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팀잇 이야기 + 좌충우돌 육아일기] 나와 아이들의 성장과정이 담겨있다.

in #steemfestkorea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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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을 하는 기간동안 육아휴직을 했다.
그때 다짐했던 게 육아일기를 꾸준히 쓰는 거였다.
매일 쓰지는 못했지만 틈틈이 글을 남겼고,
글을 남기기 위해서라도 아이들과 더 가까이 지냈다.
스티미언 육아선배님들께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도 해주셨다.
만약 그분들이 안계셨다면
더 많이
아이들과 눈을 마주하고
사랑한다 말하고
으스러질 정도로 안아주지 못한 걸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일 때문에 오랜 기간 떨어져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나를 좋아하고 살갑게 대해주는 건
진심으로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육아휴직 후에도 틈틈이 육아일기를 남겼다.
예전처럼 자주 남기진 못했지만,
글을 쓰면서 '아이들과 진심으로 교감하는 생활'은 남아있게 되었다.
아내님과 육아와 관련된 서적을 같이 읽고 대화 나누는 시간도 자연스럽다.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육아와 교육에 매몰되어 아무런 의식없이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주관을 뚜렷히 하여 아이들이 온전한 한 인간으로 성장하는데 도움 줄 수 있게 되었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아이들에게
"이런 저런 걸 해야 해! 어른 말에 순종해야 해! 선행 학습을 해야 해! 학원에 가야 해!"
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우리 하 브라더들은 어떻게 살고 싶어? 무슨 일을 하고 싶어? 독립적으로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살면서 필요한 공부는 무엇일까? 아빠는 너희들을 통해 점점 더 성숙한 어른이 되는 거 같아, 정말 고마워. 아빠는 상상도 못했던 건데 이걸 직접 한 거야? 잘했어!"
라는 질문과 답을 주고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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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
예를 들어 사진에서처럼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도 화 내지 않을 거다.
사실 당시에는 화가 나거나 어처구니가 없어 헛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치밀어 오르는 화를 꾹꾹 눌러 담으며 왜 그랬냐고 물어봤을 때,
아이는
"비 올 때 참방참방 놀이를 하고 싶었는데 아빠가 감기 걸릴까봐 못하게 해서, 집에서는 감기 안 걸리니까 괜찮을 거라 생각했어!"
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쳐 맞는 말!!
집을 치우면서 아이 말을 곰곰히 되뇌였다.
비 올 때 왜 아이들을 밖에서 놀지 못하게 했을까?
비에 젖어도 집에 들어와 따뜻한 물에 씻고 따뜻하게 있으면 되지 않을까?
어쩌면 비에 젖은 아이들을 돌보고, 늘어나는 빨래감에 피로감을 느끼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 후로 비가 오는 날이면 종종 아이들과 밖으로 나가 논다.
비 맞으러 나온 달팽이와 지렁이를 관찰하고
빗물 머금어 더욱 반짝이는 꽃들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더이상 집 안에 물이나 음료수가 쏟아지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게 되었다.
휴... 다행이다.^^

사실 육아일기를 쓰면서 가장 큰 혜택을 받은 사람은 나다.
잃어버린 동심을 되찾고
세상 모든 것이 신비롭게 느껴지고
동화에 쓸 영감을 얻는다.
가족들과 더욱 돈독해지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앞으로도 스팀잇에 육아일기를 남기면서 즐거운 추억을 쌓을 생각이다.
스팀잇에 영원히 박제되어서 언제고 원할 때마다 찾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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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박제된다는게 이럴땐 또 좋네요.ㅎㅎ
사이트만 안사라지면 싸이월드처럼 잃을 일 없겠지요?
육아에 대한 관념이 멋지십니다.

제발 싸이월드처럼 되지만 말기를 바랍니다 ㅎㅎㅎ

육아일기 좋지요~~ 전 안썼지만요 ㅎㅎ
저도 애들 어릴 때 비오는 날이면 우비 입혀서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렸어요. 뭐 우비 입은 의미가 없을 정도로 홀딱 젖었지만 지나고 보니 다 추억이네요 ㅎㅎ

첫째와 둘째는 우비가 없는데..... 우비 없이 놀려야겠습니다 ㅎㅎ

아빠 마음이 느껴집니다~ ^^

에고형님만 하겠어요?ㅎ