮)’, ‘효(孝)’, ‘의(義)’의 번역양상을 조사하고, 각 번역서를 통시, 공시적으로 비교 분석하여 번역어의 변천과 번역서 간의 영향, 계승 관계를 밝히고, 번역 주체에 따른 번역어의 특징, 혹은 사서 텍스트별 번역어 사용의 특징을 밝힌다. 이를 바탕으로 서양 사서 번역서의 계승 관계와 번역자의 해석적 관점의 특징을 고찰한다.
선교사들은 사서의 의의를 일찍 인식하였다. 최초로 『중용』을 번역한 예수회 선교사 인토르체타는 ‘사서는 중국에서 매우 중요한 일을 판단하는 단서이며 영원불멸의 진리로 여겨지는 말의 출처’라고 주장하였으며, 사서 번역서는 서양으로 전해져 서양의 동양 인식의 ‘창’으로 기능하였다. 따라서 사서 번역서는 서양의 동양 인식 고찰을 위한 중요한 연구자료이다.
번역의 과정을 거쳐서 한 사회, 사상, 문화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언어로 수용된 개념은 같은 개념일 수 없다. 번역의 과정에서 단어의 의미가 문화에서 문화로 이전하고 ‘이주한 의미(migrating meaning)’는 새로운 환경에 뿌리를 내리고 정착한다. 이때, 그 단어의 의미는 대개 수용자의 관점을 반영하며 보편적이지 않다. 따라서 서양 선교사들은 동양 고전 텍스트의 개념어를 서양의 언어로 어떻게 번역하고, 번역어는 서양의 언어, 문화 체계 안에서 어떻게 정착하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로 서양의 ‘군자(君子)’ 개념의 인식, 수용양상을 살펴보면, 인토르체타는 동양의 이상적 인물상 ‘군자’가 갖추어야 하는 덕목과 서양의 인문교육(humanitas)으로 갖추어야 하는 덕목이 같다고 주장하며 사단(四端),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서양 인문교육의 하위 개념인 ‘사랑(pietas)’, ‘정의(iustitia)’, ‘조화(convenientia)’, ‘앎(prudentia)’으로 설명하였다. 이는 ‘군자’의 이미지에 가깝다. 하지만 현재 사전이나 구글 번역기는 ‘군자’를 ‘gentleman’으로 번역한다. 김승룡, 송병우(2016)는 영역 『논어』 번역서에서 ‘군자’의 번역어로 ‘gentleman’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된다고 밝혔다. 양자는 모두 성인 남성을 지칭한다는 점은 같지만, 의미자질에 차이가 있다. 우선 ‘gentleman’의 사전적 의미는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집안 출신의 남자, 다른 사람에게 공손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남성으로, 태생적으로 주어지는 지위이며 다른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나타나는 행동의 특징으로 정의된다. 반면, ‘군자’는 학식과 덕이 높은 사람으로, 높은 벼슬을 맡기도 하지만, 지위가 없더라도 학식과 덕을 갖추었다면 ‘군자’이다. ‘군자’는 수기(修己), 자신의 학문적, 도덕적 수양을 통하여 이를 수 있는 이상적 인물상이다. 즉 애초에 인토르체타가 주목한 ‘군자’의 덕목은 ‘gentleman’으로 온전히 전달할 수 없다.
이처럼 번역 과정에서 출발어(source language)와 의미자질에서부터 역사적, 문화적 의미가 완전히 일치하는 도착어(target language)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한자는 한 글자의 함의가 풍부하고, 각 문맥 안에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며 역대 주석가 해석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한편, 이는 번역자의 해석에 개방적이라는 점에서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실제 초기 예수회 선교사는 중국 고전 번역서를 그리스도교적 관점에서 해석하여 사대부계층에 종교를 전파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동서양 문명 교류 연구는 서학동점(西學東漸)에 초점이 있고 반대로, 동학서점(東學西漸)에 대한 고찰은 부족하다. 그리고 기존 선교사의 업적 연구는 제임스 레게나 예수회, 개신교 선교사 연구로 그 범위가 제한적이며 서양의 유교 번역의 역사에 대한 종합적 고찰이 없다. 따라서 본 연구는 유교 개념어에 대한 최초 번역어 제시에서부터 그 변천 과정, 번역서 간의 계승 관계 및 해석적 관점의 차이를 밝힐 것이며 이는 서양이 인식한 동양의 모습을 이해하는 근거가 될 것이다.
기대효과
(한글 2000자 이내)
본 연구의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동서양 문명 교류사 이해를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서양의 동양 고전 번역서 목록을 작성하고, 원문 자료를 수집할 것이다. 번역서 목록 및 필사본, 고문서 등의 원문 자료를 중간결과물로 제출하겠다. 이는 동아시아 근대사, 그리스도교의 동아시아 선교사, 동서 문명 교류사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둘째, 동양의 유교 사상을 새로운 관점에서 고찰하는 계기가 된다. 한국은 일찍 유교 사상, 문화를 받아들였고, 한자문화권에 속하여 유교 경전을 비교적 용이하게 수용하고 한국 유학의 역사를 이어왔다. 개념어 번역 역시 한자음을 음독하여 ‘군자답다’, ‘의롭다’ 등의 어휘가 한국어로 자연스럽게 사용된다. 물론, 사상, 철학적 고민은 있었지만, 서양의 번역자가 원 개념어의 의미를 고찰하고 적합한 번역어를 모색하는 과정은 밟지 않았다. 따라서 그 과정에 대한 고찰은 한국의 유교 경전 번역과 텍스트의 현대적 의의를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셋째, 이 연구 방법을 활용하여 동학서점의 후속 연구가 가능하다. 연구범위를 공시, 통시적으로 확장하여 제임스 레게, 막스 뮐러(Friedrich Max Müller)의 The Sacred Books of the East에서 다룬 『도덕경』, 『장자』의 도가 고전 텍스트, 그리고 현재의 사서 번역서까지 연구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번역 주체, 시대적 배경에 따른 서양의 유교 인식, 수용의 변화 양상을 고찰할 수 있다.
넷째, 학문 간 융합연구를 도모하였다. 기존 종교학 연구는 대개 가톨릭 예수회, 개신교 선교사의 업적을 각각 연구하였지만, 본 연구는 서양 선교사의 동양 고전 번역사의 관점에서 이들을 비교, 대조하여 종합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각 선교 사회의 유교 해석적 관점, 선교전략, 동아시아 그리스도교 선교역사에 있어서 의의를 밝힐 수 있다.
다섯째, 동양 유교 사상의 보편 진리로서의 가능성을 고찰한다. 볼테르는 중국의 유교가 사회에 도덕적 질서를 부여하며 종교보다 효율적인 체계라 간주하였다. 동양의 전통 유교 사상은 서양 사회에 온전히 전수되었는지, 이는 보편 개념(Universal concept)으로 그들의 사회에서도 도덕, 윤리 규칙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지의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현대, 미래 동서양 사회에서 유교 사상의 가치를 반성한다.
여섯째, 선교사들이 시도한 문화 대화, 상호이해의 교류 모델을 교육에 활용할 수 있다. 선교사들은 그리스도교로 전파를 목표로 동양의 사상, 풍습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동양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동양과 서양의 융합을 모색하였다. 특히 예수회 선교사들이 동양의 고전을 연구하고 사대부계층의 서양 과학, 기술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킴으로써 그들과 교류할 수 있었던 전략은 모범으로 삼을 만하다. 이를 통하여 세계인으로 갖추어야 할 글로벌, 의사소통 역량 배양할 수 있다.
연구요약
(한글 2000자 이내)
서양의 동양 유교 사상 인식, 수용양상을 고찰하기 위하여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예수회, 개신교 선교사가 번역한 사서(四書) 번역서, 8권을 연구대상으로 ‘인(仁)’, ‘예(禮)’, ‘효(孝)’, ‘의(義)’ 등 개념어의 번역어 양상을 고찰한다. 연구 방법은 세 가지 단계이다. 첫째, 원개념어와 번역어의 대응 관계를 분석한다. 둘째, 각 번역서의 번역어를 통시적, 공시적으로 분석하고 번역서 간의 영향 관계, 번역 주체나 텍스트별 번역상의 특징을 고찰한다. 셋째, 사서 번역서 이외 선교사가 저술한 사전, 교리서, 성경 번역서를 활용하여 서양 언어체계로의 번역어 유입 양상을 고찰한다. 각 단계의 연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 가지 번역서 안에서 원 개념어와 번역어의 대응 관계를 조사한다. 대응 관계는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유형(1)은 하나의 원 개념어에 다양한 번역어가 존재하는 경우이다.(LS:LT=1:N) ‘인’, ‘군자’, ‘예’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인토르체타(1669)는 ‘인’을 ‘Amor universalis perfectus(우주 보편의 사랑)’, ‘virtūs(선)’, ‘cárĭtas(존경)’, ‘pietās(사랑)’로 번역하였고, 쿠플레(1687)는 ‘pietās(사랑)’, ‘honéstas’(정직)’, 마시맨(1809)은 ‘virtue(선, 미덕)’로 번역하였다. 이후 제임스 레게는 ‘virtue(선, 미덕)’, ‘benevolence(자비심, 박애)’로 번역하였다.
유형(2)는 다른 원 개념어를 같은 어휘로 번역한 경우이다.(LS:LT=N:1) 마시맨(1809)은 ‘인’, ‘선’, ‘덕’을 ‘virtue(선, 미덕)’로 번역하였으며 ‘인’은 ‘complete virtue(완전한 선)’, ‘real virtue(진정한 선)’로 수식어를 덧붙여 구분하였다. 혹은 ‘인’을 ‘tender affection(부드러운 사랑)’, ‘자(慈)’를 ‘the tenderest affection(가장 부드러운 사랑)’으로 번역하여 그 정도의 차이로 두 가지 개념을 구분하였다.
유형(3)은 원어, 번역어가 일대일로 대응하고 통일성을 보인다.(LS:LT=1:1) ‘효’의 번역이 이에 해당한다. 쿠플레의 번역서에서 ‘효’를 ‘obedience(복종)’로 번역한 것을 제외하면 이후 마시맨, 콜리, 제임스 레게의 번역서, 그리고 중영 사전에서도 ‘효’는 모두 ‘filial piety(효도)’로 번역하였다. 이는 현대 영어 사전, 번역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다음은 여러 가지 번역서를 대상으로 원 개념어와 번역어의 대응 관계를 분석한다. 통시적으로 역대 사서 번역서의 번역어를 비교, 대조하고 공시적으로 번역 주체 개인, 집단의 번역어 사용의 특징, 혹은 텍스트별 번역어 사용의 특징을 밝힐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서양 사서 번역서의 계승 관계와 번역자에 따른 해석적 관점의 특징을 밝힐 수 있다.
셋째, 사서 번역서 이외 선교사가 저술한 사전, 교리서, 성경 번역서를 활용하여 번역어가 서양의 언어체계로 유입되는 과정을 고찰한다. 사전류는 모리슨(Robert Morrison), 로브샤이트(Wilhelm Lobscheid)의 사전을 참고한다. 선교사가 저술한 교리서는 馮承鈞 譯, Pfister, Louis, 『在華耶稣會士列傳及書目』(1995), 徐宗澤, 『明淸間耶蘇會士譯著提要』(2010), 성경 번역서는 마쉬맨본(1823), 북경어본(1878)을 참조하겠다. 이를 바탕으로 서양의 유교 사상체계의 인식, 수용과정의 일면을 밝힐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연구를 통하여 「서양 선교사의 ‘인’ 탐구」, 「선교사의 ‘예’ 인식과 전례 논쟁」, 「예수회 선교사와 개신교 선교사의 ‘예’ 인식 비교」, 「서양의 효 사상 인식과 현대적 가치」, 「서양의 ‘의(義)’ 사상 탐구」, 『서양 선교사가 전한(읽은) 논어』주석서의 연구성과를 얻을 수 있다.
키워드(Keyword)
(한글 250자 이내)
사서(四書), 번역, 예수회, 마테오리치, 인토르체타, 쿠플레, 제임스 레게, 노엘, 조슈아마시맨, 유교, 공자, 대학, 중용, 논어, 맹자, 전례논쟁, 적응주의.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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