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대학의 경쟁력 1 (Singapore Universities’ Competitiveness 1)
<오늘부터 몇 차례에 걸쳐 싱가포르 대학들이 세계 최고수준의 대학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비결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최근 수년간 세계 대학 경쟁력 순위에서 싱가포르국립대와 난양공대는 세계 10위권 중반을 계속 차지할 정도이며, 2000년에 세워진 신생 싱가포르 경영대학 조차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난양공대의 경우 난양대학이라는 전신이 있었기는 하지만 현재의 학교체제를 갖춘 것은 1991년이라 할 수 있는데, 젊은 대학 대학평가에서 지난 5~6년 사이에 세계 1등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흔히들 우리나라 사람들을 비롯한 외부인들이 싱가포르를 평가할 때 이 나라가 단기간 내에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 배경은, 인구가 적은 도시국가이기에 가능한 일이지 인구가 수천만이 넘어가거나 영토가 넓은 나라에서는 그런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견 보면 맞는 말일 수 있다. 그러나 560만 밖에 안 되는 도시국가의 몇 개 안되는 국립대학이 모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아시아 최고의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런 결과도 나라가 적었고 국가지도자들이 자기 뜻대로 마음껏 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까?
대학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우선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을 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교수들의 연구능력이나 교수능력도 뛰어나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이와 더불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와 같은 정부기관, 그리고 기업 등에 의한 외부의 지원도 충분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싱가포르 국립대학들은 이런 요소를 제대로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철저히 실적주의로 판가름 나는 교수임용시스템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오늘의 싱가포르 대학의 경쟁력을 설명하는데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먼저 학생들부터 보자. 내가 본 싱가포르국립대 대학생들은 대부분이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는 것 같았다. 실제로 가르치는 교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그런 것 같다.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니 가르칠만 하다는 것이다. 일단 학과에 들어오면 전공에 대해 충실히 공부하니 4년이 지나 졸업 때가 되면 뭔가 머리에 많은 것을 축적하고 졸업한다고 한다. 학점에 따라 좋은 직장을 얻는 여부가 결정됨은 물론 같은 학과의 학생이라도 학점이 좋고 나쁨에 따라 연봉수준이 달라지는 만큼 열심히 학과공부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모든 대학의 수많은 대학생들이 전공과는 상관없는 공부나 자격증 시험에 매달리는 우리나라 대학 현실과는 차이가 많이 난다.
싱가포르의 남자대학생들은 일단 대학에 합격이 되면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모두 군대를 갔다가 제대 후 1학년부터 대학공부를 시작한다. 우리나라처럼 대학 다니다가 중간에 군대를 가게 되는 경우보다 훨씬 연속성 있게 학업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군입대 방식은 우리도 고려해 보아야 할 듯.
대학교의 휴학제도도 없어서 한국출신 남학생들이 싱가포르 대학교에 들어간다면 이런 사정을 감안해야 한다. 어제 한국인국제학교 있은 난양공대의 입학설명회가 끝나고 내가 직접 입학처 매니저에게 확인한 바로는 난양공대는 대학휴학제도가 없다고 한다. 따라서 한국학생들이 학교를 합격해 놓고 군대를 간다고 휴학하면 그 자리는 다른 학생들로 채워지니만큼 군입대를 마치고 입학원서를 내라고 충고한다. 그런데 싱가포르국립대의 경우 최근에 휴학제도가 생겼다고 하니 한국학생들에게는 굿뉴스임이 틀림이 없다.
난양공대의 경우 졸업 전 최종 기말고사를 마친 후 4개월 내에 90%의 학생들이 취업을 한다고 한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싱가포르국립대, 싱가포르 경영대학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고 하니 한국 학생들의 낮은 취업률을 비교해 볼 때 이만저만 부러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늘 강조하는 바지만 싱가포르 사례를 보더라도 경쟁력 있게 아이들을 키우고 학생들을 길러낸다는 것이 우리 젊은 세대들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